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의 오른발 유효 슛 순간

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의 오른발 유효 슛 순간 ⓒ 심재철

 
기성용의 오른팔에 두 번 맞은 공 중 하나는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나머지 하나는 긴 시간 VAR 영상 판독 후 핸드 볼 파울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들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도 거의 다 끝난 시점이었기에 그 누구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을 것이다. 이렇게 인경전(仁京戰), 경인 더비는 어느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이어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FC 서울의 2022 K리그 1 시즌 첫 더비 매치가 26일(토)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고 박진감 넘친 게임 결과는 양 팀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기며 1-1로 끝났다. 극적인 동점골 주인공이 인천 유나이티드 FC 출신 윙백 김진야(FC 서울)였기에 더비 매치의 여운이 더 길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기성용의 오른팔에 두 번 맞은 공

공 점유율만 놓고 보면 어웨이 팀 FC 서울의 완승으로 보였다. 66.9%를 점유한 FC 서울은 역시 안익수 감독이 팀을 완전히 바꿔놓은 모습 그대로였다. 압박 수비가 놀라웠고 이를 바탕에 둔 역습은 빠르고 위협적이었다. 이 흐름은 두 팀의 패스 기록에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났다. FC 서울이 패스 성공률 82.8%(589/711개)로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63.7%(215/337개)를 압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효 슛 기록(인천 유나이티드 FC 5개, FC 서울 2개)은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앞섰다. 시즌 첫 게임부터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린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 덕분이었다. 무고사는 86분을 뛰며 4개의 슛 기록을 남겼는데 그것 모두가 양한빈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FC 서울 골문 안으로 날아간 유효 슛이었다. 
 
 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송시우를 에워싼 FC 서울의 필드 플레이어들

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송시우를 에워싼 FC 서울의 필드 플레이어들 ⓒ 심재철

 
게임 시작 후 19분 만에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골이 먼저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도혁이 부드러운 왼발 터닝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믿고 반대쪽으로 돌아들어간 스테판 무고사가 파워 헤더 슛을 날렸다. 이 공이 양한빈 골키퍼의 글러브에 맞고 골 라인 위로 떨어졌을 때 홍시후가 달려들어 오른쪽 어깨를 내밀었고 이를 막아내기 위해 따라들어간 FC 서울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의 오른팔에 맞고 자책골이 된 것이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어웨이 팀 FC 서울의 공격이 매서웠다. 후반전 시작할 때 이태석 대신 들어온 김진야가 잊을 수 없는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74분, 오른쪽 측면에서 '지동원-기성용-고요한'으로 이어진 짧고 정확한 패스 흐름이 완벽했고 이 연결을 받은 김진야가 인천 유나이티드 FC 교체 수비수 델브리지를 따돌린 뒤 오른발 동점골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유스 팀 대건고등학교를 거쳐 2017년 프로 무대를 밟은 뒤 73게임(1득점 3도움)을 뛰고 라이벌 팀 FC 서울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진야가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여 첫 골을 터뜨린 날이 하필이면 친정 팀과의 어웨이 게임이었으니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동료들이 달려들어 축하해 주었지만 김진야는 활짝 웃지도 못하고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손짓으로 친정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 4618명의 팬들 앞에서 예의를 갖췄다.

그리고 후반전 추가 시간에 FC 서울의 기성용은 또 하나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교체 선수 아길라르가 찔러준 공을 받은 김도혁이 이용재를 겨냥하여 오른발로 살짝 들어올리는 패스를 시도한 순간 바로 앞 기성용의 오른팔에 맞은 것이었다. 

누가 봐도 핸드 볼 반칙 순간이었지만 VAR 온 필드 리뷰 절차를 거친 김동진 주심은 의도적으로 팔을 뻗어 공의 진행 방향을 막은 것은 아니라는 판단으로 게임을 그냥 끝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홈팬들은 아쉬운 탄식을 내뱉었고 얼굴이 하얗게 될 정도로 질렸던 기성용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킥 오프 직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서포터즈(파랑검정)가 펼쳐든 반전 펼침막

킥 오프 직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서포터즈(파랑검정)가 펼쳐든 반전 펼침막 ⓒ 심재철

 
한편 킥 오프 직전 양쪽 서포터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멈추라는 손글씨 펼침막을 들어올리며 같은 목소리를 울려퍼지게 했다.

2022 K리그 1 결과(2월 26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1-1 FC 서울 [득점 : 기성용(19분,자책골) / 김진야(74분,도움-고요한)]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
FW : 김도혁, 무고사(86분↔이용재), 홍시후(29분↔송시우)
MF : 강윤구, 이명주(72분↔델브리지), 여름, 김보섭(86분↔민경현)
DF : 김동민, 이강현(86분↔아길라르), 강민수
GK : 김동헌

FC 서울 선수들
FW : 나상호, 강성진(60분↔김신진), 조영욱(69분↔권성윤)
MF : 기성용, 팔로세비치(60분↔지동원), 고요한
DF : 이태석(46분↔김진야), 오스마르, 이한범, 윤종규
GK : 양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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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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