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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에서 언론의 역할을 묻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책을 검증하고 분석하는 보도가 적다는 건데요. 조금 더 깊게 살펴보면 분명 '좋은' 선거보도도 있습니다. 각종 네거티브‧받아쓰기 보도와 화제를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가십 보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발견한 '오아시스' 같은 보도. 시민 분들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전, 보고 들으면 참 좋은 선거보도를 모았습니다.

[#1 심리테스트형] <경향신문> '대선거시대'
 
인터랙티브 선거보도 경향신문 ‘대선거시대’(1/10)
 인터랙티브 선거보도 경향신문 ‘대선거시대’(1/10)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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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 문항으로 성격이나 취향, 심리를 진단해주는 '심리테스트'는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놀이입니다. 최근 유행한 일종의 성격유형검사 'MBTI'도 이런 맥락과 닿아 있죠. 그렇다면 나와 맞는 대선 후보도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찾을 순 없을까요? 이런 아이디어를 게임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경향신문> '대선거시대'입니다.

1990년대 추억의 인기 게임 '대항해시대'를 본 따 만든 '대선거시대'는 인터랙티브 기사이자 동시에 온라인 게임입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별명을 쓰고 게임에 접속하면 가상의 섬나라 '무가당' 포구에 도착합니다. '당 없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곳을 키보드 화살표 키를 이용해 이동하며 NPC(Non-Player Character‧퀘스트 등을 제공하는 도우미 캐릭터)와 대화하다 보면 항해 종착지를 부여받게 됩니다.

대화 퀘스트는 총 7가지로 7명의 NPC가 참여자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퀘스트는 ▲ 기후 위기 ▲ 소수자·다양성 ▲ 외교·안보 ▲ 젠더 ▲ 노동 ▲ 부동산 ▲ 정치·사법에 관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여야 대선 후보의 정책이 담긴 선택지가 제시되고 퀘스트를 완료하면 공약 매칭률이 높은 대선 후보의 나라로 도착하게 됩니다.

"당신의 항해 도착지는 OOOO로, OOO 후보자가 그리는 나라입니다. 당신의 선택과 후보자와의 정책 매칭률은 OO.O%입니다."

정책이 바뀌는 후보가 있어 갖은 애를 먹었으나 1월 26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를 마쳤다고 합니다. 게임이 끝나면 후보와 후보별 정책을 알 수 있는 기사로 넘어갈 수 있는데요. 쉽고 빠르게 나와 맞는 후보를 찾고 싶을 때 유용한 '대선거시대'입니다.

[#2 요점정리형] KBS, <시사인>, 뉴닉, <경남도민일보>

공약검증 보도가 없다고들 하지만 찾아보면 요긴하게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많은 것이 공약검증 보도입니다. 여러 언론에서 후보별 공약을 검증하는 기획보도를 내놓았는데요. 그중에서도 몇 가지 골라 소개해드립니다.

KBS는 1월 11일부터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란 제목의 연속기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의 출발점이 '유권자가 원하는 분야'라는 점이 인상적인데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의뢰해 전문가 110명을 상대로 우리 사회 중요 의제를 물어 36개를 추리고,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도출된 1위 의제는 ▲ 집값 안정, 그 다음은 ▲ 일자리 창출 ▲ 언론과 사법 개혁 ▲ 저출생 대책 ▲ 경제적 불평등 해소 순이었는데요. KBS는 이를 토대로 검증에 나섰습니다. KBS 기획은 해당 의제 현황과 문제점을 짚은 뒤 후보별 정책을 하나하나 따져보는 방식으로 구성됐습니다. 영상이어서 글보다 편하게 다가오는 점, 우리 사회 주요 이슈와 그에 대한 후보별 생각을 조목조목 따져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사IN>은 1월 발행된 제748호부터 대선 후보 정책을 소개‧평가하는 기획기사 '2022 대선의제'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사IN>이 집중한 지점은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성패마저 불투명하고 단기적으로는 유권자 일부나 모두에게 경제적 손실 및 불편으로 이어지기 쉬운" 그래서 "중요하지만 소외되는 정책 의제"입니다. 그래서 <시사IN>은 첫 기사로 '인구 문제'와 '연금 개혁'을 짚었는데요.

이외에도 '비정규직', '부동산 공급과 GTX', '외교 안보', '주식‧가상자산 시장', '건강보험', '교육', '노인빈곤' 등 문제를 꺼내고 후보 정책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간지다운 심층성이 돋보입니다. 방대한 의제 설명과 후보들이 꺼낸 정책에 대한 평가가 <시사IN> 정책검증 기획의 장점입니다.
 
