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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쇠퇴해가던 충청남도 서천군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 한산면이 활기를 찾고 있다. 대안적 삶을 추구하며 나만의 삶기술로 함께 더불어 사는 청년 자립공동체인 '삶기술학교'가 생겼기 때문이다.

2019년 행정안전부가 충청남도 서천군과 함께 조성한 대안캠퍼스인 삶기술학교는 지방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에 도시청년의 유입을 촉진하고 지역주민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활성화를 높이기 위해 시작되었다.

도시생활에 지친 청년들은 한산면의 유휴공간을 재생시킨 공동체 활동공간 - 살집, 놀집, 일할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자기주도적인 문제정의와 발굴을 통해 자신만의 삶기술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삶기술학교에서 유휴공간을 재생시킨 공동체 활동공간
▲ <그림 1> 삶기술학교의 청년들을 위한 살집, 놀집, 일할집 삶기술학교에서 유휴공간을 재생시킨 공동체 활동공간
ⓒ 삶기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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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연간 출생자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감소'의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지방 중소도시의 소멸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의 소멸 가능성은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과 이로 인한 인구과소에서 비롯된다. 인구과소란 지역의 인구감소로 인하여 상품 및 서비스 수요의 감소, 일자리 감소, 청년인구 유출, 저출산, 고령화 심화로 인해 지역민들의 생활수준 및 생산기능의 유지가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2020년 현재 청년인구 지역별 분포
▲ <그림 2> 2020년 현재 청년인구 지역별 분포 2020년 현재 청년인구 지역별 분포
ⓒ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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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중소도시로의 청년층의 유입과 지역 경제의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지역정책의 하나로 청년들을 위한 공유공간을 조성하려는 논의가 활발하다. 행정안전부는 2018년부터 지방 중소도시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청년들에게 지역자원을 활용한 주거 및 창업공간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은 과연 어떤 공간에서 함께 모여 살고, 놀고, 그리고 일하고 싶을까?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는 지방 중소도시(인구 30만 이하)의 주거 및 창업관련 공유공간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공유공간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20-39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2021년 10~12월 3개월동안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지방중소도시의 주거 및 창업관련 공유 공간 현황 파악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 중소도시의 주거 및 창업관련 공유공간 이용자는 여성 이용자(53.3%)가 남성 이용자보다 많으며, 연령대는 25~29세(44.4%)가 이용률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은 35~39세(26.7%)였다. 이용자의 직업형태는 자영업(46.7%)이 가장 많으며, 월평균 소득은 150~200만원 미만이다.

공유공간 이용자 가운데 최근 3년 이내에 현 거주지역으로 이사를 한 경우가 전체 응답자의 62%로, 이사 전 거주지역는 서울특별시와 대구광역시가 각각 18%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경기도와 전라북도가 각각 14%, 그리고 충청남도가 11%의 순이다.
 
지방 중소도시 공유공간 이용자의 이사 전 거주지역
▲ <그림 3> 공유공간 이용자의 이사 전 거주지역 지방 중소도시 공유공간 이용자의 이사 전 거주지역
ⓒ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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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지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답변으로는 '지역문화가 좋아서'(35.3%)가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청년관련 지원사업이 많아서'(23.5%), 그리고 '고향이여서'(11.8%), 와 '직장'(11.8%)때문이라는 응답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 중소도시 공유공간 이용자의 현 거주지로의 이주이유
▲ <그림 4> 공유공간 이용자의 현 거주지로의 이주이유 지방 중소도시 공유공간 이용자의 현 거주지로의 이주이유
ⓒ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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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공유공간을 이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사무를 위한 것이지만, 지역 커뮤니티와의 소통의 장소로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도권에서의 공유공간과 차별성이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지역내 네트워크 형성이 지방 중소도시에서의 공유공간을 이용하는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공유공간에 대한 청년들의 인지경로가 SNS(37.8%)보다 사회적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경우(40%)가 더 높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충청남도 공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공유공간인 업스테어스는 낯선 지역에서 기댈 곳을 찾던 청년들이 함께 모여 길을 찾아나갈 수 있는 공간이다. 업스테어스는 지역 청년들과 동네 건축가가 함께 기획하고 자재들을 직접 공수해 하나하나 만들어낸 공간이다.

업스테어스는 예비 사회적 기업인 '퍼즐랩'에서 운영하고 있다. 마을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퍼즐들을 맞춘다는 뜻이 담겨있는 퍼즐랩은 마을의 여러 가게들과 역사, 문화 자원들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보고 먹고 즐길만한 코스를 만들어 마을 스테이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 업스테어스를 오픈했을 때만해도 마을에서 함께 활동할 청년들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시간이 지나자 점차 청년들이 모여들었다. 공주에서 활동하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기 위해 도시에서 온 청년들도 제법 늘어나고 있다. 지역에 정착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더 많은 공간들이 퍼즐랩에서 제작하는 가이드맵인 '마을스테이 제민천 지도'에 표시되고 있다.
 
공주 마을스테이 제민천 지도
▲ <그림 5> 공주 마을스테이 제민천 지도 공주 마을스테이 제민천 지도
ⓒ (주) 퍼즐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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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중소도시내 공유공간은 지역내 청년들과 지역민을 연결시키는 거점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경제활성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공유공간이 입점된 이후, 청년유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공유공간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카페, 서점, 레스토랑 등을 개업하면서 침체되었던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의 청년 주거 및 창업관련 공유공간의 활성화를 위해서 어떤 일들이 필요할까?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첫째, 우선적으로 청년 주거 및 창업관련 공유 공간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2010년 이후 청년들을 위한 주거 및 창업관련 공유공간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에 대한 개념정립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청년 주거 및 창업관련 공유공간에 대한 제도적, 법적인 기반을 마련하여 지방 중소도시에서 공유공간이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지방 중소도시의 청년 주거 및 창업관련 공유공간 이용자들과 지역이 갖고 있는 문화적인 요소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소비자 중심의 운영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공공과 민간은 상호협력하여 지역에 적합한 공유공간 설계 및 관리 운영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 대표입니다.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에서 실시한 지방 중소도시의 주거 및 창업관련 공유공간 현황파악을 위한 연구는 (사)아름다운주택포럼과 (주)크립톤엑스에서 연구비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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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엄마 말대로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 출간, 주택, 도시, 그리고 커뮤니티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마주한, 다소 낯설지만 익숙해지고 있는 한국의 여러 도시들을 탐색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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