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경주는 봄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김유신묘 인근에 조성된 흥무공원과 송화산 탐방로 등에는 노란색의 산수유를 필두로 매화나무, 목련, 개나리 등이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 하루가 다른 모습으로 피어나고 있다.
꽃잎을 제일 먼저 터트린 산수유가 좁쌀 같은 노란 알갱이를 쏟아내고 있고, 형형색색의 매화나무는 서로 아름다움을 뽐내려는 듯 경쟁하듯 꽃잎을 터트린다.
하얀 눈 속에서 빨간 꽃을 피우는 설중매. 눈 쌓인 겨울이 아닌 따뜻한 봄날 만개한 설중매는 겹겹의 빨간 꽃잎들이 주변의 봄꽃들과 조화를 이루며 주위를 온통 화려하게 물들인다. 양지바른 곳에는 제법 활짝 피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오랜 겨울 가뭄으로 메말랐던 대지에 봄비가 내린 것 때문일까? 목련이 터질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우더니 하룻밤 사이에 활짝 피었다. 산수유, 매화꽃을 시작으로 도시 전체가 벚꽃 물결로 봄의 절정을 맞이하는 천년고도 경주. 화사한 벚꽃이 지고 조금 아쉽고 공허한 마음이 들 때쯤, 하얀 눈꽃 이팝나무로 마무리하는 경주의 봄은 모든 사람을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