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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화기 '판처파우시트' 400개, 지대공 스팅어 미사일 500기, 대전차 미사일(Typ Milan) 1000기, 피난민 구조 및 구급 지원을 위해 장갑차 14대, 헬멧 5000개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추가로 1만 톤의 연료를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의 요구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공격용 무기제공 및 수출을 거부하던 독일의 이런 입장 선회는 이례적이다. 이는 최근 독일 정부에 대한 국내외 압력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은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 반대, 대러시아 제재 물타기 등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대러시아 제재 중 가장 강력한 무기인 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차단을 포함시키는 것을 반대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받았고 다른 EU 회원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로부터도 비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해 12월 나토국가인 에스토니아가 동서독 통일 후 독일에 무상 제공받은 동독제 곡사포(Haubitze D-30)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려 했으나 독일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러시아 침공을 앞둔 지난 2월 14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차전에 대비하기 위해 1만2000기의 밀란(Milan) 대전차 미사일을 긴급하게 요청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대신 총 3억 유로의 차관을 두 차례에 나눠 제공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독일정부의 이러한 결정에는 말 못할 속사정이 있다. 가장 강력한 제제인 스위프트(SWIFT) 결제망 차단의 경우 자칫 소비 천연가스의 60% 차지하는 러시아 가스 공급이 중지 될 수 있기 때문에 독일 정부로서는 선택지가 아니었다.

또한 세계 4대 무기 수출국으로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무기를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지만 실제 독일 연방군은 해당 무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25일 독일 육군참모총장은 독일 육군의 전력을 "연방군은 알몸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언급해 큰 파장을 불러온 바 있다.

독일의 군사력이 이렇게 취약해진 것은 여러 가지 역사적 이유가 있다. 2차 대전 전범국으로 군사력 재건과 확장에 국내외 저항이 컸고 냉전 종식 후 군축이 대폭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폴란드, 헝가리, 체코의 나토(NATO)에 가입으로 독일의 방위 전선이 동쪽으로 후퇴함에 따라 군사력 유지 및 증강의 필요성이 더욱 낮아졌다. 이는 독일 국내 군축여론과 맞물려 국방예산의 감축을 초래했다. 최근 독일 군사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18만 독일 연방군의 병력·장비의 실전운용 능력이 73%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82년 전 마지막으로 유럽에서 내전이 아니라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침공한 것은 전범국 독일이었다. 2차 대전 유럽을 나치로부터 '해방'시킨 역사를 가장 큰 긍지로 여겼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함으로 이제 전범국이 돼 버렸다. 독일은 러시아를 규탄하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막힌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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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ie Universitat Berlin, Department of History and Cultural Studies (Researcher, Lectu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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