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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말도, 명도, 방축도가 보인다
▲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로 어질어질한 해안 절벽 멀리 말도, 명도, 방축도가 보인다
ⓒ 백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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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에서 아파트 숲을 걷어내면, 크고 작은 산봉우리로 겹겹이 둘러싸인 곳이 대한민국 땅인 듯싶다. 산봉우리들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오면서 높이는 낮아지지만 그 줄기는 바다까지 그대로 이어져, 우리는 이 봉우리들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물 위의 봉우리들을 섬이라 부른다. 한국의 서해안은 수평선이 안 보일 정도로 섬들로 가득하다.

전라북도 군산 앞바다에는 50에서 60여 개로 추정하는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군산군도다. 그중 사람이 사는 유인도가 10여 곳이고 사람들에게 멋진 풍경과 물고기 등의 양식을 제공하는 무인도가 50개에 가깝다.

섬이기 때문에 얼마 전, 즉 새만금 방조제로 연결된 신시도에서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가 해상교량으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군산에서 배로 들어가야만 했던 곳이다. 몇 개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육지가 되고 또 몇 개 섬은 주민들이 생활 터전을 육지로 옮기며 무인도가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고군산군도 섬의 숫자도 헤아리는 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새만금 방조제길을 가다 보면 중간쯤에 고군산군도로 들어가는 길이 나오는데, 첫 번째 섬이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크다는 신시도이고, 그 신시도와 무녀도를 연결하는 '고군산대교'를 건너면 무녀도, 그리고 무녀도 서쪽에는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선유도가 있다. 두 섬은 '선유교'가 연결한다. 또한, 선유도와 거의 붙어있는 장자도는 '장자교'가 이어준다. 

'신선이 노닐 만한 섬'이라는 선유도는 고군산군도 8경이 모두 있는 중심부로 십리 길의 모래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명사십리와 해질 녁 서쪽 바다를 붉게 물들여 장관을 이루는 선유낙조, 옥돌해변 등이 있는 곳인데 난개발로 선유도의 풍광을 즐기던 사람들은 선유도를 벗어나 배를 타고 관광객의 손길이 덜 닿는 섬을 찾게 되었다.

장자도에서 배를 타고 서쪽으로 10여 분 가면 관리도가 나온다. 2월의 반을 보내고 끝을 향하기 시작한 지난 주말(19일), 호젓하게 섬길을 걷고 싶어 관리도를 방문했다.
 
물이 빠진 해안에 배가 정박해 있다. 앞의 섬은 장자도이다.
▲ 관리도 선척장 인근의 갯벌 물이 빠진 해안에 배가 정박해 있다. 앞의 섬은 장자도이다.
ⓒ 백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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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도'라… 섬 이름이라 하기에는 좀 어색하다. 관리도는 무관들이 살았던 곳으로 적을 무찌르기 위해 수많은 활을 쏘아 적의 몸에 화살을 꽂아 댄다 하여 꽂지섬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또, 섬의 지형이 마치 꼬챙이와 같다 하여 꼭지도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한자의 꼬챙이 관(串)자를 붙여 '관리도'가 되었단다. 꽂지섬이란 말이 정겨워서인지 관리도의 둘레길 이름은 꽂지1길, 꽂지2길 식으로 '꽂지'가 따라다녔다.
 
관리도 서쪽은 해안 절벽이다
▲ 관리도 서쪽의 해안 절벽 관리도 서쪽은 해안 절벽이다
ⓒ 백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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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봉 갈림길에서 바라본 해변이 아름답다
▲ 징장블 해수욕장 투구봉 갈림길에서 바라본 해변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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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봉우리가 물에 잠겨 섬이 되어서인지 한국의 섬들은 산으로 이루어져 제대로 섬을 여행하려면 등산을 각오해야 한다. 해안선 길이가 7.3km에 불과한 관리도에도 중앙의 깃대봉(136.8m)을 비롯해 투구봉과 질망봉이 있고, 전체적으로 보면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다. 따라서 모래 해변은 동쪽과 남쪽에 발달해 있고 서쪽은 해안 절벽이다. 

11시 배를 타고 관리도에 도착했다. 선착장에서 동쪽 해안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길에서 만난 할머니에게 관리도의 특산물이 무어냐고 물어보니, "물고기를 잡고 사는데, 지금은 겨울이라 못 나가. 밥만 먹고 살어"라고 말씀하신다.

