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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을 나서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장제원 비서실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을 나서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장제원 비서실장.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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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모든 관심은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준비하는 인수위원회에 집중되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정책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내용이 담길까. 발전대안 피다는 윤석열 당선인이 선거 기간에 제시했던 정책공약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정책을 예상해 본다.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 기간 중 국익 우선 외교 8번 공약인 '국격에 걸맞은 글로벌 기여 외교를 실천' 하에 4개 하위 공약을 제시했다. 그중 명시적인 국제개발협력 정책 공약은 세 번째 공약 하나인데, 이는 다른 3개 공약과 연계해 이해할 수 있다.

첫째 공약은 '다자외교 리더십을 확대해 개방적·포용적 국제 질서 구축에 선도적 역할 수행'이다. 구체적 내용으로 '차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2024~2025) 수임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에 기여하고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 구현'을 제시했다.

둘째는 '글로벌 기후변화 외교를 강화해 글로벌 생태계 보존과 녹색경제 활성화 등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추구'이며 '2050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확대'할 것을 세부 내용으로 제시했다.

셋째 공약은 국제개발협력 정책으로 '경제 위상에 부합하는 선진국형 공적개발원조(ODA)를 수행함으로써 국격 고양 및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부응'이라는 내용을 담아놨다. 마지막은 '보건 안보, 식량 안보, 테러리즘, 유엔 평화 유지 활동 분야에서 사람을 중시하는 인간 안보(Human Security) 증진 리더십 구현'이다.

이상의 공약을 보면 윤석열 당선인의 국제개발협력은 국격 고양과 유엔 SDGs 달성에 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함께 제시된 다른 3개 공약의 핵심 내용인 '다자외교 리더십 확대, 글로벌 기후변화 외교 강화, 인간 안보 증진 리더십 구현'과 종합해 보면 국제개발협력은 선진국 한국의 글로벌 기여 외교 수단으로 정리된다.

그런데 큰 이야기는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독립적인 국제개발협력 분야 공약을 구성해 4개 정책과 8개 구체적인 하부 과제를 제시한 것과 비교해 보면 아쉬운 지점이다. 지난 2월 진행된 시민사회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관계자가 'ODA 규모를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 평균 수준으로 증대, ODA 품질 제고 위한 정책 추진, NGO 역량 강화, 분절화 문제 해결 노력 전개, 청년 세대 지원' 등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이중 실제 정책공약집에 반영된 것은 없다.

윤 당선인이 2월 8일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즈(Foreign Affairs)>에 기고한 글을 소개하는 보도자료에 따르면, 윤 당선인 측은 현 정부를 두고 "세계 각지의 자유민주주의 규범 파괴와 인권 훼손에 침묵하고 기후변화와 전염병 대응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 글로벌 사회의 주요 현안에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글로벌 기여와 역할 강화'라는 제목 하에 다른 내용들과 함께 '신흥국 대상 맞춤형 개발협력 프로젝트 추진-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함께 달성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를 제시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제개발협력이 자유민주주의 규범 및 인권 증진과 기후변화 및 전염병 대응을 문재인 정부와 어떤 차별성을 갖고 추진될지 주목된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 동반 수행 경험을 어떻게 프로젝트화할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현재 구성 중인 인수위원회가 '100대 국정 과제'와 같은 새 정부의 정책 과제를 제시하면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진면목이 드러날 것이다. 그동안의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 흐름과 이전 정권 교체 기간 중 발생한 일 그리고 대선 기간 중 대외적으로 밝힌 내용을 토대로 예측을 해 보면 다음과 같은 일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의 이익 강조될 듯... 정책 일관성 주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당선 이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점들을 둘러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당선 이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점들을 둘러보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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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윤석열 정부의 국제개발협력은 '국가의 이익'을 강하게 추구할 것이다. 국제개발협력 공약이 포함된 정책 공약의 제목이 '국익 우선 외교'다. 그동안 정권들은 보수·진보에 관계 없이 국제개발협력 정책을 통해 국익을 추구해 왔다.

2021년 시작된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은 최고 비전으로 '상생의 국익'을 제시했는데, 새로운 정부가 추구하는 '국익 우선'이 '상생의 국익'과 어떤 다른 차별성을 가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또한 <포린어페어즈> 기고에서 밝힌 글로벌 이슈 해결과 국익 추구를 어떻게 조화해 설명할지 주목해야 한다.

국익 추구와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경우가 경제적 국익 우선 추구다. 모든 국제개발협력 정책 집행에 있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지원을 우선한다거나, 자원 확보를 주 목적으로 하거나, 중점협력국가나 지역 그리고 사업 분야 선정 최우선 기준으로 경제적 이익 추구를 적용하는 것이다.

새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정책이 협력 대상 국가의 개발 수요보다 한국의 외교적 이익 추구를 중점에 둘 수도 있다. 새 정부는 한·미·일 안보 공조를 강조하며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이전보다 더욱 중요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국가들과의 안보 및 통상 정책과 우리의 국제개발협력 정책을 매우 긴밀하게 연계한다면 어떻게 될까?

둘째, 정책 일관성에 주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대외 정책은 '신남방·신북방정책'이다. 현 정부는 이 정책을 국제개발협력과도 연계해 상당수의 중점협력국이 신남방, 신북방국가에 해당한다. 그리고 신남방 ODA라는 명목으로 큰 규모의 ODA를 제공해 왔다.