뉴닉의 ‘대선 키트’ 중 부동산 공약 한눈에 비교하기(2/16)
 뉴닉의 ‘대선 키트’ 중 부동산 공약 한눈에 비교하기(2/16)
ⓒ 뉴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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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플랫폼 '뉴닉'은 1월 14일부터 매주 수‧금요일마다 '대선 키트'를 발송하고 있습니다. 대선 투표에 필요한 물품을 하나씩 챙겨준다는 의미인데요.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는 슬로건으로 젊은 세대 호응을 받고 있는 플랫폼인 만큼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말투로 핵심 쟁점만 딱 요약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뉴닉의 부동산 공약 비교 대선 키트를 열어보면 부동산 이슈를 ▲ 주택 공급 목표 ▲ 재개발‧재건축 ▲ 대출 규제 ▲ 종부세‧양도소득세로 나눈 뒤 각각에 대한 후보별 공약을 비교했는데요. 이를 정리한 표에 들어간 글자 수가 적고 간명합니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더 쉽게',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더 어렵게'라고 쓰여 있고, 종부세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 '손보자', 윤석열 후보 '많이 손보자', 심상정 후보 '더 세게'로 쓰여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13회에 걸쳐 '대선후보 정책분석'으로 후보별 정책‧공약을 보도했습니다. 주요 원내 정당 후보부터 김재연 진보당 후보까지 다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지역소멸‧균형발전, 자치분권, 청년‧일자리, 부동산 정책, 대‧중소기업 상생‧사회적경제, 교육 정책‧지역대학 위기, 기후위기‧에너지 전환, 노동존중, 남북관계, 성평등, 코로나19 대응‧공공의료, 농어업, 예술인 복지‧스포츠 인권 등 여러 분야를 총망라한 후보별 공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게 <경남도민일보> 기획기사의 장점입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일간지인 만큼 전국 이슈는 물론 경남 공약, 지역 공약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후보별 수도권 외 지역에 대한 인식, 교육정책에서 지역별 교육격차 해소 관련 공약, 대‧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지역 특성에 맞게 대‧중소기업 상생 정책을 살펴본 것도 눈에 띕니다. 공약 보도하면 흔히 떠오르는 후보별 공약을 차례대로 정리한 글과 표가 있는 기사를 기대한다면 <경남도민일보> 기획기사가 도움 될 것입니다.

[#3 사람이먼저다형] KBS '대통만사', <뉴스타파> '대선 캠프 분석'
 
KBS의 ‘대통만사’(2/15~17)
 KBS의 ‘대통만사’(2/15~17)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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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를 돕는 사람, 대선 후보와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살펴보는 것은 후보의 가치관과 비전을 파악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차기 정부 주요 인사로 등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음 정부 검증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KBS와 <뉴스타파>가 각각 후보 캠프 주요 인사를 살펴봤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대통만사'에서 1월 28일 기준으로 이재명 후보, 윤석열 후보, 심상정 후보와 지금은 사퇴한 안철수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주요 인사(지역 선대위원회 제외)로 임명됐거나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정보를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KBS는 이재명 후보의 이력을 8개로 구분 짓고(①경기도 ②성남시 ③민주당 ④중앙대 ⑤민변 ⑥경북 ⑦노동 ⑧법조) 해당 이력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 등을 20명으로 추려 공개했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이력도 7개로 구분해(①검찰 ②국민의힘 ③서울대 ④충암고 ⑤서울 ⑥파평윤씨 ⑦법조) 같은 작업을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재명 후보 캠프의 경우 ▲ 성남라인 ▲ 민변‧노동으로 연결된 비주류 ▲ 법조인 등을 특징으로, 윤석열 후보 캠프의 경우 ▲ 서울대 검사 출신 ▲ 이재명 후보에 비해 높은 법조인‧검찰 비중 ▲ 비검찰인 경우 서울대‧파평 윤씨 눈길 등을 특징으로 정리했습니다.

KBS는 심상정 후보의 사람들도 정리했는데요. 선대본 주요 인사 10명을 기준으로 심상정 후보 이력 4개(①경기 ②노동 ③정의당 ④서울대)와 겹치는지 본 결과, 수도권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고 10명 중 4명은 노동운동을 한 접점이 있습니다.

