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 확장판>의 한 장면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 확장판>의 한 장면 ⓒ JTBC

 
JTBC <방구석 1열: 확장판>이 다양한 K-콘텐츠들의 메시지와 매력을 주제로 유쾌한 수다 속에서도 깊이있는 분석을 선보였다. 2월 18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방구석 1열: 확장판> 첫 방송에서는 봉태규, 유세윤, 장도연, 변영주 감독, 박상영 작가, 배우 손석구가 출연하여 <언프레임드>와 <오징어게임>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새로운 아지트에 함께 모인 멤버들은 최근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애플TV, 쿠팡,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등 다양해진 OTT(Over the top) 채널들의 특징과 그 영향력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다양하면서도 수준높은 컨텐츠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전 세계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변영주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극장 개봉으로 흥행에 크게 성공한 <스파이더맨>의 사례를 언급하며 "OTT의 강세가 '극장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블특정 다수가 극장처럼 한 공간에서 같은 콘텐츠를 즐기는데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기대되는 신작으로 <강철부대> 시즌2,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드라마 <킬힐> 등이 소개됐다. 봉태규는 최근에는 콘텐츠 파티룸(온라인상에서 콘텐츠를 함께 관람할수 있는 방)이 유행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비대면 콘텐츠 공유 문화에 대하여 설명했다.
 
배우 겸 감독 손석구가 게스트로 등장했다. 손석구의 출연작들이 보여준 다양한 캐릭터들이 언급됐다.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이른바 '너드미'를 선보였던 손석구는 "저와 비슷한 캐릭터라서 연기하기 편했다"고 밝혔다. 본인의 실제 연애스타일도 "편안하게 좋다. 이벤트형보다는 방구석형"이라고. 손석구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보여준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명대사를 장도연에게 재현하며 쑥스러움을 감추지못했다.

손석구는 < D.P. >에서는 악역에 가까운 헌병대장 보좌관 임 대위를 연기했다. 손석구는 "군대 이야기에 그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공감할줄 몰랐다"고 밝혔다. 변영주는 < D.P. >의 인기 비결에 대하여 "군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직업군이자 직장 생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모두의 공감을 얻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 확장판>의 한 장면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 확장판>의 한 장면 ⓒ JTBC

 
강한 이미지 때문에 악역 제의도 많이 들어온다고 고백한 손석구는, 최근작 <범죄도시2>에서 마동석과 대립하는 악역을 맡았다고 고백하며 전작의 장첸(윤계상) 못지않은 강력한 빌런의 탄생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손석구는 자신의 OTT 취향을 공개했다. 요리 다큐, 영화 <황해> 등이 리스트에 올라있었다. 손석구는 연출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계속 돌려보는게 나홍진 감독의 작품들이라고 밝혔다.

이날 소개한 작품은 바로 <언프레임드-재방송>이었다. <언프레임드>는 손석구를 비롯하여 최희서, 이제훈, 박정민 4명의 배우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옴니버스 작품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도 선정됐다. 이중 손석구가 연출한 <재방송>은 무명 배우인 조카 수인(임성재)과 고령의 이모(변중희)가 함께 하루를 동행하며 병원과 친척의 결혼식장을 오가면서 겪는 일상을 따뜻하고도 먹먹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원래 연출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는 손석구는 우연히 제작사 대표이기도 한 이제훈의 제의를 받아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를 제의받았고, '프레임을 지운다'라는 주제처럼 정해진 틀이나 제약이 없었던 자유로운 제작환경에 매력을 느껴 도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일상적이고 소소하고 인간극장같은 리얼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었다는 손석구는 "다른 조건이 부족해도 배우들이 진짜같이 연기하면 (그 작품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주인공 수인은 손석구의 실제 30대 시절이 투영된 캐릭터였다. 손석구는 극중 수인이 소파에 누워 천장을 보는 장면을 거론하며 "실제 30대 초반에 가장 많이 봤던 이미지가 바로 천장이었다"며 일거리가 없던 무명 배우 시절의 고충을 고백했다.
 
