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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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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기분 좋은 얼굴로 취재진을 맞았다.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성토하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가 시절의 굳은 얼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얼굴이 좋아지셨다"고 인사를 건네자 김 사장은 "매우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고 싶은 정책들을 해나가고 있고 진척이 있다"고 반겼다.

하루 일과를 설명하던 그는 SH공사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도 드러냈다. 김 사장은 "(SH공사) 구내식당에서 하루 두 끼 이상을 먹고 있는데 이렇게 맛있는 식사는 처음"이라며 "SH공사가 우리나라 지방 공기업 중에는 가장 좋다, LH(한국주택도시공사)보다 월등한 역량을 가진 조직"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원가와 SH공사의 수익을 낱낱이 공개해 주목을 받았던 김 사장은 후분양제 정착, 건물만 분양 아파트 공급, 공공 아파트의 품질 향상 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시민운동가 시절부터 도입을 주장했던 '토지임대부 주택'(건물만 분양하고 토지는 임대)은 건물만분양 아파트 등 시민들이 알기 쉬운 이름으로 바꿔볼 생각이다.

"분양가 3억 건물만 분양 아파트, 상반기 시동"

김 사장은 "건물만 분양 아파트는 분양가를 3억, 강남은 5억 정도로 공급할 것"이라면서 "절차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상반기 중 시동을 걸 수 있다"고 말헀다. 아울러 '서울형 건축비'를 새로 도입해 공공주택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서울형 건축비를 한참 설명하던 그는 탁자 위에 있던 두꺼운 건축비 연구 책자를 들어 "이 책을 봐야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가 제안해왔던 토지임대부 주택과 분양원가 공개 등의 주택 정책들은 최근 대선후보들의 공약으로 나오면서 빛을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정책에는 저작권이 없다"면서 "대선후보들이 지금 공약을 내놓고 있는 것들 가운데 분양원가 공개 등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은 당장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H 등 공기업들이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정치인이나 언론들이 없다보니 그냥 그렇게 넘어가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아래는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SH 분양 강남 아파트 원가도 곧 공개할 것"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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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공사 사장으로 부임하고는 처음 뵙는데 얼굴이 훤해지셨다.

"원래 좀 그랬다(웃음). 일단 집에서 회사까지 15분 밖에 안걸리니까 괜찮은 것 같다. 구내식당이 2000원대인데 이렇게 맛있는 식사는 처음 먹어본다. 국회 구내 식당도 국회 보좌진 시절에 이용 해봤지만 여기는 국회 식당보다 더 값도 싸고 음식 질도 좋다."

- 공사 사장으로 부임한 지 3개월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취임하고 두 달동안 오전에는 업무 보고를 받고 오후에는 임직원들과 토론을 했다. 기존에 했던 정책이 좋은지 열심히 토론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정책의 우수함을 설명했다. 또 내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업무를 살피면서 바쁘게 지냈다. 그러면서 공사의 장단점, SH공사 임직원들이 보유한 능력과 시스템이 파악되면서 자신감이 좀 생겼다. 매우 기분 좋은 하루를 계속 보내고 있다. 하고 싶은 걸 계속 해 나갈 수 있고 하고 싶었던 것들이 조금씩 계속 진척되고 있다."

- 시민활동가 시절에는 SH공사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사장이 되고 나서 본 SH공사는 어떤가?

"SH공사는 우리나라 지방 주택공기업 중에서는 가장 뛰어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보다도 월등하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었다. 지난 2007년 후분양제와 분양원가공개, 장기전세 주택 등 중앙정부와 다른 공기업이 하지 않는 정책들을 해왔던 곳이다. 내가 원하는 정책들을 빨리 실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부임하자마자 한 달만에 전격적으로 분양원가도 공개하지 않았나. 앞으로 SH공사는 대한민국의 주택, 부동산, 건설 전반을 이끌어갈 조직이 될 것이다. 여당이나 청와대, 국회에도 여러 제도적 제안을 선도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공기업이다."

- 취임하고 가장 먼저 공공분양 아파트의 원가를 공개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공사가 아파트 분양을 통해 얼마의 이윤을 남겼는지도 공개했는데 그 이유는 뭔가?
 

"우리 대한민국에서 서울의 아파트 건축비가 제일 비쌀 거라고 생각하지 않나. 지금 서울의 분양가가 얼마고 서울의 분양 원가가 얼마고 서울의 건축비가 얼마인지를 투명하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원가 공개 결과 (일반적으로) 25평 아파트 분양가는 4억원, 분양(기성) 원가는 3억원, 이 중 건축비는 1억5000만원이었다. 서울 강동구나 송파구에 지어도 원가는 3억원이고, 분양가를 4억원에 책정해도 1억원이 남는다. 그렇다면 사전청약을 받는 3기 신도시 분양가는 20평이 왜 7억원이 넘을까 궁금하지 않나. 앞으로 아파트 분양 받으실 분이 참고하시라고 한 거다. 강남 아파트 원가도 이번 주 중 공개할 예정이다."

