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04 18:50최종 업데이트 22.03.0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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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검증대상] 심상정 "우리나라 무고죄 형량, 세계에서 가장 높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3차 TV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성폭력) 무고죄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형량이) 높다는 것을 알고 계시냐"라고 질문하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그렇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심 후보는 "UN에서도 무고죄에 대해서 기준을 완화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라며 지적했다.


심 후보 발언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우리나라 성폭력 무고죄 형량,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

대한민국 현행법상 무고죄는 형법 1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심상정 후보는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이 5년 이하, 영국은 6개월 이하"라며 윤석열 후보에게 "어디가 우리보다 센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무고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대해서 박형철 당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관련 자료를 제시한 바 있다. 실제 미국(연방법 기준)과 독일은 5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 프랑스는 5년 이하의 구금형 및 4만5000유로(한화 약 5800만 원)의 벌금형, 영국은 6개월 이하의 즉결심판이나 벌금형에 처한다.

박 비서관은 "각국마다 법의 구성요건에 차이가 있어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면서도 "우리나라 무고죄의 법정형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무고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1만219명이나 이들 중 기소된 건수는 전체의 18%인 1848건이고, 그 중 구속은 5%인 94명에 불과"하고 "기소가 되더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비율은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량도 징역 1년 안팎이 대부분이고, 초범인 경우 집행유예나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비서관은 "형량을 높이거나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적절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무고죄의 법정형은 법정에서 거짓으로 증언하는 위증죄나 다른 강력범죄에 비해 낮지 않은 상황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오히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4일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무고에 대해 판단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들어갈 경우 형량과 벌금만으로 어디가 가장 높다고 말하기는 애매하다"라면서도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영국의 형량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무고죄 형량이 대부분의 선진국 중에서는 높은 수준,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지난 1월 6일 페이스북에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도 지난 2018년 2월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한국의 여성인권 실태를 확인하고, "성폭력 신고가 허위라는 잘못된 인식 등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제도적 편견은 피해자의 신고를 가로막는다"라며 "피해자를 명예훼손이나 무고죄로 기소하는 행위는 2차 피해와 피해자의 침묵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는 지적했다.
  
당시 최종 권고안에도 "무고죄 고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무료 법률 서비스를 지원하는 조치를 취하고 피해자의 성적 배경을 사법 절차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라"라는 내용이 담겼다. 

[검증결과] "우리나라 무고죄 형량 가장 높다?" 심상정 발언 '대체로 사실'

심상정 후보가 우리나라의 무고죄 형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주장했으나 국가별로 무고죄를 판정하는 법적 근거가 달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법정형이 높은 수준인 건 사실이다. UN도 한국 사회의 성폭력 피해자가 처한 현실을 지적하며 무고죄 남용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따라서 심 후보 주장은 '대체로 사실'로 판정한다.

"우리나라 무고죄 형량 세계에서 가장 높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사실
  • 주장일
    2022.03.02
  • 출처
    3월 2일 대선후보 초청 3차 TV토론출처링크
  • 근거자료
    청와대, ‘무고죄 특별법 제정’, ‘성폭력 수사매뉴얼 관련’ 청원에 대한 답변(2018.7.19)자료링크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제8차 한국 국가보고서 심의(2018.2.22)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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