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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포커스'는 언론계 이슈에 대한 현실진단과 언론 정책의 방향성을 모색해보는 글입니다. 언론 관련 이슈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토론할 목적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기명 칼럼으로,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기자말]
당신이 초등학교에 다녔을 때 기억을 떠올려 보자. 수업 내용 중 이런 게 있었을 거다. "우리가 먹고 있는 아침 식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질문 말이다. 당연히 누군가가 돈을 벌어서 쌀, 콩, 야채, 생산, 달걀 등을 샀고, 그것을 요리했을 테다.

질문은 이어진다. 쌀, 콩, 생산, 달걀 등은 어디에서 왔을까? 농부, 어부 등 노동자들이 한 해 동안 일한 노동의 산물에서 왔을 테다. 범위를 좁혀 쌀로 가자. 쌀을 거두려면 많은 노동력이 필요로 했다. 아무리 기계가 대체한다 해도, 유통 과정을 거쳐 쌀가게 또는 마트 등을 통해 식탁에 오른다.

수업은 이렇게 끝난다. 밥상에 오르는 상당수 음식이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는 이를 감사하게 먹어야 하며 남기지 말고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고. 돈으로 구매 또는 소비한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하나의 방송을 위해 카메라 뒤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
 
미디어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려면 수많은 노동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다면 방송제작 노동자는 어떻게 일할까?
 미디어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려면 수많은 노동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다면 방송제작 노동자는 어떻게 일할까?
ⓒ pexels by Joseph Red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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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쇼핑몰에 들어갈 때, 초등학교 때 배운 수업 내용을 떠올려 보곤 한다. 이러다가 내가 보고 있는 '이 방송 프로그램은 어떨까. 우리가 자랑하는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드라마는 어떨까'하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미디어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려면 수많은 노동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일일드라마를 예를 들어보자. 실제 이와 관련된 콘텐츠진흥원 연구보고서 <2020년 방송제작프리랜서 고용 경력관리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를 보자. 조사 시점 일일드라마 5편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조사해 보니 평균 88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배우 등은 제외했다. 통계를 보면 방송사나 제작사의 근로계약 노동자는 38명(43.2%)이다.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자영업자는 26.4명(30.0%), 프리랜서 23.6명(26.8%)이다.

관련된 직군은 제작, 연출, 작가, 촬영, 조명, 동시녹음, 오디오, 미술, 세트, 무대, 영상, 소품, 특수효과, 사운드 믹싱, 종합편집 등 20여 개가 넘는다. 당시 연구 조사에서는 최종적으로 4개 직군 26개 직종, 86개 직무로 나눴지만, 디지털 제작과 플랫폼 다변화로 분류 기준 기준이 모호하다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0년 <방송제작 프리랜서 고용경력 관리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일일 드라마의 제작에는 평균 88명의 인력(프리랜서 비중 56.8%)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0년 <방송제작 프리랜서 고용경력 관리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일일 드라마의 제작에는 평균 88명의 인력(프리랜서 비중 56.8%)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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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제작 노동자는 어떻게 일할까? 정규직을 빼고 진행된 조사가 2021년 말에 나왔다. 국내 방송제작 인력 중 2차 노동시장에 속한 11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이다. 이와 비슷한 조사는 2019년에도 진행됐다.

방송제작 노동자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 아직 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1년 12월 29일 ‘2021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보수 수준, 워라밸, 복리후생, 노후 준비, 고용 안정성에 관한 만족도 면에서 볼 때, 방송 제작 노동환경의 개선 필요성은 여전히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1년 12월 29일 ‘2021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보수 수준, 워라밸, 복리후생, 노후 준비, 고용 안정성에 관한 만족도 면에서 볼 때, 방송 제작 노동환경의 개선 필요성은 여전히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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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조사를 비교해 보자. 서면계약서 경험률은 2019년 54.7%에서 2021년 67.7%로 늘었고, 표준계약서 인지도는 72.2%에서 68.2%로 다소 줄었고, 표준계약서 경험률은 38.6%에서 50.0%로 늘었다. 세전 월평균 소득은 285.6만원에서 334.7만원으로 늘었다. 좀 더 살펴보면 2019년에는 10년 이상 경력자는 평균 353.9만원을 5년 미만 경력자는 206만원을 받아 세금을 제하고 월평균 소득 격차는 약 150만원이었다. 2021년의 경우 상하위 30%를 비교하니 세금을 제하기 전 월평균 약 232.2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계약서 내용의 경우 2019년에서는 프로젝트 참여가 주로 지인을 통해 결정되는 구조로 계약조건 요구가 어렵다고 했고, 2021년에도 실제 계약 상대가 부가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했다. 갑과 을의 불평등한 계약 상태가 그대로라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보험 가입률 변화도 살펴보자. 국민연금 미가입률이 2019년 21.9%, 2021년 26%였다. 고용보험 미가입률은 2019년 44.2%, 2021년 32.2%였다. 산재보험 미가입률은 2019년 45.2%, 2021년 43.9%로 나타났다. 물론 모집단 변화가 있어 비교에 한계는 있으나 가입률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보고서에서는 방송 제작인력의 4대보험 가입 확대를 위해 방송사, 제작사 등 고용주와 근로자간 근로관계를 증빙할 수 있는 근로계약 체결 선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021년 직업 만족도 조사에서는 방송제작이 성취감(3.50점/5점 척도)은 높지만, 노후준비(2.31점)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직 의향은 63.8%(다른 산업 38.1%, 방송 이외 콘텐츠 분야 25.7%)였다. 교양 장르 66.6%, 작가 직군 70.1%, 계약직 고용형태 중 70.2%, 10년 이상 경력자 70.7%가 이직 의향을 밝혔다.

지금 보고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이는 누구일까? 만약 당신이 미디어 업계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퇴근 후 무엇을 하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차를 마시며 이야기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이기범(전국언론노동조합 전략조직국장)입니다.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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