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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관련하여 한국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짜뉴스들이 퍼지고 있는 것을 보고, 기사로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고자 합니다. 우크라이나 현지인의 인터뷰, 우크라이나 관련 역사 자료, 유로마이단혁명부터 현재까지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뉴스 보도, 과거 우크라이나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 등 근거를 바탕으로 씁니다.[기자말]
지난 10일(우크라이나 현지시각) 한 남성이 키이우 인근 비슈고로드 지역을 지나가는 병력수송 장갑차에 탄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손을 흔들며 유모차를 밀고 있다.
 지난 10일(우크라이나 현지시각) 한 남성이 키이우 인근 비슈고로드 지역을 지나가는 병력수송 장갑차에 탄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손을 흔들며 유모차를 밀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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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촉발된 원인 중 하나인 돈바스 지역 분쟁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러시아 입장을 옹호하는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동부에는 러시아계 주민이 많기 때문에, 분리독립 혹은 러시아로 병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지역 독립 승인은 과연 타당한 것인가?

세계 각지의 분리독립 움직임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지금의 국경이 정해진 이후, 세계 각지에서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에도 프랑스계 사람들이 많은 퀘벡주가 있다. 퀘백 주 역시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주민투표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계 주민이 많다고 해서 프랑스가 나서서 군대를 파견하고 분리독립승인을 했는가?

스페인에도 카탈루냐, 바스크와 같은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지역들이 있다. 그런 지역들을 주변 나라들이 군사개입해서 억지로 분리독립을 시켰나?

아니다. 지금 국제사회에는 서로 지키자고 약속한 국경과 주권이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이 러시아계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인들 역시 많다. 그렇다면 그 지역이 분리 독립하면, 그 지역에 있는 비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예를 들어 전 세계 차이나타운에는 중국 사람들이 많으니, 전 세계 차이나타운 지역을 분리독립시켜서 중국 땅이라고 하자고 한다면 사람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을까?

러시아계 주민들이 많다고 해서 분리독립을 러시아가 승인하고 러시아로 합병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러시아는 우선 체첸공화국의 분리 독립부터 인정해야할 것이다. 체첸공화국은 언어, 민족이 다른 것은 물론, 종교 역시 러시아정교회가 아닌 이슬람교가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체첸공화국 분리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러시아의 태도에서, 이번 전쟁이 얼마나 명분 없는 것인지, 러시아의 자기모순이 드러난다. 

러시아계 주민

러시아가 크림반도와 돈바스지역을 병합하기 위한 이유로 제시한 것이 '러시아계 주민'이다. 러시아계 주민은 과연 누구인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계 주민'은 제정 러시아 때 이주해 온 주민, 혹은 소련 시절에 이주한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구소련 지역은 기본적으로 그 지역의 민족이 존재하지만, 소련의 이주정책으로 인해 민족이 섞인 것도 사실이다. 즉, '러시아계 주민' 문제는 구소련 지역 전체에 해당되는 것이다. 

필자의 남편은 우크라이나인으로 남편의 가족들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에 있다. 남편의 외할아버지가 타타르민족, 외할머니가 우크라이나민족으로 결혼 후 러시아에 거주하며 아이들을 낳았다. 어머니의 형제는 5남매로 모두 러시아 태생이다.

그 후,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오는데, 당시 첫째만 러시아에 남고, 부모님과 나머지 4남매는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 이후, 소련이 해체되면서 첫째 이모는 현재까지 러시아 국적, 나머지 4남매는 모두 우크라이나 국적을 가지게 되었다. 또, 아버지는 벨라루스 태생으로 우크라이나로 이주 후, 현재 우크라이나 국적이다. 
 
구소련권 국가에서는 한 가족 안에서도 국적이 나뉜 경우가 많다.
▲ 우크라이나인 가족의 가계도 구소련권 국가에서는 한 가족 안에서도 국적이 나뉜 경우가 많다.
ⓒ 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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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권 국가에서는 이처럼 한 가족 안에서도 국적이 나뉜 경우가 허다하다. 즉, 구소련권 국가에서 '러시아계 주민'이라는 구분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집단학살을 했다?

러시아 프로파간다 내용에서, 돈바스지역을 러시아가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제시한 것이,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지역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바스 지역 출신인 남편의 친구의 말에 따르면, 지난 8년간 교전은 계속 있어왔지만, 이는 군인들끼리의 교전이었을 뿐 주민들은 일상생활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한다. 특히 교전이 있었던 지역은 돈바스 지역 내가 아니라, 러시아 지원을 받은 반군이 장악한 지역과 우크라이나의 경계지역이었다고도 그는 설명했다. 

만약 우크라이나에 의한 집단학살이 있었다면, 국제기구가 가만히 있었을까? 아닐 것이다. 국제기구에서 우크라이나보다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게 러시아인 탓이다.

일례로 진짜로 우크라이나가 집단학살을 자행했다면, 러시아는 오히려 국제기구에 고발해서 우크라이나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킨 후,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못하게 만들어 우크라이나의 힘을 뺀 다음 돈바스 장악하는 게 훨씬 더 수월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SNS가 활발한 요즘, 러시아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오로지 러시아를 통해서,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서만 제공이 되고 있다. 이것은 풀어 얘기하자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지역에서 집단학살을 했다는 것은 러시아가 지어낸 '거짓'이라는 반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고렌카에서 영토방위대원인 한 시민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집 뒷마당에서 얼굴을 닦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고렌카에서 영토방위대원인 한 시민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집 뒷마당에서 얼굴을 닦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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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다문화사회전문가. 다문화사회와 문화교류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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