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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포스트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지인의 말이 솔깃해 무턱대고 가입을 했다.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어?' 2차 질문이 들어갔다. 블로그와 연동해 놔야 한다는 답변이다. 
   
당장 내 블로그로 향했다. 블로그야 친숙한 단어고 사용법은 모르지만 검색할 때 정보를 알려 주던 곳이니, 만들 줄은 몰라도 먹을 줄은 아는 음식 같은 것이었다. 이제 그 음식을 직접 만들면 되는 것이니 쉽게 생각했다. 더구나 애드포스터처럼 금시초문도 아니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가입만 돼 있지 아무것도 없는 빈집 블로그는 '독백 형식의 일기'처럼 블로그씨가 물어오는 질문만 나를 반기고 있었다. 손 봐야 할 곳이 많았다. 맛집으로 오픈하려면 간판부터 바꿔야 하니 일단 대문을 꾸미고 인테리어를 했다. 제한적이긴 했지만 썰렁하진 않았다.

나름 컴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블로그에서는 자주 헤맸다. 초보 요리사처럼 계속 질문을 하며 블로그를 손질했다. 일단 카테고리를 만들어 메뉴를 설정했다. 주제는? 주제에서 잠시 막혔으나 딱히 없어 일상으로 정했다. 그리고 일상을 기록했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를 옮겨 놓는 걸로 시작했다. 기사로 채택되지 않는 글도 업로도 시켜 페이지수를 늘려 나갔다.

아침 점심 저녁 끼니 사진을 찍어 포토로그를 만들었다. 사진만 찍어 짧게 포스팅하면 되는 거였다. '이렇게 쉬운 돈벌이를 여태 안 했다고?' 내가 그동안 문맹이었구나, 한심하기까지 했다.  

지인이 맛깔나게 사진 찍는 팁을 알려 줬지만 따라 하기가 쉽진 않았다. 그래도 제법 모양을 갖춰 나갔다. 이대로만 나가면 금방 광고가 붙고 수익 창출을 할 수 있을 거 같은 기대감에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포스팅을 했다.
     
매일 포스팅을 하며 일상을 선보였지만 방문객 수는 고작 1, 2명이었다. 처음엔 누구나 다 이렇게 시작하는 거지 하면서 의욕을 잃지 않았다. 가끔 하트 수도 보였으니 이제 이웃이 생기면 되는 것이었다. 슬슬 이웃 신청하는 알림이 떴다. '서로 이웃'을 신청한 블로거가 반가워 달려갔더니 품앗이 차원이라며 신청의 목적을 밝히고 있었다.

품앗이라도 어떤 블로거인지 궁금해 방문해 보았더니 전혀 관심 없는 직종이었다. 대부분 복사본으로 붙여넣기 한 광고성 선전지를 포스팅하고 있었다. 아무리 품앗이라도 '서로 이웃'을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다. 다른 서로 이웃 신청 블로거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내 관심 밖 주제였다.  
   
수익을 목표로 한 내가 '서로 이웃' 조건을 따지는 게 어색하지만 이웃을 늘리게 위해 서로 이웃을 수락한다면 내 관심사가 아닌 포스팅을 매일 봐야 한다. 관심도 없는 포스팅을 강제로 보며 형식적으로 블로거를 만들고 싶진 않았다.
 
의욕을 갖고 시작했던 내 블로그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향했다.?
 의욕을 갖고 시작했던 내 블로그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향했다.?
ⓒ envato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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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초보 블로그지만 진정한 이웃을 찾고 싶었다. 너무 무리한 조건이었을까. 이런저런 이유로 서로 이웃 신청한 블로거들을 선별해내니 이웃이 하나도 없었다. 내 블로그는 딱 현실의 나였다. 너무 골라내다 결국 한 명의 이웃도 만들어 내지 못한 닫힌 성격 그대로, 닮은 나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깟 이웃이 뭐라고 그냥 수락 한 번 하고 각자의 포스팅은 건너뛰거나 가끔 하트 한번 눌러주면 그만인 것을, 뭐가 어렵다고 튕긴 걸까. 이웃을 늘려야 광고도 들어오는 것인데 나는 왜 그렇게 못하는 걸까. 아무래도 난 '사업 체질이 아닌가 봐' 자책했지만 그게 나인 걸 어쩌지 못했다.

그리고 어차피 내 블로그 역시 일상인데 특별하지도 않은 나의 일상을 누가 궁금해한단 말인가. 서로 이웃 신청한 그들 역시 내 콘텐츠가 관심이 아닌 그냥 이웃이 필 요것이었을 뿐일 텐데 내가 주제넘게 그들을 까고 있었다. 그렇다고 관심 끌기 위해 무분별하게 여기저기 아무 뉴스나 복붙 하기에는 내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블로그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정보 검색을 하다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내가 쓴 기사가 출처도 없이 파워 블로거 메인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었다. '기사의 출처를 밝혀주세요'라고 댓글을 남겼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대답이 없다.

다른 곳에도 내가 쓴 기사들이 업로드 돼 있었다. 출처를 밝힌 곳도 있지만 밝히지 않은 곳도 꽤 있었다. 남에 글을 업로드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블로그가 표절과 거짓된 정보로 점철된 세상이라면 내가 뛰어들기엔 힘든 곳이라 판단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유일하게 이웃하고 있는 재테크 파워 블로거도 얼마 전 자신이 쓴 포스팅이 표절되어 돌아다닌 제보에 모든 링크를 막았다고 한다. 여기저기 무분별하게 퍼 나르는 정보와 표절을 제재할 방법이 현재로선 각자의 양심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넓고 넓은 미디어 세상에 포스팅을 정성 들여 작성한 원조와 퍼 나르기만 하는 가짜를 어떻게 선별할 수 있단 말인가.

수익만을 위해 뛰어든 블로그라면 수익만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데 다가온 이웃도 수락 못하면서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단 말인가.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 초심(?)을 잃었다. 하지만 아무리 수익을 위해서라도 내 신념에 반하면서까지 할 수는 없으니 블로그는 나하고 안 맞는 세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에겐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사명감도 없고, 전문 콘텐츠도 없었다. 흔한 맛집 탐방 조차 없는 폭 좁은 일상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은 애초부터 무리한 욕심이었다. 블로그씨를 너무 쉽게 봤다. 아무나 블로거가 되는 게 아니었다. 결코 내가 요리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의욕을 갖고 시작했던 내 블로그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향했다. 
     
찾아오는 방문객 수가 0이었고, 읽음도 0으로 표시되는 날이 길어졌다. 원대한 나의 꿈은 다시 독백 형식의 일기로 남아 있게 되었다. 짧지만 긴 한 달이었다. 그리고 멋진 도전이었다. 비록 접었지만 가 본 길에 대한 미련은 없으니 두 번 다시 블로그를 기웃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태그:#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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