- SH가 선제적으로 분양원가 공개를 했지만 LH는 요지부동이다.

"지금 사전 청약을 받으면서도 달랑 추정분양가 한 줄만 공개하는 게 LH다. 공개를 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안되나보다 생각하는 것 같다. 작년에도 LH 투기로 대한민국이 들썩들썩했는데 '뭐 일년 지나니까 조용해지더라', '우리가 뭘 잘못해도 문제 삼지 않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건축비에 50% 더 투자, 100년 가는 아파트 만들 것"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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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당장 공개한 분양원가를 토대로 보면 향후 공사가 분양하는 아파트 분양가도 더 내려길 여지가 있는 것 아닌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이익을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 공공주택 유지비·운영비 등을 중앙정부가 지원해줘야 하는데 지원을 못받고 있다. 공공주택은 국가 사업이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임대료도 우리는 그동안 동결을 해와서 LH보다 임대료가 낮다. 제도적 문제를 풀어가면서 공사의 분양 수익을 좀 줄여도 좋을 환경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 토지임대부(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 이른바 반값 아파트 정책으로 불린다.) 등 당장 할 수 있는 정책들도 있지 않나. 그동안 줄곧 주장해왔던 토지임대부 아파트은 언제 볼 수 있을까?

"토지 임대부라는 표현을 이제는 쓰고 싶지 않다. '건물만 분양'이라고 용어를 좀 쉽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용어가 아직 확정된 건 아닌데, 일단 건물만 분양이라고 써줬으면 좋겠다. 마곡이나 위례, 고덕 등 우리 공사가 가지고 있는 땅에 우선적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기존 분양 방식이 정해진 걸 바꿔야 하니까 절차를 밟고, 의회와 서울시와도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 절차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상반기 중에 시동을 걸 수 있다."

- 건물만 분양 아파트 분양가는 어느 수준이 될까?

"건물만 분양 아파트의 경우 25평 아파트를 3억, 강남권에는 5억원에 분양할 거라는 얘기를 지금 6개월째 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파트를 짓는 건축비를 평당 600만원을 투자했다면 지금보다 50% 이상을 더 투자할 것이다.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가 아닌 서울 사정에 맞는 서울형 건축비를 신설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 서울형 건축비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지금까지 지은 공공 아파트는 50년 수명이었다면, 앞으로는 건축비에 지금보다 50% 이상 더 투자해서 100년, 200년 가는 명품 주택만 지을 것이다. 공공주택 품질을 개선하는 문제는 시장 지시사항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건축물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지어서 대대손손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건물만 지을 것이다. 설계 도면과 건설자재들도 모두 공개하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만들어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할 것이다. 건물만 분양을 하기 때문에, 분양가는 3억~5억원 선에 맞출 수 있다. 그런 연구는 내가 20년 전부터 해놨다. (건축비 연구 책자를 들어보이면서) 이걸 봐야 한다."

공정률 90%에서 후분양하면 생기는 일들

- 최근 후분양제를 공정률 90% 수준에서 하겠다고 했다. 공정률 기준이 기존 80%에서 더 높아진 것인데 어떤 차이점이 있나?

"30층짜리 아파트는 공정률 90%이면 1층부터 10층 이상까지는 이미 다 완공된 상태다. 1층부터 10층까지 완공된 아파트를 분양 받을 사람들이 다 봐서 꼼꼼히 다 확인한 후에 살지 말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 후분양을 하면 분양권 전매도 사라진다. 이번 광주 아이파크 같은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 우리는 15년간 후분양을 해오면서 이자도 받지 않았다. 그런데 LH 분양가보다 SH공사 분양가가 비쌌나. 그렇지도 않다. 후분양을 하면서 서울시민들에게는 전혀 부담을 주지 않았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면서 중앙 정부 통제를 받지 않아도 되는 정책들을 해나가고 있다."

- 최근 대선후보들이 분양원가 공개와 토지임대부 주택 등 김 사장이 주장해온 정책들을 잇따라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빛을 보지 못했던 정책들이 비로소 알려지게 되는 셈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책에는 저작권이 있는 게 아니니까 각자 알아서 하면 좋겠다. SH공사가 내놓는 정책들과 중앙정부가 내놓는 정책들이 서로 경쟁을 하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주택 정책이 나아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나는 정책 결정권은 없지만 시민운동가일 때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정책 제안을 할 것이다. 권한이 있는 정치인들은 공약만 내놓지 말고 분양원가 공개 등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은 당장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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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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