윤석열 정부은 이 정책을 계승할 것인가? 당선인은 국익 우선 외교 5번 공약으로 '한·아세안 '상생 연대 구상'을 추진하고 인도·대양주 지역으로 외교 지평을 확대'할 것을 제시했다. 이를 보면 신남방정책 대상 지역인 아세안 및 인도 지역에 대한 외교적 중점 사항은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이 지역 내 국가들 간 ODA 예산 배정의 비중은 달라질 수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이 지역에 대한 중요성은 강조하는 가운데 단순히 정책 이름만 변경할 것인지, 또는 중점 지역과 국가 선정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현 정부 정책의 단절이 기조라면 기존 정책의 폐기도 예상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2021년 작성해 2025년까지 유효한 국제개발협력 중기 정책인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은 어떻게 될까? 지난 2017년 5월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이미 박근혜 정부가 작성해 운용하던 '제2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16~2020)'의 주요 내용을 '2018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통해 수정해 사용해 왔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작성할 '202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작성한 기존의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의 내용을 어떻게 수정하고 무엇을 새롭게 제시할지 주목해야 한다. 큰 변화가 생긴다면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중기 정책 문서의 작동이 매 정권 변동기마다 새롭게 구성되는 비효율적 현상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이는 정권 변동기와 국제개발협력 중기 정책 문서 작동 시기가 어긋나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다.

그 외에 문재인 정부가 중요하게 추진해 왔던 사회적 가치 강조, 그린·디지털 기반 확대, 젠더·평화·인권 강조 등의 미래도 유심히 봐야 한다. '이전 정부와의 단절'이라는 명분으로 그간 어렵게 쌓아 온 성과들을 무조건 무너뜨린다면 그만큼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발전은 퇴보하는 것이다. 정권 변동과 관계 없이 국제 사회의 보편적 규범과 가치를 추구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기대한다.

셋째, 원조 시행 체계 개편과 분절화 해소 방안 여부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역대 정부들은 분절화된 원조 시행 체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들이 인정할 만한 큰 성과는 보이지 않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온 정부 조직 개편도 거의 없었다.

윤석열 정부는 40개 이상으로 나뉘어진 무상원조 시행 정부 부처와 시행 기관 및 유·무상 이원화 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책 시행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 청·처·부 수준으로 개편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당국자들에게 불편하지 않도록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 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 개편 활동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 국제개발협력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한다면 현상 유지 또는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넷째, 시민사회와의 관계다. 윤 당선인은 선거 운동 당시 "시민단체 불법 이익 전액 환수"라는 거친 발언을 했다. 또한 시민사회의 정책 질의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상당히 비정치성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윤석열 정부는 과연 이 단체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지난 2019년 정부와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작성하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채택한 '국제개발협력분야 정부-시민사회 파트너십 기본정책'과 2021년 작성한 '이행방안'은 정권 변화에 관계 없이 앞으로도 효과적으로 작동할까? 정책은 관료가 집행하지만, 정권의 성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 십수 년간 시민사회와 정부가 공을 들여 제도화한 파트너십의 향방에 주목해야 한다.

일곱 가지 제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 국민의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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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대안 피다는 오랜 기간 동안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정치성에 주목해 왔다. 매 정권 변동기에 시민사회단체, 시민, 전문가와 함께 더 나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 사회에서 국제개발협력은 남을 돕는 순수한 행동이라는 단일한 개념을 벗어나 가치들의 경합의 장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보수의 기반 위에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국제개발협력은 무엇이 달라야 할까? 발전대안 피다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일곱 개 정책을 다시 제안한다.

첫째, 국제개발협력 정책 최상위 목표로 '보편적 인도적 가치 실현'을 설정해야 한다.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제3조(기본정신) 및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등 주요 정책 문서에서 한국 국제개발협력이 추구할 최상위 목표로 빈곤 퇴치, 인권 향상 등 보편적 인도주의 가치를 설정해야 한다.

둘째, 지구적 불평등과 기후위기 해소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전 세계 불평등 완화와 기후위기 해소에 대한 기여를 구체화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전략 문서를 작성하고 임기 내 두 분야에 대한 ODA 규모를 증대해야 한다.

셋째, 가장 열악한 국가 및 취약층과의 협력을 우선화해야 한다. 2026년 4기 중점협력국 선정 시 최빈국 비중을 가장 크게 하고 상위 중소득국을 제외하며, 경제 협력 가능성 기준의 적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취약층 지원 전략을 수립하고 취약층에 대한 ODA 규모를 증대해야 한다.

넷째, 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한 협력을 증대해야 한다. 협력의 민주주의 활성화에 대한 기여를 구체화하는 전략 문서를 작성하고 다양한 실행 방안을 마련하며 해당 분야 ODA 규모를 증대해야 한다.

다섯째, 현지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증대해야 한다. 협력국 현지 시민사회와의 협력 이행전략을 마련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ODA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여섯째, 기업이 협력국의 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ODA를 한국 기업의 진출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고,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UN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의 준수를 통해 현지 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일곱째, 통합원조기관 설치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2022년에서 2027년까지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통합원조기관 설치 방안과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국제개발협력은 한국이 이웃 국가들과 만나는 통로이자 동시에 한국 발전의 투영이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제개발협력이 한국이 이웃 국가들로부터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해 주는 작은 선물이 아닌, 모두가 함께 평화롭게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공공재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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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대안 피다(구 ODA Watch)는 시민들과 함께 '개발'을 넘어 '발전'을 고민하고, 국내의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개발을 '감시'하며 '대안'을 찾아가는 시민사회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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