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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부근에서 박곰 가상 대선후보가 출마식을 가졌다.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부근에서 박곰 가상 대선후보가 출마식을 가졌다.
ⓒ 청년행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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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중 진짜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고민하고, 정책으로 만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윤석열·이재명 후보부터 허경영·조원진 후보까지 찾아다니며, 만나자고 토론하자고 요청했지만 결국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이대로면 청년의 목소리는 멸종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화가 난 청년, 빡친 청년을 대변하기 위해 나섰다." (청년 가상 대선후보 박곰)

일자 눈썹의 화 난 곰 인형이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부근에 등장했다. 이름은 '박 곰'. '빡친' 청년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성은 '박'으로 하고, 청년의 목소리가 멸종되고 있다는 걸 나타내기 위해 멸종위기 생물인 북금곰을 캐릭터화했다. 청년 이슈라면 누구와도 한 판 붙을 준비를 마친 것처럼 복싱 글러브를 손에 낀 가상 대선 후보 박곰은 성별 없이 그저 '청년'을 대변한다. 

박곰 역할을 하는 유기환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상임공동대표(아래 청년행동)는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선 후보들의 청년 갈라치기에 지쳐 직접 나섰다"라며 박곰의 등장 이유를 설명했다. 

"청년 갈라치기에 지쳐... 박곰 출마했다"

박곰을 등장시킨 건 청년행동으로 이는 61개 단위 학생회가 포함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를 포함해 총 100개가 넘는 대학생·청년단체들이 모인 연합 단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대학 캠퍼스를 비롯해 청년들이 많이 모이는 신촌·홍대·대학로 등에서 청년들의 불만을 듣고 대선후보에게 전할 요구안을 만들었다. 1000여 명 청년의 목소리는 ▲정규직 신규채용 ▲공공기숙사 등 청년주택 공급 확대 ▲사각지대 없는 근로기준법 ▲등록금 인하 ▲성폭력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으로 모아졌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언급하며 젠더 갈라치기를 하거나 주 52시간 폐지, 주 120시간 노동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걸 들으면서 기가 막혔다. 정치인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면, 대기업만 노리지 말라고 하는데 그건 본질을 가리는 말이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어디에서 일하든 최소한 안정적인 삶을 꾸릴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박곰 후보는 청년 갈등의 한 축이 '취업'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중소기업, 5인 미만 사업장 등 사회생활의 첫 출발을 어디에서 하느냐에 따라 사회 초년생, 청년들의 삶에 격차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서 먼 미래가 아닌 당장 내일도 꿈꾸기 어려운 게 청년세대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 1월 발표한 '서울시 청년의 다차원적 빈곤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청년의 경제적 빈곤율은 ▲18~24세 77.3% ▲25~29세 56.5% ▲30~34세 40.6% ▲35~39세 33.7% 순이다. 청년 연령대가 낮을수록 경제 빈곤율이 높았다. 보고서는 또 2020년 7월 주민등록 기준으로 서울 청년 인구 (311만 4704명) 중 약 32만 7000명의 청년이 매우 높은 빈곤 위험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박곰 후보는 "청년 취업의 문제는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한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청년들은 매서운 경쟁을 뚫고 취업을 하게 되지만, 열악한 근로 환경으로 다시금 좌절을 겪게 된다"라면서 ▲대기업·공기업 공채 확대 ▲고졸 청년 일자리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 ▲청년고용의무제 사기업까지 확대 등을 청년 일자리 공약으로 내세웠다. 

"여성가족부 폐지... 대표적인 나쁜 공약"
 
박곰 가상 대선후보는 '빡친' 청년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성은 '박'으로 청년의 목소리가 멸종되고 있다는 걸 나타내기 위해 멸종위기 생물인 북금곰을 캐릭터화했다.
 박곰 가상 대선후보는 "빡친" 청년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성은 "박"으로 청년의 목소리가 멸종되고 있다는 걸 나타내기 위해 멸종위기 생물인 북금곰을 캐릭터화했다.
ⓒ 청년행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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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단편적 지원성 공약에 치중됐다"라고 평가한 박곰 후보는 지난 11일 열린 대선후보 2차 TV토론회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윤석열 후보만 봐도 그렇다. 정의, 공정 이야기를 하며 청년들의 시대정신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여가부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여가부를 폐지하면 청년의 삶이 나아지나? 이런 건 청년의 요구라고 할 수 없다. 청년을 위한다는 핑계로 청년 갈라치기를 하는 나쁜 공약일 뿐이다."

그는 주요 후보들이 청년을 타깃으로 내놓은 부동산 정책에도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TV토론회가 열린 서울 충무로 앞에서 대선후보들을 향해 '청년의 요구에 응답하라'며 피켓 시위를 한 박곰 후보는 "수많은 청년들이 연일 치솟는 주거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지 못하는 주거지에서 지내고 있다"라면서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학생 문제 및 2022년 대선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 2443명 중 1162명(45.8%)가 대선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로 부동산 문제를 선택했다. 높은 보증금과 월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삶의 밑그림을 열심히 그려나가야 할 청년들이 아무것도 꿈꿀 수 없어 지쳐가고 있다. 이것이 과연 열심히 살지 않은 청년들의 잘못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남 탓하자는 게 아니다. 정부·기업·국회의 정책 실패가 지금 우리의 삶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박곰 후보는 "최근 청년들끼리 모이면 '한심한 대선'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도망이라도 가고싶다는 말도 들린다"라면서 "제발 우리가 당당히 우리의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기존 후보들이 잘 좀 해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선거가 한 달여도 채 남지 않았지만, 박곰 후보는 남은 시간 동안 후보들에게 청년의 목소리를 최대한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당장 15일 오전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청년 갈라치기' 발언·공약을 비판하는 피켓 시위가 예정돼 있다. 여가부폐지가 아닌 실제 청년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자리 정책, 주거 정책을 발표하라는 요구다.

"실제 청년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책, 공약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그는 "청년들이 빡친 박곰이 아닌 다른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대선 후보들이 정신 좀 차려달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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