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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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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정국이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이슈로 도배되고 있지만, 지난 2일 마지막 TV토론에서 놓치면 안 될 발언이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표방한 '생산적 복지론'이 바로 그것이다. '복지정책과 재원 조달 방안'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제1주제 토론에서 '경제성장을 통해 복지 수요에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든 국민이 질병·실업·장애·빈곤 등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주는 복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초가 되고 성장은 복지의 재원이 됩니다. 성장과 복지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성장을 통해 복지정책의 물질적 기초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현금 지급 방식의 복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위 발언의 바로 뒤에 나온 부분이다.

"특히 사회서비스 복지는 현금 복지보다 지속 가능한 선순환에 크게 기여합니다. 기본소득과 같은 현금 보편 복지는 엄청난 재원과 세금이 들어가고 성장을 위축시키는 반면에 그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의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해서 도약적인 성장을 시킴과 아울러 복지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면 더욱 큰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고 맞춤형 복지, 사각지대 제로의 복지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현금 지급 방식의 복지정책은 경제성장을 위축시키므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에 주력하면서 복지 서비스의 질을 제고시키겠다고 밝힌 것이다.

윤석열의 생산적 복지론

윤석열 후보는 지난 2월 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대선후보 특별강연에서도 '생산적 맞춤형 복지'라는 이름의 정책 공약을 제시했다. 3월 2일 TV 토론 때보다 훨씬 다듬어진 형태로 공약을 제시한 2월 7일 특강에서, 그는 역동적 혁신 성장을 통해 생산적 복지를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선보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월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월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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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 혁신 성장을 위해 디지털 데이터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술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확대하고 교육제도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분야들에 재정을 투입해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이를 발판으로 복지정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역동적 혁신 성장은 초저성장으로 위축된 경제사회가 역동적으로 바뀌는 것, 도약적 성장으로 국민 모두에게 커다란 기회가 찾아오고 양극화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복지가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역동적 혁신 성장을 통해 삶의 질을 바꿔놓는 방법으로 복지정책을 펴겠다고 밝힌 것이다.

윤석열 후보의 생산적 복지는 다른 말로 하면 국민경제 수준을 높여 복지에 대한 수요 자체를 떨어트리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정부의 복지정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경제적 수준이 높아진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복지정책에 대한 수요를 떨어트리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정부 기능의 축소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큰 정부'가 아닌 '작은 정부'를 지향하게 되는 것이다. 특강에서 그는 "정부는 자율적으로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장이 당장 하기 어려운 인프라 구축을 하고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과 공정성과 효율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며 작은 정부론을 강조했다.

상공회의소 특강과 TV 토론을 종합하면, 정부의 역할을 가급적 기업 활동 지원에 집중시키고 정부 기능을 전반적으로 축소하는 가운데, 역동적 혁신 성장을 통해 복지 수요를 감소시키는 것이 윤석열 후보가 말하는 생산적 복지의 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용어, 다른 내용 : 김대중의 생산적 복지

윤석열의 '생산적 복지'는 용어가 똑같은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뉘앙스는 상당히 다르다. 노동 능력이 없고 빈곤한 이들에게는 국가가 지원을 하되, 연로하거나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는 것이 김대중의 생산적 복지였다.

반면 윤석열의 '생산적 복지'는, 이명박 정부의 '능동적 복지'에 훨씬 가깝다. '능동적 복지'는 김대중의 생산적 복지를 닮은 듯하면서도 경제성장에 보다 더 방점을 찍는 것이었다. <민주사회와 정책 연구> 2017년 하반기호에 실린 박정연의 논문 '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정부의 사회복지정책과 사회권'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및 보건복지가족부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명박 복지정책을 이렇게 요약했다.
 
이명박 정부는 정부의 복지 구상을 능동적 복지로 정의한다. '능동적 복지란 빈곤과 질병 등 사회적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일을 통해 재기할 수 있도록 돕고, 경제성장과 함께하는 복지를 말한다.'
선진화 단계에서는 이러한 사회투자적 복지 전략을 한층 더 발전시켜 일을 통한 복지, 지속가능한 복지를 추구할 것이다.
 
사회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사회적 위험을 예방함으로써 복지 수요를 감소시킴과 동시에, 현실적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능동적 복지였다.

이명박 정부는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고 일자리를 확충해 복지가 굳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명박 정부 5년의 경험은 그 비전의 실상을 생생히 증명했다.

매우 높은 싱크로율 : 이명박의 능동적 복지론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2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는 모습.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2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는 모습.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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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재벌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폈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보다도 복지정책을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지에 썼으면 좋았을 국민 혈세를 4대강에 쏟아 부었다. 이명박이 실제 보여준 일들은 그가 복지에 관심이 별로 없었음을 입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위 능도적 복지론은 양극화 심화 등으로 인해 점증하는 대중의 복지 요구를 피해나가는 수단으로 기능할 뿐이었다.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고 일자리를 확충해서 복지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경제정책을 밝히는 것이지 복지정책을 밝히는 것이 아니다. 복지정책은 당장의 지원을 요하는 국민들을 전제로 한다. 병원비나 생활비가 급히 필요한 사람들 앞에서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겠다' '일자리를 늘리겠다' '경제성장과 선순환할 수 있는 복지를 펴겠다'고 말하는 것은, '정부는 여력이 없으니 본인들이 알아서 능동적으로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2008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이명박은 "시혜적·사후적 복지는 해결책이 아닙니다"라며 "능동적·예방적 복지로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복지정책은 그 성격상 '사후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는데도 예방적 복지를 운운했던 것이다. 이는 복지정책을 약화시키겠다고 선언한 것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의 생산적 복지는 이명박의 능동적 복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산업환경 혁신에 중점을 두고 경제성장이라는 전제조건을 복지정책에 접목시킨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윤석열의 생산적 복지 역시 이명박의 능동적 복지처럼 대중의 복지 수요를 외면하는 논리로 활용될 우려를 갖게 한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오해라면, 윤석열의 생산적 복지와 이명박의 능동적 복지는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한국 경제를 역동적으로 혁신시키고 경제성장을 중시하겠다는 공약은 당연하고 지당하다. 경제의 역동적 혁신과 경제성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추구해야 할 국민경제적 가치다. 하지만 그것은 경제정책이지 복지정책은 아니다. 산업환경 변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더해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친 지금 시점에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는 게 급선무다.

윤석열 후보의 생산적 복지론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변 환경(산업구조)을 개선하겠다는 발상만 드러나지,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을 어떻게 끄겠다는 의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금 지금 방식이 정답이 아니라고 했으니, 좋다. 그럼 어떻게 발등의 불을 끄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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