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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력 대선 후보들의 '여성 혐오'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한국 유력 대선 후보들의 "여성 혐오"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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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선에서 유력 후보들이 남성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여성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요 외신의 비판이 잇달아 나왔다.

영국 BBC는 8일(현지시각) "한국이 선진국으로는 최악의 여성 인권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남성 유권자의 불만에만 주목하고 있다"라며 "젊은 여성의 고통이 무시당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둘 다 여성 혐오 의혹을 받고 있다"라며 "이재명 후보의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성추행 스캔들에 휘말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수감됐고,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구조적 성차별 없다고? "선진국 중 임금격차 가장 커" 

BBC는 "한국은 이른바 '몰카'로 불리는 불법 촬영물에 대한 법적 제재를 이끌어내고, 잠재적 대권 주자였던 고위 인사의 성범죄까지 폭로해 아시아의 '미투 운동'을 주도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당시의 거리로 나와 '나도 당했다'(Me Too)고 외친 수많은 여성의 함성이 이제는 '내가 먼저다'(Me First)라는 남성의 외침에 묻히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BBC는 지난해 국내 한 지역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 젊은 남성의 79%가 심각한 성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느낀다"라며 "그들의 가장 큰 불만은 남성만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여성 유권자가 "남성만 군대를 가야하는 것은 부당하고, 그 불만을 이해한다"라면서도 "그러나 책임은 분단국가의 역사와 정부에 있는 것이지, 여성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반박한 것을 덧붙였다. 

BBC는 윤석열 후보가 "한국에는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고 말한 것을 소개하며 "자료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2020년 고용노동부 자료를 들어 "한국은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의 67.7%로 선진국 중에서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라며 "기업 임원진에서도 여성의 비율은 5%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관대한 성범죄 처벌도 꼬집었다. 지난 10년간 성범죄자 가운데 28%만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41.4%는 집행유예, 30% 정도는 벌금형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영국 유력 정론지 <가디언>도 "한국은 K팝과 드라마의 세계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권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라며 한국이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에서 156개국 중 102위에 그친 것을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의 역대 최저 수준의 출산율은 여성이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이재명·윤석열, 둘 다 여성 외면... 쉬운 길 가려 해"
 
한국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여성 혐오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한국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여성 혐오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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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 대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둘 다 남성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성차별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라며 "윤석열 후보의 여성 정책 공약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에 대해 '남성 인권 옹호자'라며 "여성 할당제를 역차별이라고 비판하고, 페미니즘을 '복어 독'에 비유하기도 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도 "자칭 '페미니스트' 문재인 대통령의 후임을 노리고 있지만 남성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고 있다"라며 페미니즘 성향이 있다는 이유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취소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는 반대하지만 부처 이름에서 '여성'을 떼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 20대 여성 유권자는 <가디언>에 "우리는 투표권조차 없는 사람처럼 취급당하고 있다"라며 "정치인들이 청년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기는커녕 젠더 갈등을 부추기면서 쉬운 길을 가려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AP통신은 "한국 여성은 지난 수년간 뿌리 깊은 남성 우월주의에 맞서 싸우며 느리지만 꾸준히 전진해왔다"라면서도 "최근 한국 대선을 통해 취약점이 드러났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둘 다 대선 승리에 필요한 남성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라며 "성평등 정책으로 인해 기득권을 잃어버린 젊은 남성의 불만에 더욱 귀 기울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외신들은 두 후보가 여성 혐오 비판이 커지자 뒤늦게나마 젊은 여성 유권자에게도 새롭게 호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BC는 이재명 후보가 '차별과 맞서 싸우겠다'고 공약했고, 윤석열 후보도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한 것을 언급하며 "두 후보가 치열한 선거 운동 속에서 이제야 젊은 여성의 표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갈림길에 서 있다"라며 "기성세대의 가부장적 가치관에 공감하지 않는 젊은 세대는 실질적인 변화를 불러올 지도자를 찾고 있다"라며 "누가 청와대를 차지하든 반페미니즘에 대한 반발(backlash)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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