메뉴 건너뛰기

close

무섬마을 가는길은 편안한 데크길, 흙길이 많다.
▲ 데크길 무섬마을 가는길은 편안한 데크길, 흙길이 많다.
ⓒ 이보환

관련사진보기


오늘 나의 마실친구는 무섬마을이다. 영주역에서 무섬마을까지 거리는 10㎞이다. 차량으로는 20~30분 거리지만 걸어가면 꽤 걸릴 것이다. 무섬마을은 물+섬마을이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이는 마을이다. 영주 시가지를 흐르는 서천둔치를 따라 걷는다. 

얼음이 녹은 잔잔한 물결에 오리의 움직임이 편안하다. 잔잔한 물결이 바람에 일렁인다. 거짓말처럼 물의 흐름이 빨라진다. 물을 따라 걷는다. 포근한 날씨 탓인지 빨라진 걸음이 버겁지는 않다. 둔치를 벗어나자 한적한 시골길이다. 마을 어귀 오래된 버드나무가 장관이다. 버드나무가 마을의 역사를 대변하는 듯하다. 

'꾀꼬리 마을'이다. 동네 표지석과 함께 안내 표지판이 친절하다. 버드나무에서 꾀꼬리가 운다는 마을 황조동(黃鳥洞). 문수면 적동리 장바우다. 조선 후기 적포리(赤布里) 황조동방(黃鳥洞坊)이라 부르다가 영조 이후 적포면(赤布面) 황조동리(黃鳥洞里)가 됐다.
 
버드나무가 울창한 곳에는 지금도 새들이 많다.
▲ 꾀꼬리마을 버드나무가 울창한 곳에는 지금도 새들이 많다.
ⓒ 이보환

관련사진보기


오래된 버드나무가 인상적인 아름다운 마을이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다. 무섬마을까지 가는 길은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져 있다. 영주역 관광안내소에서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더 걸어가니 자전거 정거장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정거장에는 화장실과 의자, 몸을 풀 수 있는 간단한 운동기구, 자전거 바퀴 바람 넣는 펌프가 마련되어 있다.

자전거 라이더에 대한 배려다. 요즘 말로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걸맞는 도시의 모범 같다. 산책로와 시골길을 지나니 숲속 데크길이 시작된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지루하지 않다. 급커브 구간도 간간히 있는데 안전 표지판이 잘 보인다. 

잔잔한 물줄기는 서천에서 내성천으로 바뀌었다. 그러고 보니 오른편에 있던 강이 어느새 왼편에 자리하고 있다. 맑은 물 아래로 금빛 모래가 반짝인다. 잔잔한 물결은 오선지가 되고 금빛 모래는 음표가 된다. 물이 들려주는 노래를 귀담아듣는다.  물 흐름에 맞춰 빠르게 때론, 느리게 걷는다. 

어느새 무섬마을이 눈앞이다. 수도교를 건너기 전 다리 아래 데크길이 눈에 띈다. 
그 길을 따라 걷다보니  전망 좋은 곳에 환학암이 있다. 환학암 앞에 서니 무섬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무데크길은 무섬마을 둘레길로 이어진다.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무섬마을은 안동의 하회마을, 예천의 회룡포, 영월의 선암마을과 청령포와 같이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과 영주천이 만나 태백산과 소백산 줄기를 끼고 마을의 삼면을 감싸듯 휘감아 돈다.

무섬마을을 대표하는 외나무다리를 건넌다. 순간 다리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생각보다 좁고 긴 외나무 다리는 지난 시절 섬마을 사람들의 고된 삶을 말해준다. 넓은 백사장과 외나무다리, 다리 위 점처럼 작아진 사람들. 육지 속 섬마을과 세상을 이어주던 유일한 삶의 통로를 지났다. 이제 눈부신 백사장이 펼쳐진다. 반짝이는 도화지에 여행자의 발자국을 남긴다.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잘 정비돼 걷기에 좋다
▲ 무섬마을 가는길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잘 정비돼 걷기에 좋다
ⓒ 제천단양뉴스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천단양뉴스에도 실립니다.(제천단양의 사랑방 http://www.jdnews.kr/)


태그:#제천단양뉴스, #이보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충청권 신문에서 25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2020년 12월부터 인터넷신문 '제천단양뉴스'를 운영합니다.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다짐합니다. 언론-시민사회-의회가 함께 지역자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