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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세대인 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사는 게 익숙하다. 세상이 눈 돌아갈 정도로 많이 변해가는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때로는 놀라면서도 어떤 날은 두려움이 밀려온다. 과연 앞으로 세상은 얼마나 변할까? 변해 가는 현실 앞에 나는 저만치 멀리 서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옛것이 좋아서인지 삶의 방식도 굳이 바꾸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왔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오래된 물건들은 내 손때가 묻어있다. 그것들마저 익숙해서 좋다. 그 안에는 내 삶이 녹아있어 나와 닮은 모습이다. 아침저녁 세수를 하고 거울 앞에 앉아서 바라보는 내 모습은 언제 이리 늙었는지 참 세월의 빠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유행가 가사처럼 늙어 간다는 말보다는 익어간다는 표현이 더 좋다. 

나는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태까지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고 살아왔다. 가끔 딸네 집에 가서 사용해 보는 인덕션은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음식을 많이 해 먹지도 않고 생활을 간결하고 깔끔한 삶을 추구한다. 사회생활로 바쁜 탓도 있을 것이다. 나이 든 우리 세대와는 생각이 다르다. 삶의 모든 방법을 디지털화하면서 살아간다.

아날로그 세대인 나는 디지털 세상이 익숙하지 않다. 음식도 때로는 많이 해서 나누어 먹어야 성이 차고... 하여간 새로운 것은 잘 적응이 되지를 않는다.

며칠 전 TV를 보는데 가스레인지에서 요리는 하는 주부들은 폐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이 나왔따. 아니 진즉부터 들어왔던 이야기다. 아, 그래! 이젠은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딸들에게 "엄마도 인덕션 쓰고 싶다. 인터넷에서 한번 알아보렴" 하고 연락했다. 그러자 셋째 딸이 "제가 알아볼게요" 했다.
 
인덕션으로 편하고 깨끗하고 좋다.
 인덕션으로 편하고 깨끗하고 좋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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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 있어 "인덕션 구매를 했다"는 전화가 왔다. 어제(4일)는 미루어 왔던 인덕션 택배가 도착했다. 기술자도 함께 와 설치를 해주었다. 주방이 깔끔해졌다. 진즉부터 딸들이 권했지만 가스레인지 쓰는 것이 별로 불편하지 않아 돈 낭비라 생각하고 여태껏 별 탈없이 사용해 왔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때로는 참 미련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돈이란 필요할 때 써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근검절약이 습관이 돼 무작정 아끼려고만 한다. 우리는 젊은 사람들과 달리 순발력과 돈에 대한 효용가치에 둔감하다. 알면서 방관해 왔는데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변해간다. 나이 들수록 건강에 대해 민감해진다. 사람이 아프면 누구나 힘들지만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신경 쓰이는 것이 건강 문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다 잃게 되기 때문이다.  

가끔은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은 나는 생활에서 편리한 건 사용하고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가능한 나도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본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앞으로 제4차 산업의 물결로 어떤 세상의 변화 올지,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어떻게 하면 변화에 맞추어 현명하게 살까, 변화해 가는 세상을 주시하며 살아가야 할 것 같다. 
                                      
인덕션을 설치하고 나니 주방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방이 환하고 깨끗하며 나도 신세대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사용법도 몇 번 해 보니 그다지 어렵지도 않다. 괜스레 미리 짐작하고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청소하는 것 신경 쓰지 않아도 깨끗하다. 반짝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거실에 앉았다가 다시 한번 주방으로 가서 바라본다. 더 맛있는 음식을 해서 먹고 건강을 챙겨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주방을 멀리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조리가전 하나 바꾸니 이리 편하고 깨끗하고 좋은 걸, 나는 바보처럼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살아왔다. 나이에 상관없이 삶의 방식을 바꾸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에 가스렌인지를 만나고 그 편리함에 놀라서 주방의 혁명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인덕션이 나오게 됐다. 다음에는 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우리가 사용한 연료가 끓임 없이 발전해 왔다. 그 역사를 나이와 함께하며 살아왔다. 

내가 살아야 할 날이 얼마나 많이 남아있을 모르는 일이지만, 살아가는 동안은 변해 가는 세상에 발을 맞추며 살아야 할 것 같은  마음을 가져본다. 여태껏 많은 일에 도전하고 살아왔듯 생활 방식도 새로운 것을 찾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며 살아갈 것이다.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삶의 목적은 다양한 경험을 즐기고 거기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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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설원 이숙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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