한편, <뉴스타파>는 '대선 캠프 분석'에서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전‧현직 국회의원이 어떤 입법 활동을 했는지 분석했습니다. 노동‧인권‧안전‧역사 각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진일보시켰다고 평가받는 49개 법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들이 어떤 입장을 냈는지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5‧18 진상규명법' 반대 의원 절반 이상이 윤석열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과 윤석열 캠프 핵심들이 주요 노동 법안에 모조리 반대표를 던졌다는 사실, 국민 대부분이 찬성한 '수술실 CCTV법'을 24명 국회의원이 반대했는데 이 중 18명이 윤석열 캠프에 있다는 사실 등을 추렸습니다.

이어 정치권에 발을 들인 언론인, 즉 '폴리널리스트(정치인 Politician과 언론인 Journalist의 합성어)'의 캠프별 현황도 보도했습니다. <뉴스타파>는 "언론탄압과 언론자유 억압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비판을 받았던 사람들은 모두 윤석열 캠프에서, 언론인에서 캠프로 직행한 사람들은 이재명·윤석열 캠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됐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언론을 탄압한 인사들의 면면과 이들이 윤석열 캠프에서 언론‧미디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는데요. 대통령 후보의 주변 사람, 그를 둘러싼 전문가를 살펴보고 싶은 유권자라면 KBS, <뉴스타파>의 보도가 한 표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시간넉넉형] <한겨레> '나의 선거 나의 공약'
  
한겨레의 2022 대선 정책 가이드(3/2)
 한겨레의 2022 대선 정책 가이드(3/2)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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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책'입니다. <한겨레>가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이란 제목으로 2022년 1월 3일부터 2월 22일까지 발행한 기획보도를 묶어 127쪽 짜리 이북(e-book)을 펴냈습니다. '한겨레 2022 대선 정책 가이드-나의 선거, 나의 공약'입니다.

시간이 넉넉한 유권자라면 <한겨레> 2022 대선 정책 가이드북을 추천합니다. <한겨레>는 이번 대선 보도에서 두 가지 중요한 기획을 선보였습니다. 하나는 온라인 토론 플랫폼 '청년 5일장'이고, 다른 하나는 '나의 선거, 나의 공약'입니다.

'나의 선거, 나의 공약'의 경우 ▲ 기후위기 ▲ 주거 ▲ 플랫폼 산업(노동) ▲ 성평등 ▲ 돌봄복지 ▲ 지역균형 등 주요 의제 6개에 대해 유권자 138명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후보 캠프에 전달해 답변을 받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신선하면서도 유권자와 정치인의 가교란 역할을 언론이 열심히 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북엔 6개 의제에 대한 유권자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와, 숫자로 보는 의제 현황, 후보에게 물었던 유권자 질의에 대한 답변이 차례로 담겼습니다. 후보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기사에선 같은 질문에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후보 4명의 답변이 차례로 달려 있어 비교하기가 쉽습니다. 특이점은 6개 의제에 대해 4명의 후보가 대부분 답변했으나, 윤석열 후보의 경우 성평등 의제 질의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당 기사 본문에도 윤석열 후보의 이름은 없습니다.

"인터뷰한 지역 청년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질문이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정책은?'이었던 것 같다. (중략) 시민이 스스로 대선 후보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답을 듣는 경험은 처음이어서 그런 듯하다."

지역 청년을 취재한 김규현 <한겨레> 기자의 생각이 이북 뒤편에 실려 있습니다. 경험해보지 않은 선거보도, 경험해보지 않은 언론에 도전한 한겨레의 시도. 앞으로도 많은 언론이 '좋은 선거보도'에 도전할 수 있도록 유권자 여러분들의 적극적 '소비'가 필요합니다.

'비호감 선거'라고 손가락질하며 외면하기보다 조금만 공을 들이면 꽤 좋은 보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더 쉬운 것은 나의 정체성과 관련된 콘텐츠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청년으로서 청년정책에 관심 있다면 씨리얼의 청년 한정 대선 공약 후보별 분석, 더스쿠프의 대선 후보에게 보낸 20대 청년 질의서 인터뷰, 노동자로서 노동정책에 관심 있다면 참여와혁신의 대선 후보 공약 비교도 추천합니다.

좋은 보도를 찾는데 공을 들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좋은 보도가 더 많이 유권자들에게 닿는 그날까지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참여단체 모두 노력하겠습니다.

보고서 전문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https://muz.so/ahje)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스,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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