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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혐오가 제20대 대선 정국을 뒤덮었다. 무책임하게 오가는 배제의 언어 속에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목소리와 현실은 지워졌다. 수많은 사람들의 투쟁으로 이뤄낸, 모든 시민을 포괄하는 민주주의와 정의가 오히려 정치에 의해 왜곡되고 부차적인 것에 불과해진 지금, 동료 시민들의 이야기를 힘주어 전하는 페미니스트 주권자의 목소리가 여기 있다.

페미니즘은 여성에 대한 차별뿐만 아니라 모든 불평등한 권력관계와 구조에서 차별을 발견하는 관점이자 실천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의 심화가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향과 방식으로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지금, 페미니즘의 언어로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성평등 정부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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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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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의 국회 통과와 함께 '기후위기 비상상황'이 선포됐다. 그 후 약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까지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포하지 않았고,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한 달 앞으로 가까워졌다. 이번 대선에서 '기후위기 대응'은 주요한 공약 주제로 등장했다. 하지만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공약에는 기후위기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이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신공항건설 계획, 탈원전 백지화, 온실가스감축목표 상향조절 반대 등 기후위기 시대를 역행하는 공약이 포함되어 있다.

기후위기의 피해는 불평등하게 전가된다

2020년에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와 점점 길어지는 폭염 일수로 많은 사람이 기후위기를 먼 미래가 아닌 우리의 현실로 인식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기후위기는 종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먼 "북극곰이 집을 잃는" 문제로 간주해 왔으나 기후변화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북극곰이 아닌 우리가 집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전국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KBS와 그린피스가 공동으로 기획한 기후위기 시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86.9%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한 계기로 73.7%가 '장마와 태풍 등 자연재해'를 꼽았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산불, 폭염, 수해를 비롯한 자연재해는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는 성별, 연령, 지역, 직업, 장애유무, 계급 등 사회 경제적인 불평등과 맞물리면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욱 심각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 발생 시 여성의 사망률이 높게 나타난다. 재난대응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거나 혹은 영유아나 고령자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과 동반할 경우가 많아 빠른 대피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기후위기가 여성의 교육권, 성별분업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기의 상황에서 젠더 불평등이 강화되는 것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잘 드러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여성의 돌봄노동과 가사노동의 부담은 증가한 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감소했다. 기후위기는 건강영향에서부터 경제활동에 이르기까지 젠더 불평등과 교차한다.

젠더정의 없이 기후정의 실현은 불가능하다
 

현재 기후위기 주요 해결방안으로 바이오에너지 개발,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차와 전기차 보급, 심지어 상용화도 불분명한 탄소포집·활용기술 등 과학과 기술개발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방안이 제시된다. 물론 온실가스 감축이 주요한 해결의 지표이지만 온실가스 감축 수치에만 집중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과도한 생산과 그로 인한 폐기물 증가, 무분별한 환경파괴,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성장과 개발신화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40%에서 45%로 상향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2019년 페미니스트그린뉴딜연합(Feminist Green New Deal Coalition)은 미국의 그린뉴딜 정책에 페미니스트 관점이 포함되어야 할 필요성을 지적하며, 기후정의를 위한 페미니스트 10대 원칙을 발표했다. 원칙의 주요 내용은 전 분야의 젠더적 교차분석 시행, 제도적 가부장제 대응, 페미니스트의 대안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기 등이다. 페미니즘 관점에 기초할 때 기후위기가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이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기후위기의 책임과 의무가 평등하게 배분되는 정책이 마련될 수 있다.

젠더정의 없이 기후정의는 실현될 수 없다.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 성평등 정부가 필요한 이유다. 페미니스트 주권자로서 요구한다. 페미니즘 관점에 기초한 기후정책을 마련하라.


[연재 순서]
① 기후정의를 위해 우리는 지금 성평등 정부가 필요하다(사라 여성환경연대 활동가)
② 일터와 삶터에서 모두의 평등한 공존을 위해 우리는 지금 성평등 정부가 필요하다(노헬레나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③ 페미니즘 복지국가를 위해 우리는 지금 성평등 정부가 필요하다(류형림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장)
④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우리는 지금 성평등 정부가 필요하다(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⑤ 익숙하지만 낯선 이주여성을 위해 우리는 지금 성평등 정부가 필요하다(남지은(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활동가)
⑥ 젠더폭력 근절을 위해 우리는 지금 성평등 정부가 필요하다(백조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활동가)
⑦ 우리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지금 성평등 정부가 필요하다(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⑧ [지역 2030 페미니스트 활동가 집담회 후기] 지역/청년/페미니스트에게도, 성평등 정부가 필요하다(양희주 제주여민회 사무국장)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여성환경연대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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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창립된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속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고 여성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연대를 이뤄나가는 전국 7개 지부, 27개 회원단체로 구성된 여성단체들의 연합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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