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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가 만나 곰표 맥주를 만들어 MZ 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이색적인 협업 상품을 출시하며 지속해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효창공원 일대와 이봉창 의사의 이야기를 담은 쿠키

지역 특화상품이라고 하면, 대개는 오랫동안 지속해온 전통을 떠올리게 된다. 카페 '다과상사'가 '효창마루'와 함께 기획한 '이봉창 쿠키'는 지역 특화 상품의 한계를 넘는 제품이다. 단순히 역사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지금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를 함께 담았다.

다과상사는 효창공원앞역 2번 출구 앞에 자리한 카페다. 커피와 함께 과자 상품을 판매하며, 복고풍 실내 분위기로 20~30대가 많이 찾는다.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가 인정한 소위 '핫 플레이스'다.

다과상사 김현호 대표는 "효창마루와 협업 전엔 한 명의 상인이었을 뿐인데, 효창마루의 제안으로 지역 특화 상품을 개발하게 되었다"라며 첫 시작을 소개했다. 이봉창 쿠키는 하루아침에 나온 상품이 아니었다. 제과 기술과 상품 아이디어는 다과상사가,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은 효창마루가 지원했다.

김 대표는, "처음에 막 창업했을 때는 커피라는 상품 자체의 품질만을 신경 썼고, 디자인에 비용을 내는 게 아까운 사람이었다"며, "요즘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고 전문가에게 온전히 맡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효창마루의 디자인 자문은 이봉창 쿠키를 만들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물병 모양의 쿠키 포장 디자인
 물병 모양의 쿠키 포장 디자인
ⓒ 효창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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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시작은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실제론 물병) 폭탄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식품이기에 폭탄이라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아 김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지역 특화 상품 개발을 포함해 효창마루 사업 총기획·자문을 담당하는 서해성 감독의 조언으로 김 대표는 이봉창 의사의 이야기를 선택하게 된다. 특히, 이봉창 의사가 효창동에 거주하며 젊은 시절 제과점에서 일한 사실은 김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 다과상사에서 불과 몇백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이봉창 의사의 집터 (현 이봉창의사 역사울림관)'가 있는 것도 흥미롭다.
 
재생 펄프로 만든 쿠키 포장 디자인
 재생 펄프로 만든 쿠키 포장 디자인
ⓒ 효창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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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창 쿠키에는 특별하게 도토리 가루가 들어간다. 김 대표는 이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다. 효창 공원 일대에 도토리나무가 많았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 쿠키에도 지역 이야기를 담았다. 그렇게 이봉창 의사의 이야기가 담긴 지역 특화 상품이 개발됐다. 처음엔 큰 사이즈의 쿠키로 제작되었지만, 효창마루가 자문한 친환경 포장 용기에 맞게 쿠키 사이즈가 변경됐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지역 행사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인 이후에는 그 후기를 바탕으로 조금씩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봉창 의사를 쿠키로 상품화하는데 고민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한다. "위인이니까 이봉창 의사뿐 아니라 후손들께 혹시라도 실례가 되는 게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김현호 대표는 설명했다. 하지만 "서해성 감독이 말한 '일상 속 기념'에 설득되었다"며, "앞으로 다과상사를 시작으로 더 많은 지역 소상공인과 시민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문구류 굿즈로 일상에서 친근하게 만나는 역사
 
8인 8색 효창 마스킹 테이프와 효창 도시놀이 스티커 (동네 가게)
 8인 8색 효창 마스킹 테이프와 효창 도시놀이 스티커 (동네 가게)
ⓒ 효창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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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임정 요인의 모습과 효창공원 인근의 다양한 곳을 디자인 작품으로 재해석해 마스킹 테이프에 담고, 8명의 의열사 이야기를 연필에 담았다. 연필을 3개 꽂을 수 있는 연필숲은 처음 효창공원에 묻힌 3의사(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를 상징한다. '효창연필숲'은 효창 언덕을 실측한 자료를 기초로 형태를 단순화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효창공원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해 연필꽂이를 만들었다. 이는 모두 '일상 속 기념'의 연장선에 있다.

독립운동의 가치가 숲을 이루고 생태의 공원이라는 뜻 또한 반영했다. 연필은 그 가치를 나의 손으로 쓰고 기록한다는 의미다. 역사 재창조 말이다.
 
효창8선위 연필세트
 효창8선위 연필세트
ⓒ 효창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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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연필숲’ 연필꽂이(소형)
 ‘효창연필숲’ 연필꽂이(소형)
ⓒ 효창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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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연필숲’ 연필꽂이(대형)
 ‘효창연필숲’ 연필꽂이(대형)
ⓒ 효창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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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담당한 한인애 디자이너는 "다른 지역의 특화 상품이나 역사를 주제로 한 제품은 무겁고 어려운 이미지가 고스란히 제품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역사라는 주제가 기존엔 근엄하고 무겁게 표현된 게 많았는데, 같은 주제지만 다르고 친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센터는 디자인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효창마루는 디자인 품질면에서 차별화했다"고 덧붙였다.

서해성 효창마루 감독은 '굿즈를 사용하는 누구나 역사가 내 옆에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여러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모든 사업은 세금으로 진행되는 만큼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 상점에서 꾸준히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자 했다"며, "제품의 품질과 사업의 지속성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어렵고 무거워서 멀게만 느껴지는 역사, 나와 직접 관계가 없을 듯한 주제를 일상으로 가져와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끌어내려 노력하는 효창마루와 지역 소상공인의 노력이 역사를 더 친근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굿즈 속에 담긴 독립운동 역사를 이젠 일상에서 만나보자.

* 제작 및 구입 문의 : 효창마루 02-718-3330, 7183330@naver.com
 

태그:#효창마루, #역사, #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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