임성재 배우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통역관, <자산어보>에서 군포에 시달리는 백성 역할 등으로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손석구와는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친구 역할로 함께 공연하며 친분을 쌓았다. 리얼한 연기가 돋보였던 이모 역의 변중희는 교직에서 일하다가 은퇴한 후 50대에 연기 생활에 뛰어난 이색적인 경력의 배우로, 손석구가 작품 초기 캐스팅부터 주변으로부터 이구동성으로 추전을 받았다고.
 
주인공들을 하필 이모-조카로 설정한 이유에 대하여 손석구는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의 관계를 원했다고 밝혔다. 손석구는 한 문장으로 요약한 영화의 주제를 "결핍이 결핍을 알아본다"고 정의했다. 사회에서 소외된 무명배우와 가족들 사이에서도 소외감을 느끼는 이모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서로의 처지를 알아보고 유대감을 느끼는 과정에 주목했다. 특히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신스틸러인 수인 엄마의 캐릭터는 바로 순도 100%로 손석구의 진짜 어머니를 모델로 만들었다고.

제목을 <재방송>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하여 손석구는 재방송처럼 잃어버린 딸을 그리워하는 이모, 재방송처럼 자신의 출연을 영원히 남기고 싶은 조카처럼 두 사람의 공통분모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손석구는 "30대에 가장 잘한 선택이 이 작품을 연출하기로 한 것"이라며 연출작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두 번째 작품으로는 지난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오징어 게임>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상영 작가는 "그 전에도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K-콘텐츠는 많았지만, <오징어게임>의 차이는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반응을 일으켰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우 오영수의 골든글로브 수상, 드라마에 등장했던 '달고나 키트'의 폭발적인 판매량 기록, 배우 라미 말렉이 출연한 미국 'SNL'에서의 패러디 등이 언급됐다. 유세윤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으로도 통한게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사실 데스 게임 장르는 이전에서 기존의 작품에서도 많이 활용된 소재다. 처음 드라마가 선보였을때만 해도 정작 국내 언론은 이러한 장르적 클리세를 빌미로 <오징어 게임>을 혹평하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진부할 수 있는 장르적 공식을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전통놀이와 추억의 게임을 활용하며 변주를 준 것이 세계 팬들에게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오며 대성공을 거뒀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 확장판>의 한 장면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 확장판>의 한 장면 ⓒ JTBC

 
봉태규는 <오징어 게임>만의 특징으로 "기존 데스게임 참가자들은 적에게 대항할 무기가 있는데,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은 빈손이다. 그게 신선했다"는 생각을 밝혔다. 손석구는 "참가자들은 공동체를 형성한다. 결국은 경쟁해야하는 관계지만, 공동의 미션에 대처하기 위하여 함께 같은 유니폼을 입고 뭉쳐서 서로 협력해야 한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포근했다"고 밝혔다.
 
박상영은 이에 덧붙여 "기존의 데스게임이 인간이 얼마나 비인간적이 될 수 있는지 초점을 맞췄다면, <오징어 게임>은 비인간적인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인간이 얼마나 인간적이었는지를 한국적인 신파를 통해 전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영주는 연출자의 관점에서 "<오징어 게임>의 차별성은 2화인 '지옥' 편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처음에 모두의 합의로 게임을 포기하고 각자 집으로 갔지만, 결국 다시 게임으로 돌아온다.
 
변영주는 "지옥을 탈출한 줄 알았는데 현실이 지옥이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벼랑 끝에 선 이들이 게임에 다시 참가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를 통하여, 단순히 잔인하기만 한 장르물을 넘어서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특히 변영주는 "참신하다는 것은 소재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뻔한 소재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창작자들을 위한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
방구석1열 손석구 언프레임드 오징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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