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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25일 오후 서울 상암 SBS 오라토리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제2차 초청후보자토론회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25일 오후 서울 상암 SBS 오라토리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제2차 초청후보자토론회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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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치의 시간'이다. 2022년 3월, 대한민국은 새로운 나라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국민들은 다시 묻고 있다.

'우리의 삶은 나아졌는가?'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연일 터지는 각종 대형 스캔들로 사실상 정책과 미래 비전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은 사라지고 있다. 선거운동 초반부터 '혐오 굿판', '기생충' 등 각종 네거티브 언어가 선거를 지배하고 있다. 여야 진영간 폭로와 난타전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적임자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정부는 시민의 안전과 더 나은 삶을 보장하고, 선진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여기 질문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이후 5년, 사회개혁의 열망에 얼마나 충실했나?"(신진욱 중앙대 교수)

"대한민국은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보여주는 북유럽형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불균형을 보여주는 아메리카형으로 갈 것인가?"(신광영 중앙대 교수)

"한국사회의 개혁엔 두 가지 길이 있다. 현재의 생산체제를 그대로 둔 채 불평등과 빈곤문제를 대처할 것인지, 보편적 복지국가를 위해 생산체제를 개혁할 것인지, 우리는 어느 길을 가야 하는가?"(윤흥식 인하대 교수)


이들은 국내외에 걸친 대격변의 시기에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위한 희망과 비전을 갖고 질문을 던진다. 국내 복지전문가 7인(이태수·이창곤·윤홍식·김진석·남기철·신진욱·반가운)은 최근 내놓은 <성공한나라 불안한 시민>(헤이북스 펴냄)을 통해, '복지국가 새 판 짜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묻는다. 

"성공한 나라,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부유한 나라의 시민들은 왜 불안한가?"라고.

서로 다른 시간이 흐르는 대한민국

이들은 대한민국에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시간이 흐른다고 했다. 하나는 선진국의 시간이다. 지난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대한민국에 선진국이라는 지위를 부여했다. 이 기구가 1964년에 만들어진 후 처음이다. 1950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이뤄낸 70여년 만의 '기적'이다. 이 뿐만 아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에 케이-팝, 케이-드라마 등으로 일컫는 문화 콘텐츠도 세계를 휩쓸고있다. 코로나19 펜데믹 방역도 선진국을 능가했다. 

또 다른 시간은 짙고 칙칙한 어둠의 시간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 대·중소기업과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녀간 극심한 격차, 높은 자살률과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등이다.

이처럼 극명하게 서로 다른 시간이 공존하는 이유는 취약한 복지국가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불평등과 부와 교육의 세습, 불공정으로 인한 사회적 울분과 불안을 우리 사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진석 서울여대 교수는 "불평등이 세습화되고 불공정마저 일상화된 사회에서 대안과 희망이 없는 현재의 조건은 결국 높은 수준의 울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윤홍식 인하대 교수는 "한국은 성공적인 산업화와 민주화의 덫에 빠져있다"면서 "단순한 복지체제의 변화뿐 아니라 한국의 산업구조와 정치 질서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지국가를 위한 정치 세력화... 이재명의 정치개혁 주목받는 이유
 
국내 복지전문가 7인(이태수·이창곤·윤홍식·김진석·남기철·신진욱·반가운)이 최근 내놓은 <성공한나라 불안한 시민>(헤이북스 펴냄) 표지.
 국내 복지전문가 7인(이태수·이창곤·윤홍식·김진석·남기철·신진욱·반가운)이 최근 내놓은 <성공한나라 불안한 시민>(헤이북스 펴냄) 표지.
ⓒ 헤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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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는 한국의 복지국가는 정치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한다. 특히 대통령 선거가 복지 확대의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는 점을 들면서, '선거 동원 모델'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진행된 선거에서 보았듯이 선거 동원 모델은 복지국가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 기초노령연금을 비롯해 기초연금, 보육료 지원, 아동수당 등이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 되고 집권 후 제도화 됐지만, 개별 프로그램 차원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때 선거에서 약속했던 보편적 기초연금은 재정상 이유로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다.

그는 복지국가의 안정적인 확장과 새로운 복지체제를 위해선 이를 실현할 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복지국가를 만들어갈 정치적 주체의 형성 없이는 복지국가의 안정적 확장은 불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반드시 집권을 전제한 강력한 친복지 정당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소선거구제와 다수득표체제 중심의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내세운 정치교체를 위한 다당제와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후보의 약속이 실현되면 진보적인 친복지 정당이 탄생할 수도 있다. 

윤 교수는 "양당 구도가 무너지고 다당 구도가 형성되면, 다양한 이해를 가진 정당들의 타협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복지국가는 이같은 정치적 공간을 통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정치다... 한국 복지국가 미래 달린 2022 대선

또 코로나19 펜데믹과 함께 기후위기 등 생태위기가 사회적 위험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복지국가의 패러다임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고 했다.

이창곤 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은 "생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거대한 경제사회적 전환이 필요하다"면서"녹색 전환과 탈탄소 사회로 전환이 그것이며, 이를 위해 국가의 녹색(복지)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국가의 녹색복지화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 전 원장은 "정치와 거버넌스의 재구성이 이뤄져야하며, 무엇보다 시민의 적극적 동의와 기업의 참여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준 교훈은 우리 각자의 건강과 웰빙이 지구 전체 및 자연의 건강 및 웰빙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는 것"이라며"국가 간의 협력과 연대만이 이런 자연과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생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한국 사회보장제도의 핵심인 사회보험의 전면 개편을 강조한다. 불안정 노동자가 증가하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맞추지 못해, 많은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현재의 고용에 기반한 사회보험 가입을 소득 기반에 맞춘 가입 체계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면서 "보편적이고 관대한 소득보장제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기철 동덕여대 교수는 현재 민간에 맡겨져 있는 아동과 노인의 양육과 요양 등 돌봄 사회서비스의 개편 방향을 제시한다. 남 교수는 "모든 국민은 사회서비스를 권리로 보장 받아야 한다"면서 "사회서비스의 공공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공공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자가 주도하는 일터의 혁신을 통한 복지국가를 말한다. 지속가능한 복지 자본주의를 위해 혁신은 필요하며, 혁신은 일터의 역량 있고 창의적인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반 연구위원은 "한국 노동시장은 낮은 숙련의 일터에서 고숙련 일터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역량 중심의 성인 학습 체계를 마련하고 자율과 재량의 일터 혁신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그리는 새로운 녹색복지국가는 누가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 그래서 다시 '문제는 정치'다. 대통령 선거가 바로 앞이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의 안전과 더 나은 삶, 미래 비전을 위한 치열한 논쟁과 토론은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복지를 둘러싼 정치환경은 계속 변하고 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2010년대 들어 유권자의 정치 성향과 투표 선택에서 계급정치 양상이 조금씩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제조업과 서비스 노동계급이 인구의 절반 가까이 되고, 신중간 계급 중 진보적 성향을 가진 세력이 작지 않다"고 진단한다. 이들이 향후 복지정치의 거대한 지지세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와 권력 이동을 앞두고 새로운 복지정치의 주체 형성과 개혁프로그램의 구체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인지가 향후 한국 복지국가와 사회정책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복지국가 한국의 미래가 이번 선거에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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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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