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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2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국회에서 열리는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년 10월 22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국회에서 열리는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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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검찰총장이던 2020년 3~4월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 직후 채널A 기자에게 전화해 논란의 핵심이던 '한동훈-이동재 녹음파일'에 대해 물은 정황이 드러났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재판 자료에 따르면, 당시 채널A 법조팀장이었던 A 기자는 MBC 보도 사흘 후인 4월 2일 아래와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사내 누군가에게 보냈다.

"윤석열 총장이 B 기자 통해서 계속 물어오고 있나 봐요. (한동훈-이동재) 음성파일요."

B 기자는 당시 채널A 법조팀 소속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안과도 특별한 연관이 없는 인물이다.

A 기자의 메시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검찰의 수장인 윤 후보가 사적으로 B 기자와 접촉해 자신의 최측근(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사건을 직접 알아본 것이다. 특히 윤 후보가 문제의 핵심이었던 녹음파일에 대해 물었다면, 이는 "녹취록과 같은 대화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힌 한 검사장의 입장과는 다소 배치된 행위여서 여러 의문점을 낳는다.

공식적으론 "대화 사실 전혀 없다"더니... 왜 총장이 직접 전화했을까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 사옥 내 채널A 본사.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 사옥 내 채널A 본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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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채널A 기자에게 확인하려 했다는 녹음파일의 존재 여부는 이 사건의 핵심 사안이다.

앞서 3월 31일 MBC는 <"◯◯◯ 검사장과 수시로 통화"... 녹취 들려주며 압박">이란 제목의 보도를 통해, '이동재 전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전 VIK 대표(신라젠 대주주)의 측근(제보자X, 지아무개씨)을 만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대화한 녹음파일을 들려주고 녹취록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즉 이 전 기자가 여권 인사들의 비리를 취재한다는 명목으로 검찰 고위 관계자(한 검사장)를 언급하며 이 전 대표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은 MBC에 "신라젠 사건 수사를 담당하지 않고 있고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 수사상황을 전달하거나 녹취록과 같은 대화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보도 다음날인 4월 1일에도 한 검사장은 이 같은 입장과 함께 "MBC에도 '녹취록이 존재할 수 없으니 보도 전에 내 음성이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주기 바란다'는 입장을 사전에 전했다"라고 언론에 밝혔다. 같은 날 대검찰청 관계자도 "채널A로부터 '메모(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이 현재 거론되는 검사장(한 검사장)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들었다"라고 언론에 알렸다.

이런 입장이 나온 상황임에도 윤 후보가 B 기자에게 전화해 녹음파일에 대해 물어봤다면, 이 행위는 이례적인 일로 볼 수 있다. 한 검사장과 대검찰청이 '녹취록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는데도 검찰총장이 나서 사적으로 기자와 접촉해 음성파일을 문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찾았다는 음성파일은 무엇?... "기기 초기화로 확보 못해"

이후 채널A 자체 진상조사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총 세 차례 제보자X를 만났고 그 중 두 번째(3월 13일 카페), 세 번째(3월 22일 채널A 본사) 만남 때 노트북 화면으로 녹취록을 보여주거나 이어폰을 이용해(녹음 방지 목적) 녹음파일을 들려줬다(5월 21일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 <신라젠 사건 정관계 로비 의혹 취재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 보고서> 내용).

이 기자는 "한 뭐시기라고 있다. 윤석열 한 칸 띄고 최측근 이렇게 치면 딱 나오는 사람", "높은 검사장" 등을 언급하며 해당 녹취록·녹음파일에 한 검사장과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음을 암시했다. 아래는 제보자X와 만난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이 한 말임을 암시하며 대독한 것으로 보이는 녹취록 중 일부 내용이다.

"언론에서 때려봐 당연히 반응이 오고 수사에 도움이 되고, (중략) (이철) 와이프 처벌하는 부분 정도는 긍정적으로 될 수 있고, (중략) (이철 측) 얘기 들어봐. 그리고 다시 나한테 알려줘. 수사팀에 그런 입장을 전달해줄 수는 있어." - 3월 13일 두 번째 만남

"(이철 측에게 들은) 그 내용을 가지고 제보해. (대검) 범정(범죄정보기획관실, 현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접촉해. 필요하면 내가 범정을 연결해 줄 수도 있어." - 3월 22일 세 번째 만남


3월 13일 녹취록은 이 전 기자가 채널A 자체 진상조사에서 "그냥 창작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이고, 3월 22일 녹취록은 이 전 기자가 3월 23일 A 기자에게 카카오톡으로 보고한 것이다. 더해 이 전 기자는 3월 22일 들려줬다는 녹음파일에 대해선 '3월 20일 한 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일부 녹음했다'고 진상조사 과정에서 진술했다가 나중에 '제3자의 목소리를 들려줬다'고 번복했다.

이후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는 ▲ 이 기자 말대로 3월 13일 녹취록은 스스로 조작한 것인지 ▲ 3월 13일, 3월 22일 녹취록의 당사자가 한 검사장인지 여부를 "검증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이 기자가 자신의 노트북 및 휴대전화 2대를 초기화하면서 녹음파일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채널A는 자체 진상조사 후 6월 25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이 전 기자를 해고했고, 이 전 기자는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등 혐의와 관련해선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고, 2심이 진행 중이다. 다만 1심 재판부는 이 전 기자의 행위가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명백히 취재윤리를 위반한 것으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녹취록 논란에 대해 한 검사장은 지난달 27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MBC 보도 전에) 자기들(채널A)이 (먼저 연락이 와) 미안하다면서 MBC에서 무리하게 취재하고 있고 갑자기 (내게) 취재가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라며 "이 전 기자와 (후배인) ○○○ 기자가 절 그쪽(제보자X)에 (녹취록이 있다고) 판 것이다. 그 둘은 내게 진심으로 사과했다"라고 말했다.

또 "지○○(제보자X)나 MBC 쪽에서 (검언유착 의혹을 이끌어내기 위해 채널A를) 꼬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그렇게 알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 묵묵부답, 채널A 답변 거부

<오마이뉴스>는 14일 오후부터 윤 후보 측에 B 기자와 연락한 이유 등을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보라인에 문의했다"고만 답했다. 

B 기자는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난 잘 모른다. (방송) 녹화 중이다.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었고 이후 문자메시지를 통한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서면질의를 받은 채널A는 15일 회신을 통해 "질의하신 내용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이에 대해 당사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질의 사안 역시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추측성 내용으로 귀하가 사실에 어긋나는 보도를 할 경우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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