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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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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이 보여준 대한민국의 현실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선거 결과는 윤석열 후보 48.56%, 이재명 후보 47.83%였다. 역대 모든 대선 중 가장 적은 표 차이였으며, 동시에 2위를 기록한 이재명 후보는 역대 모든 대선 후보 중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다. 즉, 이번 대선은 박빙 그 자체였다.

위와 같은 초박빙 선거결과는 윤석열 당선자가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가치가 사회통합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윤석열 후보는 당선인사에서 통합을 강조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현충원 참배 일정에서도 국민통합을 반복하여 강조했다.

선거결과와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보지 않더라도 이번 대선이 드러낸 한국사회의 현실은 갈등 그 자체였다. 세대, 지역, 계급과 같은 기존 갈등구조뿐만 아니라 젠더, 세대 내 갈등과 같이 새롭게 대두된 사회균열 지점들이 나타났다. 이는 선거결과 세부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출구조사 결과이지만 실제로 2030 여성유권자는 이재명 후보를, 2030 남성유권자는 윤석열 후보를 상대적으로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사회통합은 모든 대선 이후 등장하는 단골 시대정신이지만, 이번 대선에서의 사회통합 문제는 가장 큰 사회문제로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해결의 당사자인 윤석열 당선자는 어떤 곳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까. 이에 적합한 저서가 존재한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저, 박세연 옮김, 2018, 어크로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저, 박세연 옮김, 2018, 어크로스
ⓒ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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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갈등의 완화, 민주주의의 '운용'에 대하여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2018)가 윤석열 당선자에게 문제해결의 방식을 제시해줄 수 있다. 해당 저서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태가 사회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식임을 지적한다. 위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행태로 인해, 당시 저자들은 민주주의 붕괴와 사회갈등의 극단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자들은 민주주의가 쿠테타와 같은 외부의 문제만으로 위기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내부의 문제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를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한 이솝 우화를 제시한다. 

말과 사슴이 싸웠는데, 말은 인간에게 도움을 청했다. 인간은 말에게 마구를 씌우고 고삐를 거는 대가로 말을 도와준다고 하였다. 말은 이를 수락했고 사슴을 물리쳤다. 그러나 싸움이 끝난 후 인간은 말에게 마구나 고삐를 풀어주지 않았다. 인간에게는 이대로가 좋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실 정치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상대 정당과 정치인이 너무나 싫어서 상대를 말살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숙련도가 높지 않은 이를 기용한다. 그렇게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승리 이후의 현실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보지 못하고, 그 결과 외부에서 영입한 이가 사회갈등을 부추기며 민주주의 그 자체를 파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들은 헝가리, 폴란드, 칠레 그리고 미국의 사례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어느 민주주의 사회에서건 정치인들은 때로 중대한 도전을 맞이한다. 경제 위기와 여론 악화, 선거 패배는 노련한 정치인조차 판단의
시험대에 들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리스마 있는 아웃사이더가 기성 질서에 도전하면서 정치 무대로 올라설 때 그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이용하겠다는 생각은 정치인에게 대단히 유혹적이다.
경쟁자가 그와 손잡기 전에 그를 서둘러 영입한다면 아웃사이더의
높은 인기를 활용하여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그리고 나중에 자신의 계획에 따라 그를 충분히 조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28쪽)

사회통합을 위한 민주주의의 기틀

그렇다면 저자들은 사회갈등 극단화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까. 그 해결책은 너무나 재미 없고 뻔하기에 오히려 잊히곤 했던 상호관용과 제도적 자제였다. 저자들이 말하는 상호관용이란 정치 경쟁자의 존재를 존중하고 그들을 정당한 존재로 인정하는 태도이다. 그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나라를 걱정하고 헌법을 존중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즉 그들의 존재는 위협적인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들을 국가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역사 속에서 양대 정당이 극한으로 갈등을 빚었던 일이 있었지만 1960년대 중반을 전후로 서로 존재를 인정하고 상대방이 협상의 상대측임을 전제하며 민주주의를 운용해왔다. 이 지점에서 제도적 자제 개념이 나타난다. 제도적 자제란 법과 제도를 통해 상대측을 묵살하고 넘어갈 수 있음에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저자들의 규정한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트럼프 등장 이후 양당은 서로를 말살해야 하는 존재로 상정하며 극한의 갈등을 일으켰고, 그 중심에 트럼프가 있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저자들은 상호관용을 다시 중요시하면서 사회통합을 이루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종종 당연하게 여기는 두 가지 규범, 즉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치 상대를 정당한 경쟁자로 인정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제도적 특권을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해서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규범은 미국 헌법에 적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그 규범이 무너질 때 미국 헌법의 견제와 균형은 우리의 기대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246쪽)

이번 20대 대선은 끝이 났다. 대선 과정과 결과에서 확인한 것은 서두에 제시하였듯 한국 사회가 극한의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이었다. 역대 가장 적은 표차가 이를 보여준다. 이는 지금부터 어떻게든 사회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과제의 무거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실제로 수많은 언론에서, 그리고 이재명 전 후보의 당선자 축하 인사에서도 사회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 해결의 첫걸음으로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읽어보길 권해본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다시 시작 되어야 한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 우리가 놓치는 민주주의 위기 신호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어크로스(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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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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