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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1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국회 앞 농성을 잠시 중단하고 다시 시민들을 만나러 마을 곳곳으로 향했다. 차별금지법도 못 만들고 대선국면으로 들어간 정치권을 규탄하며 우리 삶에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누고 있다. 총 24번의 지역 유세,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는 지난 해 10월-11월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었던 평등길 1110의 기록을 담은 영화 <평등길1110>의 상영회로 차별금지법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기간에 돌입하면서 점점 더 사회의 시선은 대선후보들에게 몰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외친다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차별금지법이다." 마을 골목에서 직접 만난 시민들의 절대 다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했다. 제정 찬성율 88.5% 그 어떤 대선후보보다도 지지율이 높은 차별금지법 제정하고 가자, 평등의 나라로![편집자말]
 
1월11일부터 서울과 경기지역 곳곳을 돌고 있는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유세차'
 1월11일부터 서울과 경기지역 곳곳을 돌고 있는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유세차"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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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유세단(약칭 차만세)'이 서울 방방곡곡을 달리고 있다. 차만세는 차별금지법과 평등의 말로 멋들어지게 꾸민 유세차량에서 거리의 시민들과 눈을 맞추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말한다.

처음 차만세 유세단원을 하던 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말은 잘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고민은 쉽게 풀렸다. 일방적으로 말을 던지고 가는 스침보다 평등의 이야기는 나누는 스며듬과 머무름의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번의 유세단원 경험 이후 '나'의 말을 걱정하기보다 '우리'의 말들이 어떨지에 대한 설렘이 커졌다.

곰곰이 생각하고 말해보는 차별

차만세 유세차가 잠깐 멈추고 보도의 시민들과 걸음을 맞추면 시민들의 반응이 또렷이 보인다. 바쁜 걸음에도 차별금지법 피켓을 읽어보는 시민,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한다는 시민, 차별금지법에 대해 묻는 시민. 차별금지법을 향한 시민들의 관심이 아주 뜨겁다.

최근에 차만세가 금천구를 갔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시흥사거리에 정차해서 유세단원이 집과 직장에서 겪는 여성의 차별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피켓을 들고 있던 중 한 시민이 눈에 띄었다. 그분은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유세단원의 발언을 집중해서 들었다. 발언이 끝나자 피켓을 들고 있던 유세단에게 와서 자신의 차별 경험을 토로했다. 백신패스가 시행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 중년 여성으로서 일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몇 마디를 주고받은 짧은 대화가, "그래서 차별금지법이 필요해요"로 마무리되었다.

우리가 엮어낸 평등의 시작

차만세가 중랑구를 찾아갔을 때다. 봉화산역 근처에서 서울의료원 간호사들이 "간호사들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만들어와 차만세를 환영해주었다.

발언하기를 쑥스러워하면서도 마이크를 잡은 김경희 분회장(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서울본부 서울의료원 새서울분회)은 발언을 통해 차별금지법에 대한 기대를 나눠주었다. 2019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서지윤 간호사 이야기를 통해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이 제정된 후 괴롭힘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대처해갈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차별금지법이 생기면 차별에 대해 사유하고 대응할 수 있는 언어와 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유세단의 중랑구 유세날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유세단의 중랑구 유세날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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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문제를 해결해보자

차만세에 참여하고 차만세를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입을 열어 차별을 꺼낸다. 차별 경험은 특별하게 지어낸 것이 아닌 그냥 삶의 한 부분이다. 차만세 활동이 흩어진 경험들을 모아 차별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알게 한다.

차별이라 명명하지 않은 부당함에 대해 혼자 속앓이할 때 얼마나 갑갑할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얼마나 속상할까. 그때 차별금지법은 '그것이 차별'이라고 알려줄 수 있다. 차별금지법이 생긴다면 왜 차별인지 고민하고, 함께 등을 토닥이며 해결의 방향을 고민하게 할 것이다. 차별을 차별이라고 부를 수 있을 때 문제 해결의 단초가 보인다. 차별금지법은 차별을 드러내는 언어를 제공함으로써 차별에 맞설 수 있게 할 것이다. 차별을 함께 인식하고, 차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대처하기 위해 차별금지법이 꼭 제정되어야 한다.

오늘도 달리고 있을 차만세는 많은 사람을 거치며 다양한 이야기를 쌓아가고 있다. 그렇게 쌓인 이야기들은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하고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를 상상하게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간절한 몸과 마음이 하루하루 모이고 있다. 사실 15년 동안 모여왔다. 이제는 정말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의 공기를 들이쉬며 살고 싶다.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에 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안나님은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의 상임활동가입니다.


태그:#차별금지법, #차별금지법있는나라, #평등법, #차만세,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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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차별의 예방과 시정에 관한 내용을 담은 법입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다양한 단체들이 모여 행동하는 연대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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