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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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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정부? 지금 단계에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생각해볼 수도 없고."

심상정 정의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가 3일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만의 독자 노선을 걸으며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 뜻을 재차 밝혔다. 심 후보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냈으나(관련 기사: 심상정 "이제 양당 사이에 저 하나 남아... 사명감 갖겠다"), 윤석열-안철수 두 보수·야권 후보 간 단일화로 인해 거세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에 재차 분명하게 선을 그은 셈이다.

특히 그는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차기 정부의 '통합' 참여 제안에 "생각할 수도 없다"라고 못을 박았다. 안 후보는 이날 차기 정부의 '입각' 가능성을 시사했고(관련 기사: 적극 나선 안철수 "실행력 증명할 것"...국정 요직 보장?), 이재명 후보도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며 '통합정부'를 강조하는 상황이다.

"김동연·안철수, 거대 정당 앞에 무릎 꿇어... 돌아올 수 없는 길 갔다"

심 후보는 3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통해 "김동연 후보에 이어 오늘 안 후보도 단일화를 통한 선거중단을 결정했다"라며 "양당정치 종식과 다당제 정치를 소신으로 밝혀왔지만, 결국 거대 정당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제3지대 정치를 떠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갔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안 후보와 경쟁하고 협력하며 거대양당을 넘어서는 정치변화를 이뤄내기를 기대했던 저로서는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라며 "또 제3지대의 대안으로 안 후보를 성원해온 국민들의 실망도 매우 크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대양당은 이구동성으로 정치개혁과 통합정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또다시 소수정당을 자신들 발아래 무릎 꿇리는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라며 "양당 정치가 내로남불 정치로 국민 불신을 받으면서도 이제껏 그 생명을 연장해 온 비결"이라고 꼬집었다. "거대양당에 표 몰아주면 양당 독점 정치가 더 강화될 뿐"이라며 "다당제도 연합정치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오랜 교훈이다. 저는 오랜 정치 과정에서 정치인이 오늘 살기 위해 원칙을 버리면, 내일은 국민을 버린다는 것을 익히 보아왔다"라고도 덧붙였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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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는 "이제 거대양당 사이에 저 심상정과 정치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들만 남았다"라며 "양당 후보에 표를 몰아주면 양당 독점 정치만 강화될 것이다. 기득권 양당정치를 교체하고 다당제 전환을 바라는 시민들은 이제 부담 없이 저 심상정에게 소신투표 해주시기 바란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사표는 없다"라며 "심상정에게 주시는 한 표는 오직 정치교체와 시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생생한 생표가 될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시대를 향해 함께 저 심상정과 동행해 주시라. 위대한 정치변화의 주역이 되어 주시라"라며 "35년 양당 정치 체제를 마감하고 새로운 다당제 연정을 힘차게 여는 정치교체의 신새벽을 열어주시라"라고 당부했다.

"단일화, 복잡한 변수... 반대급부로 양당 정치 견제 힘 커질 수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심 후보는 김동연·안철수 후보 등과의 '제3지대' 구축 논의가 진전이 잘 안 됐던 점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그는 "언론에 공개된 것 이외에 다른 (물밑)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라며 "다만, (당시에) 안 후보를 뵙고 진지하게 말씀드렸던 것이 '이제는 다당제 연합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말씀을 많이 나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안 후보가 '새정치'를 표방하셨지만, 사실 그동안 제도 개선이라든지 정치 개혁에는 거의 힘을 싣지 않았다"라며 "이번에 정치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다당제 연정에 대한 의지도 밝히셨다. 저는 뭐, (국민의당이) 국민의힘과 통합이 되더라도 그 소신을 꺾지 않으시기를 바라겠다"라고 평했다.

거대 양당이 모두 '통합 정부'를 내세우는 데 대해서도 심 후보는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전날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TV토론에서도 "가능하다면 차기 정부, 통합정부로 같이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라는 이재명 후보의 제안에 심 후보는 부정적인 태도를 취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지난 총선이 다당제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됐어야 했다. 그런데 거대양당의 위성정당 폭거로, 힘으로 무력화시켰다"라고 지적했다. "양당이 완력으로 (다당제의) 열망을 "그럴수록 더 양당제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고, 특히 역대 비호감 선거가 된 것이, 단지 후보 개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서 양당 체제가 막다른 골목에 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양당 후보가 앞 다퉈서 정치 개혁 비전을 제시하고 통합 정부를 내걸고 있다"라며 "단지 선거용이 아니기를 기대하지만, 그 분들은 좀 더 일찍부터 능동적 혁신과 변화의 열망에 부응했어야 하지 않느냐?"라고 꼬집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내가 통합 정부 할테니 표 몰아줘', 이렇게 하면 양당 독점 정치만 지속된다"라며 "정말 다당제하려면, 양당이 아닌 기득권을 갖지 않은 소수당 심상정에게 표를 모아줘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 단일화가 반드시 악재로만 작용할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심 후보는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했기 때문에, 이 후보 쪽에 결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가 하면 또 한편, 이 후보의 당선가능성에 대한 회의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라며 "오늘 단일화가 이후 선거 구도에 복잡한 변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양쪽의 더 결집력이 강화되는 만큼, 또 그 반대급부로 이 양당정치를 견제할 수 있는, 다당제 연정을 이끌어낼 힘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번 대선, 진영 대결 극단화된 선거... 여성 삶 나아지려면 심상정 돼야"

심 후보는 이날 남은 선거 전략으로 '노동'과 '청년' 그리고 '여성'을 내세웠다. 그는 "남은 6일 동안 이번 대선에서 지워진 이름들, 노동, 청년 그리고 여성을 중심으로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2030 청년들이 새로운 정치교체의 위대한 주역이 되어줄 것을 호소드릴 예정"이라며 "이후 6일의 캠페인은 2030 청년과 함께하는 캠페인, 여성과 노동자와 함께하는 캠페인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 여성들은 오랫동안 많은 차별과 혐오와 또 그 고통을 감수해오고 있다"라며 "몇 마디 말로, 차별과 혐오의 아픔을 잊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가 (선거운동) 초창기에 20대 성별 갈라치기에 약간 편승하다가, 다시 이제 입장을 바꿨다"라며 "김지은씨 2차 가해자들의 문제라든지, 고 이예람 중사 문제라든지, 실천으로 자신의 여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시지 못하고 있다"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여성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면, 성폭력 위협과 성차별 위협으로부터, 육아독박으로부터 여성들이 좀 더 나아지려면, 심상정의 힘이 두 배가 되고 세 배가 되는 만큼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심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 대선은 그 자체로 진영 대결이 극단화된 선거"라며 "양쪽에서 '상대가 되면 다 나라 망한다' 이런 식으로 공포를 조성하고 협박을 해 유권자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35년간 양당의 몇 차례 정권교대가 있었지만, 나라 망하지 않았다"라며 "극단적 상황에는 국민이 개입해 문제를 다 해결했다"라고 짚었다. "'정권교체', '정권재창출'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다원적 민주주의"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이를 희생해도 좋을 만큼 정권교체나 재창출이 의미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민주주의 기본은 국민을 골고루 대변하는 것 아닌가? 다원적 민주주의 가치를 가장 중심에 넣는 시민들의 위대한 선택에 기대하겠다"라고 막판 표심에 호소했다. 

태그:#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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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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