세상만사가 얽혀있는 듯한 바위 
 
서쪽 바다의 섬답게 물이 빠진 갯벌이 넓게 펼쳐졌다
▲ 버금물해수욕장 서쪽 바다의 섬답게 물이 빠진 갯벌이 넓게 펼쳐졌다
ⓒ 백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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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지루한 해안도로를 걷다가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로 내려갔다. 버금물해수욕장이다. 서쪽 바다의 섬답게 물이 빠진 갯벌이 넓게 펼쳐졌다. 방금 떠나온 장자도가 보였다. 갯벌 뒤로는 소나무 숲이 형성되어 있고 풍랑에 깎인 바위들이 모여 산을 이루고 있는데 바위 모양이 다채롭고 신기했다. 바위 하나하나에 세상만사가 엉켜있는 듯했다.
 
바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위 하나하나에 세상만사가 엉켜있는 듯하다
▲ 버금물해수욕장 주변의 바위산 바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위 하나하나에 세상만사가 엉켜있는 듯하다
ⓒ 백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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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보다는 해안 바위를 올라타며 놀다가 길을 되돌아 숲속 길인 꽂지4길로 들어섰다. 길옆에 제법 너른 갈대밭이 자리 잡고 있었다. 원래 가기로 예정한 방법은 서쪽으로 나 있는 꽂지 4길을 따라가다 꽂지2길의 서쪽 해안절벽길로 가는 것이었는데, 산이 오라고 불러서인지 그만 왼쪽으로 꺾인 꽂지4길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만만치 않은 등산로를 치고 올라 능선길에 올라가서야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동쪽 아래로 징장블 해수욕장과 장자도가 보이고 서쪽으로 160m 정도 더 올라가면 투구봉 정상이었다. 하지만 일행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정상 오르기를 단념하고 돌아가는 수밖에.
 
바다 바람을 맞으며 서쪽의 해안절벽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 해안절벽길 바다 바람을 맞으며 서쪽의 해안절벽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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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향한 꽂지4길을 만나는 지점까지 내려가 좀 더 직진하여 서쪽 해안절벽길로 가는 꽂지2길로 들어갔다. 아찔한 절경이 펼쳐졌다. 절벽 아래쪽에 낚시꾼들이 보였으나 내려다보면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의 낭떠러지였다. 절벽이 높아서인지 동쪽의 장자도도 보였다. 
 
용바위 해안을 감상하는 용바위 전망대는 관리도 필수 코스다
▲ 용바위 해안 용바위 해안을 감상하는 용바위 전망대는 관리도 필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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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휴게벤치를 지나니 관리도에서 가장 유명한 용바위가 나왔다. 무너질 듯 아슬아슬한 용바위 전망대에서 증명사진을 찍고 낙조전망대로 향했다. 3시에 장자도로 돌아가는 배를 타야 하기에 낙조전망대에서의 낙조 감상은 포기해야 했으나 멀리 서쪽 바다에 떠 있는 말도, 명도, 방축도 등을 볼 수 있었다. 섬들은 비어 가고 있는데,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건설한 섬들을 잇는 출렁다리가 보였다. 
 
서쪽 바다로 내려가는 해가 하늘과 바다를 조금씩 붉은색으로 물들여가고 있다.
▲ 선유도 옥돌해변의 낙조 서쪽 바다로 내려가는 해가 하늘과 바다를 조금씩 붉은색으로 물들여가고 있다.
ⓒ 백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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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관리도를 한 바퀴 돌고 다시 배를 타고 장자도로 돌아가 장자교를 건너 선유도에 도착했다. 고군산군도에 왔으니 선유도는 봐야 하지 않겠는가? 선유도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옥돌해변으로 향했다.

옥돌해변은 해수욕장보다 주변 데크 길이 유명했다. 데크 길은 400m 정도의 편안한 길로 관리도 절벽길에서 지친 다리의 마무리 운동으로 안성맞춤이었다. 게다가 서쪽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눈 부신 해를 볼 수 있으니 웬 횡재인가. 벌써 해는 하늘과 바다를 조금씩 붉은색으로 물들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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