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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늘어나고 있지만, 한편에선 이제 정점을 찍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기자들은 지금 이 '위드코로나'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그 이야기를 들어봅니다.[편집자말]
전국 초·중·고교 개학 날인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지급받은 코로나19 자가검진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전국 초·중·고교 개학 날인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지급받은 코로나19 자가검진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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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지침 완화 이후,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듯하다. 그야말로 눈 돌리면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 등교 개학을 한 아이들 반에서도 하루 건너 한 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서 우리 집 아이들은 자가 검진 키트를 이용한 검사를 꽤나 자주 하고 있다.

주변에 확진자가 하도 많이 나오다 보니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코로나에 걸리지 않으면 친구가 없는 사람, 코로나에 걸리면 친구가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 웃자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괜히 움찔 놀라고 말았다. 이런. 나의 '아싸력'이 이렇게 의도치 않게 밝혀질 줄이야.

혼자 노는 게 편한 나 같은 사람이야 거리두기가 완화되어도 약속 잡을 일이 별로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거리두기 완화를 반기는 듯하다. 그러니까 어차피 소용없어진 거리두기보다는 방역을 지키면서 하는 일상생활의 허용이 더 실제적인 조치로 느껴진달까.

무엇보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의 확진이 이어지면서 (이제 국민의 9명 중 1명이 코로나에 걸렸다고 한다)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나 경계심이 많이 흐릿해진 것도 위드 코로나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가족 간 격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좋든 싫든 우리는 지금 코로나와 함께 하고 있는 중이니까.

철저하게 거리두기 한 시어머니의 선언

눈 돌리면 확진자가 나오는 형국이다 보니 우리보다 앞서 오미크론의 정점을 찍었던 미국 뉴저지에 살고 있는 언니가 생각났다. 그때 지나쳤던 이야기가 자꾸 되새겨지는 이유는 아마도 곧 마스크를 벗는 미국처럼 우리도 정점을 찍고 일상을 제대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오미크론이 한참 정점을 찍었을 때, 언니네 동네에서는 마트의 물건들이 자꾸 품절이 나더란다. 의아했던 나는 아직도 사재기를 하느냐고 물었는데 돌아온 언니의 대답이, 마치 허무 개그처럼 들려 같이 웃고 말았다. 사람들이 하도 코로나에 많이 걸려 마트에 일할 사람이 없어 그런 거라고.

학교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학생과 선생님의 계속되는 확진으로 절반가량은 학교에 나오지 않는 날이 태반이었는데 그럼에도 학교 문은 한 번도 닫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런데 학교가 문만 열었지 진도를 나갈 수가 없어서 아이들이 배운 게 없다는 이야기는 흘려듣고, 엉뚱하게도 학교 문을 닫지 않았다는 대목에 꽂히고 말았다.

그러니까 전시 상황과도 비슷한 이 코로나 시국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위드 코로나의 실체를 접했다고나 할까. 어쨌든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고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이다 보니 조금은 마음에 여유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불안하더라도 이제 조금 두려움을 덜고 조심스럽게 일상에 기지개를 켜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골몰하는데 문득 카톡이 울렸다.

"도저히 갑갑해서 안 되겠어. 다음 주에 제주도라도 다녀오려고."

안부를 묻는 나의 문자에 돌아온 시어머니의 답톡이었다. 코로나가 터진 직후부터 철저하게 백신과 방역지침 그리고 거리두기를 지키신 시어머니의 선언이 절규처럼 느껴졌다. 젊은 사람들이나 어린아이들에게도 지루하고 갑갑했던 일상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고령자분들께는 참을 수 없는 답답함과 각종 우울을 불러온 듯했다.

3차 백신도 맞으셨겠다, 때마침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 발표가 나오자 그것이 신호탄이 되어 비행기 표를 끊으신 것이다. 그런데 이건 비단 시어머니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집에만 있는 것이 능사는 아니고 또 언제까지고 집에만 계시라 할 수는 없을 터. 우리 모두 각자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여행, 모임, 운동 등 모두 슬기롭게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이 가능할까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만7천549명을 기록, 이틀째 30만명대를 나타낸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 이틀째 확진자 30만명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만7천549명을 기록, 이틀째 30만명대를 나타낸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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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방역체계 완화와 위드 코로나에 내가 조심스레 기대를 거는 이유는 따로 있다. 가족들이 들으면 서운해 하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가족 간 거리두기는 너무나 밀접한 상태이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엄마인 나는 혼자 있는 걸 정말 좋아해서 말이다.)

가족이 아무리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라지만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함께 있는다는 것. 그것도 혼자만의 시간이나 공간도 없이, 너무나 촘촘하게 붙어살았던 2년은 돌이켜 보면 서로에게, 아니 주부에게는 더욱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날 수 있고 여행을 갈 수 있는 일상의 회복도 좋지만,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보장된다는 것이 조금은 반갑다. 이참에 남편도 그동안 못 보던 친구들을 만나 저녁도 먹고 담소도 나누길 바라고, 아이들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

어쩌면 그렇게 가족 간 거리두기가 헐렁하게 이루어지는 것도 위드 코로나의 바람직한 일면이지 않을까? 그렇지만 무엇보다 안전한 일상 회복이 우선이니, 우리 모두 마스크 잘 쓰면서 위드 코로나를 건강하게 맞이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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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고 글쓰는 일을 좋아합니다. 따뜻한 사회가 되는 일에 관심이 많고 따뜻한 소통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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