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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와 무당 굿판으로 항상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경주 문무대왕릉. 경주 문무대왕릉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라시대 수중릉으로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찾는 명소 중 하나이다.

문무대왕릉은 2014년 경주 외동읍과 문무대왕면 장항리를 잇는 토함산로가 시원하게 뚫려 접근성도 좋다. 푸른 동해 바다와 유적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라면 한 번쯤 들르는 장소이다. 인근에 문무대왕 수중릉이 훤히 바라다 보이는 이견대와 감은사지 그리고 양남 주상절리가 있어 경주 여행 하루 일정을 여기에서 소화해도 좋은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릉인 경주 감포 문무대왕릉 모습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릉인 경주 감포 문무대왕릉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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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수중릉

문무대왕릉은 삼국통일을 완성한 신라 제30대 문무왕을 장사 지낸 곳이다. 해변가에서 200m 떨어진 바다에 있는 수중릉으로 호국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무왕은 나당 연합군으로 백제를 멸망시킨 태종무열왕의 뒤를 이어, 21년간 재위하는 동안 668년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676년에는 당나라 세력까지 몰아내, 우리나라 최초로 통일국가를 이룬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왕이다.

2001년 국립 경주 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처음으로 문무대왕릉 발굴조사를 실시하여 그동안 수중에 있었던 신비한 베일이 벗겨졌다.

발굴조사를 위해 동쪽으로 들어오는 바닷물을 모래주머니로 막고, 양수기를 동원하여 가운데 고인 물을 빼낸 후 자세하게 수중릉을 살펴본 결과, 동쪽으로 들어오는 바닷물이 자연스레 서쪽 출수구로 빠져나가도록 동쪽보다 15cm 낮게 설계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다음으로 가운데 부분을 동그랗게 다듬기 위해 암초 양쪽에 튀어나온 부분을 징으로 인위적으로 깎은 흔적도 선명하게 발견되었다. 거북 모양의 덮게 돌은 남북으로 정중앙에 놓여 있다. 북쪽으로 머리를 두는 방향으로 놓여 있으며, 수중릉을 전자 탐사 결과 부장품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수직으로 세운 듯한 단단한 암석 위에 거북 형상의 돌을 얹어 놓은 것도 밝혀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릉인 경주 문무대왕릉 모습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릉인 경주 문무대왕릉 모습
ⓒ 사진제공 : 경주시 관광자원 영상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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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에는 문무왕이 '내가 죽은 뒤 바다에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하니 화장하여 동해에 장사 지내라'라고 유언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런 문무왕의 깊은 뜻을 받들어 아들인 신문왕이 바다의 큰 바위 위에 장사를 지내고, 그 바위를 대왕암(大王巖)이라 불렀다.

아버지인 문무왕이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동해 바다 서쪽에 지은 절이 감은사이다. 절이 다 지어지기 전에 문무왕이 죽자, 아들인 신문왕이 절을 완성하고 아버지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절 이름을 감은사(感恩寺)라 하였다.

문무왕을 장사 지낸 지 1년 후에 있었던 만파식적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대왕암에서 해룡이 나타나 신문왕에게 옥으로 만든 허리띠를 선물한다. 그리고 옥대와 함께 바위섬에서 자라난 대나무도 주었는데, 이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면 나라의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쉽게 잘 풀릴 거라고 해서 만든 것이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얼핏 보면 거대한 암초 덩어리처럼 보이는 대왕암은 사방으로 바닷물이 들고 나는 수로처럼 보인다. 4개의 암초 덩어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가운데를 에워싸고 있는 형상이다. 수로는 항상 잔잔하며, 바닷물은 동쪽에서 들어와 서쪽으로 나간다. 지명도 작년에 양북면에서 문무대왕면으로 바꿀 만큼 역사 교육의 장으로 승화하기 위해 성역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갈매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관광객들 모습
 갈매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관광객들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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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떼와 즐거운 시간

