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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팀프로젝트 이야기를 소개하기에 앞서 글쓴이 둘을 먼저 소개합니다. 아래 글은 꿈틀리 4기를 지낸 달리와 밤비의 글입니다. 곧 입학하는 7기의 의미있고도 유쾌한 팀프로젝트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4기의 '오구오구'이야기를 다듬어보았습니다.[기자말]
팀 오구오구의 탄생
 
'오리와 구름이 돌보기'를 줄여 '오구오구'라는 팀명을 붙였다.
▲ 오구오구 팀프로젝트 발표 자료 "오리와 구름이 돌보기"를 줄여 "오구오구"라는 팀명을 붙였다.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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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와 달리는 꿈틀리를 가기 전부터 잘 알던 사이였기에 겨울방학 때부터 입학하면 어떤 일들을 하고싶은 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신나게 나눴다. 마침 달리는 유튜브에서 노란 오리를 목욕시키는 영상을 보고는 오리 알을 데려와서 키워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고, 조류공포증이 있던 밤비는 달리의 '개인프로젝트'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꿈틀리에서 오리를 키워보겠다는 건 어쩌면 가볍게 했던 말이었고 어쩌면 꽤 진지했던 계획이었다.

봄에 꿈틀리에 입학해 구름이와 댕댕이(학교 마스코트 강아지와 고양이)를 만났고, 아보쌤의 따뜻한 마음에 우리의 원대한 계획을 더하자 털 있는 친구들을 돌볼 일들이 하나 둘 늘었다. 둘이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내기 위해 결국 '팀프로젝트 오구오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여기서 팀프로젝트는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일들을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계획, 공부, 활동하는 꿈틀리의 수업 중 하나이다. 우리처럼 장난삼아 생각했던 일들을 실현해볼 수도 있고, 관심이 있지만 막연했던 일들을 배우거나 서로 가르쳐주며 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볼 수도 있다. 한 주제에 대해 관심있는 여럿이 모여 의견을 나누다보면 확실히 생기있고 즐거운 일들을 계획해볼 수 있다.  

오리들이 꿈틀리에 오기까지

처음 달리의 계획은 오리알을 부화 시켜서 달리를 엄마로 인식하는, 그를 따라다니는 오리무리를 만드는 것이었지만 현실적인 오구오구 사람들과 오랜 회의를 거쳐 강화 오일장에서 아기오리 세 마리를 입양해오는 것으로 수정되었다. (오리를 데려오기 전까지 생각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아서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해결했는데 그 중 하나였던 '졸업 후 오리를 책임질 사람'에 대한 계획은 매번 회의해도 매번 해결되지 않는 문제였다.) 꿈틀리 2기의 호두가 개인프로젝트로 만들었던 닭장을 3월부터 보수한 후 5월, 강화 장터에서 데려온 아기 오리 세 마리를 풀어놓는 것으로 오구오구의 오리 키우기 프로젝트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작은 학교의 작은 아기 오리 세 마리는 아침 운동을 하러 운동장으로 나가거나, 분리수거를 하러 나오거나, 밥을 먹으러 가는 4기들에게 자주 존재감을 빛냈는데, 솜털로 뒤덮인 생명체들이 소록소록 모여 자는 모습을 애정 어린 눈길들로 한참 바라봤던 친구들의 모습이 기억 난다. 오리들을 데려온 날 유쾌한 회의 끝에 각각 찰스, 엘리자베스, 가브리엘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
 
꿈틀리에 온 아기 오리들의 첫 날
 꿈틀리에 온 아기 오리들의 첫 날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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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마켓

모든 아기 동물들이 그렇듯이 아기 찰스, 엘리자베스, 가브리엘라는 무서운 속도로 자랐고, 그 속도에 맞춰 금방 바닥나는 사료를 오구오구 팀원들의 용돈으로 감당하는 일이 조금 버거워지자, 오구오구 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삼 일간 소소한 경제활동을 하게 되었다.

무지하게 더운 여름이었고 쉽게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없는 고립된 환경 안에서 감자튀김과 모히또로 사료값을 벌어보기로 했다. 여러 인터넷 쇼핑몰과 주변 마트들의 재료 가격을 비교하고, 레시피를 연구하고, 판매금액을 정했다. 시즈닝을 뿌린 감자튀김, 시토가 꿈틀리 마당에서 키운 허브를 넣은 모히또는 만들기도 어렵지 않고 맛있어서 인기 좋게 팔렸다.

손님은 (오구오구 멤버를 제외하면) 스물 몇 명으로 판매량에 제한이 있었지만 우리는 약 9만원의 매출액, 5만원의 순이익을 남겼고, 두 달 가량 오리 세 마리를 먹일 작은 금액을 마련할 수 있었다. 사실 재료를 주문하는 단계에서부터는 일을 너무 크게 키운 것 같아 조금 후회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의를 통해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또 각자 맡은 일을 즐겁게 해내고 나서, 미약하게나마 함께 무언가를 이루어 냈다고 말할 수 있었을 때의 만족감과 성취감은 보다 컸다. 모두 동의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순조롭게 진행된 것 같다.
 
오구오구 마켓을 운영중인 팀원들의 모습
 오구오구 마켓을 운영중인 팀원들의 모습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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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마켓의 메뉴판
 오구오구 마켓의 메뉴판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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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들의 집 청소

초여름 쯤 다 큰 오리들이 살기에 닭장이 좁아져 꿈틀리 4기의 베어그릴스, 스미스의 도움을 받아 오리들을 구름이가 살던 큰 울타리로 옮길 수 있었다. 잡초를 뽑고 지푸라기를 깔고 오리들이 수영할 수 있도록 대야에 물을 받아 주었다. 오리들은 그늘막 아래에서 조용히 쉬기도 했지만 날이 너무 더웠는지라 요란하게 퍼드덕거리며 사방에 물과 깃털을 튀기기도 했다.

