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조선시대 우리 선조의 초상미술은 사실묘사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였으나, 차가운 느낌은 없다. 골방 할아버지의 기침 소리, 사랑방 선비의 꼬장꼬장한 냄새까지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준다. 그 조선의 초상미술에서 영감을 받았다. 인생(人生)과 인진(人眞)의 본질을 드러내는 조각에 천착한다. 사람 '꼴'에 대한 감성표현에 민속가화(民俗佳畵.민화)에서 나타난 생략을 통한 투박스러움을 더해 섞어내는 조각작업이 나의 즐거운 일상이다. - <범 내려 온다 展을 앞두고 박종덕 작가 노트>에서
 
박종덕(61) 작가의 인물 조각전, '범 내려 온다'가 오는 3월 2일(수)부터 8일(화)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TOPOHAUS)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4번째 인물 조각전으로, 호랑이 얼굴이 도드라진 '범 내려온다', 제주도 탄생 설화의 주인공 '설문대 할망', 모딜리아니의 '붉은 머리의 여인', '노랑고흐', 싱가폴 영웅, 옆집 할배 ,어머니상, 녹두장수(將帥) 전봉준 등 박 작가만의 다채로운 인물조각상을 선보인다.

작가의 작업과 작품 변화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즐거운 일. 박 작가는 변함없이 과거와 현재, 역사와 설화, 시대와 국경을 넘나든 다양한 인물과 소통한다. 그리고 남양주에 위치한 양종석 가마(수동요. 세라믹 작업장)에서 흙으로 인물상을 빚어 뜨거운 가마에 굽고 그것에 조각을 하고 색을 입혀 다시 굽는 등 지난한 실험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박종덕 작가의 인물 조각 '범 내려온다 전'이 3월2일부터 3월8일까지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다.
 박종덕 작가의 인물 조각 "범 내려온다 전"이 3월2일부터 3월8일까지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다.
ⓒ 김희정

관련사진보기

 
이번 전시작품 가운데 특히 '범 내려 온다'도 인상적이다.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에 따르면 '호랑이는 큰 사람 즉, 대인(大人)을 뜻하고 온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큰 덕을 펼칠 사람을 상징한다.'라고 했는데, 이 작품의 호랑이 역시 정감 있으면서도 영특하고 의연하고 강직한 심지가 느껴진다.   
 
박종덕 작가의 인물 조각, '두려워하지 마라'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실체를 보여주면서 다시 힘을 내자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박종덕 작가의 인물 조각, "두려워하지 마라"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실체를 보여주면서 다시 힘을 내자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 김희정

관련사진보기


팬데믹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듯 빨간 마스크를 쓴 작품도 변화의 하나이다. 박 작가는 지난 26일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에는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함께 힘을 내자는 작은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저의 조각은 수많은 인물에 대한 그리움과 소망 등을 시각화한 입체드로잉과 같습니다. 그 가운데 마스크를 쓴 인물 조각 제목은 '두려워하지 마라' 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할머니께서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단다'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서로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상황에 압도당하여 겁먹거나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다시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절 또한 지나갑니다."
 
박종덕 작가의 인물조각, '범 내려 온다 전'이 3월2일~3월8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다.
 박종덕 작가의 인물조각, "범 내려 온다 전"이 3월2일~3월8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다.
ⓒ 김희정

관련사진보기


그의 작품은 여전히 어딘가 일그러진 듯 한데, 물끄러미 바라보면 어느 순간 정지된 작품에서 익살과 해학, 그리고 사람의 내면을 꿰뚫는 당당하고 강렬한 기운이 전해진다.

그러니까 그의 작품은 박 작가와 우리가 어디선가 한 번쯤 만나고 상상한 그 사람 이야기, 세상을 아름답게 가꿔가며 서로에게 덕을 끼치는 우리들 이야기이다. 새싹이 움트는 3월, 그 이야기와 지혜를 찬찬히 살펴보고 귀 기울여 볼 일이다. 

한편, 박종덕 작가는 SBS 문화예술 분야에서 30여 년 동안 근무했고 그러면서 짬짬이 조각 작업을 한 지 횟수로 20여 년째이다. 그는 2012년 한국방송PD대상(미술상)수상했으며, 2020년 SBS 예술분야 국장으로 정년퇴임 후 조각 작업에 매진 중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