문무대왕릉 주변은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파도와 함께 휩쓸려 나가는 둥근 돌이 굴러가는 소리를 들으면, 마치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정하게 파도가 밀려오는 것 같지만, 어느 때는 파도가 훅 치고 들어와 바닷물에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뻥 뚫리는 맑고 푸른 동해바다. 문무대왕릉 봉길리 해변은 모래가 많지 않아 산책하며 거닐기 좋다. 알콩달콩한 커플들 데이트 장소로도 소문나 젊은 청춘 남녀들이 많이 찾는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과 또는 혼자 유유자적하며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문무대왕릉 봉길리 해변가에는 또 다른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다. 갈매기들과의 멋진 조우이다. 동해안 갈매기들이 여기에 다 모인 것 같다. 갈매기들이 해변가에 앉아 관광객의 일거수일투족을 응시하며,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는지 시선을 집중시킨다.
 
경주 문무대왕릉 해변가 갈매기 발자국 모습
 경주 문무대왕릉 해변가 갈매기 발자국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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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먹이인 새우깡을 하나씩 들고, 손을 높이 위로 올리면 순식간에 갈매기들의 먹이 쟁탈전이 벌어진다. 과자에 정신이 팔린 갈매기들과 서로 눈을 마주치면 섬뜩한 느낌도 들지만, 아이들은 재미있다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동해안에서 갈매기들과 멋진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 여기만 한 곳도 없다.

무당 굿판 신비한 경험

문무대왕릉은 사적지로 지정된 유명 관광지이지만, 주변은 환경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해안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쌓아놓은 큰 모래주머니가 너덜하게 찢어져 지저분하게 보이고, 바로 앞 해변도로에는 하얀 천막을 친 임시 무당 굿당들이 최근에 무분별하게 난립이 되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문무대왕릉 해변가에 하얀 천막을 친 임시 무당 굿당들이 무분별하게 난립된 모습
 문무대왕릉 해변가에 하얀 천막을 친 임시 무당 굿당들이 무분별하게 난립된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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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릉은 영험하고 신기가 있는 곳으로 소문이 자자하여,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여기를 찾는다. 특히 입시철에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며 두 손을 합장하고, 문무대왕릉 앞에서 기도를 드리는 모습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모래사장에 앉아 무언가 열심히 기도를 드리는 어머님들도 보이고, 가족의 건강을 지켜달라며 애원하며 기도를 드리는 모습도 보인다. 문무대왕릉 앞에서의 이런 모습은 이제 일상화가 된 지 오래 되었다. 기도와 함께 방생도 병행하여 인근 횟집에는 방생 고기를 판매하는 특수도 누리고 있다.

해변가에 임시 굿당을 설치하여 북과 징을 두드리며 내림굿을 받는 모습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 무당을 모셔놓고 굿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누군가는 이런 무속행위가 볼거리가 되어 좋아할지 모르나 또 누군가는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음을 유발하는 이런 야외 무속행위는 어디까지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하지 않나 싶다. 
  
경주 문무대왕릉 앞에서 기도하며 바다 물고기를 방생하는 모습
 경주 문무대왕릉 앞에서 기도하며 바다 물고기를 방생하는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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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임시 굿당 설치와 관련해 경주시 관계자는 "문화재과, 문무대왕면 등 관련 부서 합동으로 문무대왕릉 주변 문화재보호구역내에 불법 천막 설치 방지를 위해서 순찰 및 계도 활동을 강화해 사적지 경관이 보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경주시는 문무대왕면 주변 정비 기본 계획도 마련했다. 2026년까지 이 일대 환경 개선을 위해 역사광장과 비석공간 그리고 해양역사문화관을 설치하고, 이견대와 감은사지, 보행교를 연결하는 탐방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무분별한 무속인들의 천막 설치를 방지하기 위해,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참조하여 무속공간도 별도로 만들 계획이며, 해안침식 방지대책과 함께 문무대왕릉 주변을 역사교육의 장으로 함께하며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육성할 계획도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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