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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난 2월 말, '수능 출제 및 이의심사제도 개선방안 시안'을 발표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수능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교육적 의미는 모두 퇴색한 채 변별과 줄 세우기만 남은 수능은 2024년, 미래형, 논술형으로 크게 개편될 것이라 예고는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짐작할 수 없는 상태이다. 개선된 수능이 실제 치러지는 2028학년도 이전까지 과도기를 거쳐야 하는 학생들에게 문제 투성이 수능일지라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수능 출제 개선방안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왕 개선하는 마당에 좀 더 구체적인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할 점을 5가지로 정리했다.

[#1] 출제위원의 현장교사 강화 및 검토위원 자격 구체화해야

현장 교사들이 수능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미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이번 생명과학 문항 오류뿐 아니라 기존의 출제 오류에 시비가 생길 때마다 출제위원에 교사가 더 많이 위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현재의 출제위원은 거의 대다수가 교수인데, 이들은 학문의 엄밀성에만 집중할 뿐,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와 학교 현장에 대한 경험이 일천하다. 출제하려는 문항에 학생들이 어떤 난이도로 체감할지, 어떠한 사고로 문항을 받아들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교수가 출제하고, 교사가 검토하는 현재의 역할을 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현장 교사가 출제하고, 해당 문항의 학문적 엄밀성을 교수들이 검토하는 방식이어야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교육부의 시안에 따르면 검토위원을 확충한다고 했으나, 어떻게 확충할지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이들의 자격과 구체적인 모집 방법과 절차 등을 공개해 검토위원 자격의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2] 사회·과학 외 타 교과도 검토위원 늘리고 출제기간 적용해야

올해 생명과학 출제 오류로 인해 사회, 과학 분야의 전문가 검토위원을 보충한다고 되어 있으나, 타 분야는 계획이 없다. 국어나 수학 등에서도 출제 시비가 붙은 적이 여러 번인데, 검토위원 보충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능 문항 출제기간을 2일 늘린다고 했는데, 그것만으로 출제 오류를 막을 수 있을까? 늘어난 2일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여기에도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3] 검토·교육 과정 근거 엄밀하고 명백하게 제시해야

교육부가 보도자료에도 언급했듯 고난도 문항에는 다양한 풀이가 존재하고 여러 가지 성취기준이 복합적으로 들어 있다. 작년 12월 수능에서 문제가 됐던 생명과학 문항의 근거라고 발표한 교육과정 내용은 고작 1~2개뿐이었다. 검토 단계에서 어떤 성취기준이 복합적으로 적용되었는지 분석을 철저하게 하지 않았다.

이러한 검토와 분석이 면밀하게 이뤄져야 교육과정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향후 수능 출제 후 공개되는 각 문항에서 교육과정 성취기준 등 근거를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4] 수능 고난도 문항 출제 지양해야

교육부는 2020년부터 고난도 문제 출제가 지양되었다고 명시하면서 킬러문항 출제 경향의 문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높은 난도의 문항을 다각도로 검토하기 위한 절차가 미흡'했다며 고난도 문항 출제는 앞으로도 계속하되 오류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것은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말 그대로 학생이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고난도 문항을 해결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대학 입학 시험은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변별은 현행 상대평가 시스템에서는 표준점수 차이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5] 대학 선발의 근본적 개선 위한 정책 마련해야

학생들을 한 줄로 세워 무리하게 변별하려는 상대평가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런 반교육적인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수능 점수로 손쉽게 학생들을 줄 세워 선발하려는 방식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야 고등학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지금은 변질된 입시를 쫓아가느라 공교육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현재 발의 중인 선행교육규제법에 수능을 포함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하루 속히 통과되는 등 해결책을 시급히 강구하지 않으면 공교육은 더더욱 외면 받고, 사교육 활황 역시 멈출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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