여름이라 냄새가 심해질 때는 당번을 정해 마스크를 쓰고 오리집에 들어가 바닥을 긁어 내 쓸고, 수영장 물을 갈아야했는데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많은 학생들이 기피했던 화장실 청소보다도 힘들었다. 책임지고 있는 생명에게 공들여 할 범위는 언제나 예상보다 넓다는 것을 느꼈고, 다시 배웠다.
 
큰 집으로 이사한 찰스, 가브리엘라, 엘리자베스
 큰 집으로 이사한 찰스, 가브리엘라, 엘리자베스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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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알의 모습
 오리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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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오리들은 방학 새에 알을 낳기도 했다. 원래 오리를 세 마리에서 더 늘릴 계획이 없었지만 어쩌다가 오리알을 꺼내지 않고 두었는데 아기 오리들이 부화했고 이를 시작으로 오리들은 세 기수에 걸쳐 크게 번성했다.

4기 이후의 오리들

졸업 후 오리들의 거처를 분명하게 마련해 두지 않고 데려온 탓에 졸업할 때쯤엔 모두가 곤란해졌다. 집에 데려오겠다는 어렴풋한 계획은 공간과 이동의 문제로 실패했고, 여기 저기 알아 본 오리 농장, 생태농원은 보통 도축으로 이어지는 사육 시설이었다. 오리들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 무책임한 일을 벌였다는 것에 대한 좌절과 후회가 컸다.

결국 정말 다행스럽게도 학교에서 계속 오리들을 키울 수 있게 되어 오리들은 꿈틀리에 남게 되었다. 돈을 벌게 된다면 사료값부터 갚는 게 목표이다.

우리가 4기 안에 끝내지 못한, 어떻게 보면 무모했던 팀프로젝트를 안전하게 지속하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주고 많은 도움을 준 꿈틀리와 선생님들, 4기, 5기, 6기 분들께 무한한 감사함과 죄송함을 전하는 것으로 글을 마친다.

완수 선생님의 글

4기가 마무리하지 못한 팀프로젝트는 어떻게 마무리되었을까. 방학기간 동안 이틀 이상 학교를 비울 수가 없었다. 학생들이 남겨놓은 개와 고양이 그리고 오리를 돌보고 밥을 주는 일은 몽땅 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로 인하여 5월에 5기들이 늦깍이 입학을 할 즈음, 꿈틀 오리들의 엄청난 환영식이 벌어졌다. 귀여운 새끼오리들이 '꿈틀꿈틀' 자연부화했다. 새로운 생명이 꿈틀리에서 태어났다는 기쁨과 귀여운 새끼오리들의 재롱에 잠시 방학 때마다 고생한 보람을 느꼈다.

하지만 오리에 대한 우리들의 무지함은 경이로운 생명의 탄생을 갑작스런 살육의 현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새끼 오리들이 큰 오리들의 집단 괴롭힘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우리가 키웠던 오리는 집오리보다 자연생태적 성향을 많이 지닌 청둥오리인데, 사육 공간이 너무 좁아서 괴롭힘으로 죽임을 당했다. 생명을 키우는 일은 취미생활이 아니다. 밥만 주고 청소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물을 키울 때 그 동물이 갖고 있는 고유의 생태적인 특징을 모르면 이렇게 안타까운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함께 배웠다.

새끼오리들의 희생을 막으려면 입양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마침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들으신 보름선생님의 어머니께서 열 다섯 마리의 꿈틀새끼오리들을 입양하셨다. 2세대 꿈틀 오리들은 지금 보름선생님 부모님께서 만드신 충주의 농장에서 논 한 마지기를 통째로 서식지로 차지하고 대가족을 꾸리고 잘 살고 있다.
 
보름선생님이 입양한 오리근황
 보름선생님이 입양한 오리근황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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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으로 나머지 오리들의 이야기를 전해야겠다. 오리들은 이제 우리에 가두어 놓지 않아도 오리만큼 크고 꿈틀리 이 구석 저 구석을 맘대로 헤집고 다니는 터주대감 노릇을 했다. 텃밭을 헤집어 놓고 배추를 통째로 뜯어먹기도 하고 휴식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똥을 갈겨놓기도 했다. 기특하게도 5기와 6기들은 청소와 식사 당번으로 동물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 하지만 오리들의 만행(오리입장에서는 오리답게 사는 것)"이 점점 심해지자 이제 오구오구 프로젝트를 마감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시간이 갈수록 오리들은 골칫거리가 되어버렸고 지난 여름, 꿈틀리 오리들의 소식을 들은 어느 후원자 분의 농장으로 새로운 가족을 찾아 입양을 갔다. 꿈틀리 같은 공동체에서 동물을 키우는 일에 대해서 더욱 신중하고 책임감 있어야 한다는 걸 우리 모두 절실하게 깨달았다.

<꿈틀리인생학교>
입학문의: 032-937-7431
블로그: https://blog.naver.com/ggumtlefterskole
영상: https://youtu.be/Osi8w7I8l4s

덧붙이는 글 | 꿈틀리인생학교 4기로 졸업한 김채은(달리)과 김수연(밤비) 이 팀프로젝트 마무리하면서 보내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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