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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펍 맥주들.
 브루펍 맥주들.
ⓒ 윤한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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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맥주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침체기를 겪었다. 유흥용 시장은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고 가정용 시장의 '4캔 만원' 수제 맥주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성장은 정체됐다. 특히 유흥용 시장 침체는 고급 수입 맥주들에게 절망적이었다. 와인과 위스키 같은 고급 주류들이 가정용 시장에서 분전한 반면, 고급 맥주는 불확실한 포지셔닝으로 인해 채널 확장에 실패했다. 

가정용 맥주 시장은 편의점 4캔 만원 수제 맥주가 주도했다. 레트로 브랜드, 편의점 OEM,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맥주들이 기존 대중 수입 맥주들을 대체하며 양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대기업 맥주 공장을 통한 OEM은 마트와 편의점 물량을 자체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양조장들의 생산 채널이 되었다.

이런 흐름은 가정용 시장이 유흥용 시장을 추월하게 했으며 낮은 수익률을 감내하고서라도 더욱 가정용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가정용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일부 소규모 양조장들은 적극적인 생산 시설 확장을 통해 오비와 하이트 같은 일반 면허 양조장으로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 알콜 도수가 맥주와 비슷한 기타 주류가 맥주의 대체제로 떠올랐다. 쉘쳐 등 다양한 과일 향과 가벼운 바디감으로 무장한 이 술들은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맥주 시장을 위협했다. 또한 무알콜 맥주는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음료와 맥주의 중간 포지션을 확실히 차지하며 성장했다.

가정용 맥주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2021년 맥주 시장은 전체적으로 정체된 채, 반전 모멘텀을 찾지 못한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2022년 맥주 시장은 어떠할까? 올해 맥주 시장은 코로나 종식에 따른 양적 회복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질적 성장의 모멘텀 구축 여부를 중심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종식] 유흥용 시장은 회복될까

코로나가 종식되면 2년 간 침체된 유흥용 시장을 어느 정도 회복시킬 것이다. 다만, 코로나 이전과 같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비대면 문화는 직접 소통의 필연성을 떨어트렸다. 기업 회식, 회의, 세미나 등은 비대면 기술로 인해 상당한 수준 가능해졌으며, 늦은 밤까지 이어지던 술 문화도 이전과 달라질 것이다.

이런 문화적 변화는 유흥용과 가정용 시장의 명확한 분화를 이끌 것이다. 유흥용은 다품종 소량의 고급 맥주를 소비하는 채널로, 가정용은 저가 맥주를 소비하는 채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유흥용 시장의 플레이어들에게 전문성은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즉 소비자에게 명확한 컨셉을 제시하는 맥주집들이 성장하며 생존할 것이다. 독점 유통이 가능한 맥주나 맥주 큐레이팅 같은 전문성이 요구되고, 프랜차이즈 펍이나 대중 맥주 판매점과 차별적 가치를 갖는 개성 있는 매장들이 유흥용 맥주 시장에 더 많이 등장할 것이다. 

[주류 스마트 오더] 새로운 채널로 자리매김?

2020년 주세법 개정 이후 등장한 주류 스마트 오더는 맥주보다 위스키와 와인과 같은 고급 주류의 구매 채널로 정착했다. 이런 흐름은 일찌감치 예상된 것으로 발품이 필요한 고급 주류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근처 편의점이나 펍에서 픽업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맥주의 경우, 두 카테고리가 점차 주류 스마트 오더 채널에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고급 맥주는 타 고급 주류처럼 발품과 할인의 장점을 고루 누릴 수 있어 점차 늘어나는 중이다. 고급 맥주의 경우는 마트에서 퇴출된 이후 소수의 바틀샵 정도에서 구입할 수 있었으나, 주류 스마트 오더라는 추가적인 채널을 확보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마트와 편의점에서 4캔 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던 수입 맥주들은 24캔 박스 단위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향후 주류 스마트 오더 채널의 맥주 카테고리는 고급 맥주와 박스 단위 맥주로 고착되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브루펍] 국내 크래프트 맥주의 문화가 될까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소규모 맥주 양조장을 크래프트 맥주로 규정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경우 4캔 만원 수제 맥주를 이끈 회사들이 일반 면허를 취득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들이 여전히 '수제 맥주' 이미지를 이용하고 있기에 한국 수제 맥주는 더 이상 규모의 간섭을 받지 않게 되었다. 한국 수제 맥주 시장은 대량 생산을 하는 일반 면허 양조장과 소규모 생산을 하는 양조장으로 구분되면서 정체성의 분화도 더욱 활발해 질 것이다.

대량 생산 수제 맥주가 낮은 가격의 재미있는 맥주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소규모 수제 맥주들은 자신들만의 가치를 강조하는 맥주들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듯 보인다. 특히 브루펍은 로컬 맥주 문화를 강조하며 양적 질적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과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브루펍의 생존 방식은 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양조장과 다르다. 상대적으로 경쟁 강도가 낮은 특성도 브루펍이 장기적으로 한국 크래프트 맥주 문화의 중심이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저알콜 맥주] 새로운 트렌드가 될까

2021년 무알콜 맥주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면 2022년은 저알콜 맥주를 기대해볼 만하다. 저알콜 맥주란 2~4% 알코올 도수를 가진 맥주를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알코올 소비량이 줄고 낮은 도수의 주류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최근 몇 년간 이어졌다. 쉘쳐나 저알콜 주류가 만든 틈새시장을 저알콜 맥주가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과일을 첨가하거나 다른 주류와 혼합해서 마시기 쉬운 맥주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가정용 시장에서 젊은 층을 타겟으로 개성 있는 저알콜 맥주들이 예상되며 콜라보레이션 맥주도 이 시장을 확대시켜 줄 것이다.

2022년, 여전히 상수인 코로나

코로나는 모든 전망의 상수다. 종식을 예상하지만 시점은 여전히 미지수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삶을 회복하더라도 맥주 시장은 달라질 것이다. 주류 시장의 패턴은 소비자들의 문화와 행동 양식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올해 맥주 시장은 코로라 팬데믹이 성장시킨 와인과 위스키 같은 고급 주류의 가정용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가정용 고급 맥주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았기에 이런 외연 확장이 장기적인 맥주 시장의 성장을 판가름할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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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동에서 작은 맥주 양조장을 운영하며 맥주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맥주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사)한국맥주문화협회를 만들어 '맥주는 문화'라는 명제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beerg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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