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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10번 출구 앞, 매주 토요일마다 이 곳에서 집회가 열린다. '4.15 부정선거 집회', '백신 패스 반대 집회'가 그것이다. 시위대는 왜 강남역을 택했을까, 이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무엇일까. 1월 22일, 29일 집회 현장을 직접 취재해 확인했다.[기자말]
69세 남성은 소리쳤고 32세 여성은 불편해했다.
74세 여성은 전단지를 나눠줬고 31세 남성은 공감했다.

토요일마다 강남역 거리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젊은 세대가 붐비는 토요일 강남역 거리,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인다. 대부분 노년층인 이들은 집회를 하기 위해 군집했다. 집회는 횡단보도와 대형 매장 사이 도보 한 가운데 사람들이 줄지어 지나다니는 거리에서 열린다. 횡단보도에 멈춰선 청년도 대형 매장에 들어가려는 커플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집회에 시선이 멈춘다.
   
 22일, 29일 오후 강남 거리에서 ‘4.15 부정선거 집회’가 열리고 그 사이로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다니고 있다.
▲ 강남 거리 집회 현장  22일, 29일 오후 강남 거리에서 ‘4.15 부정선거 집회’가 열리고 그 사이로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다니고 있다.
ⓒ 이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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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2일과 29일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약 265m 떨어진 잡화점 인근에서 '4.15 부정선거 집회'가 열렸다. 국민투쟁본부를 주체로 한 극우 단체가 21대 총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1년 넘게 집회를 하고 있다.

신고된 집회 인원은 299명, 강남 거리 중심에서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위를 했다. 시위대는 거리에 흰 트럭을 세우고 LED 화면을 띄운 뒤 무대 앞으로 100개가 넘는 플라스틱 의자를 놓았다. 60대가 넘어 보이는 남성과 여성은 단체로 맞춘 흰색 모자를 쓰고 앉아 있고 뒤로는 깃발을 든 남성 무리가 섰다.

시위대는 마이크를 들고 "4.15 총선은 사기"라며 노래를 불렀고 한쪽에선 확성기를 들고 분주하게 참여 서명을 받기 위해 사람들을 모았다. 시위대 A씨는 취재진에게 다가와 "전화번호와 이름을 다르게 적어도 괜찮으니 적어 달라"며 거짓 서명을 호소하기도 했다. 매장 바로 앞에 서서 소리치는 시위대를 향해 직원이 밖으로 나와 "문을 막아서지 말라"고 외쳤지만 잠깐 피해갈 뿐 옆에서 집회를 계속 이어갔다.

그들은 왜 강남 한복판에서 시위를 할까.

세대간 간극 : 한 쪽에서는 무지를, 한 쪽에서는 불편을

지난달 22일 집회 참가자 양성원(69·남)씨를 만나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양씨는 "젊은층에게 (부정선거를) 알리기 위해 강남에서 집회를 한다"고 설명했다.

"광화문은 (집회) 통제가 심한데 강남은 덜하니까. 또 강남은 젊은층이 많잖아요. 젊은 사람들은 부정선거 내용을 잘 모르니까, 알리기 좋아서 여기서 집회를 하죠."

양씨는 "집회 참가자 중에 80세, 90세 되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집회 참석자들은 60대가 훌쩍 넘은 노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노년층이 '젊은층'에게 부정선거를 알리고자 하는 집회 목적상 강남 거리는 최적의 장소라는 설명이다.

강남역 10번 출구 앞 서초동의 연령별 유동인구는 2030 비율이 42%를 차지해(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2018년 통계) 젊은세대의 유동인가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실제 집회가 진행되는 거리에서 만난 20대 남녀 커플은 "강남역에 자주 놀러온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경찰이 강남 거리 집회 현장에서 소음 측정을 하고 있다.
▲ 강남역 집회 소음 측정 29일 오후 경찰이 강남 거리 집회 현장에서 소음 측정을 하고 있다.
ⓒ 이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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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9일 집회 현장에는 22일 보지 못했던 소음 측정기가 있었다. 경찰은 "집회가 시끄럽다"는 근처 매장 신고로 소음 측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제 14조에 따르면 주거 밖의 지역에서 집회를 할 경우 기준치 75db을 넘으면 위반이다. 집회의 노랫소리가 잦아든 오후 5시 8분 기준 측정값은 76.1db이었다. 집회 소음으로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대화를 멈추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집회를 본 20대 여성 A씨는 "거리가 너무 시끄럽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기상청에 따르면1월 22일, 29일 서울 최저기온은 각각 -5도, -7도로 추운 날씨에도 시위대들은 2시간 가량 집회를 계속 했다. 양씨는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이라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거리를 지나는 2030세대가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시위를 하는 것을 보고 실제로 (부정 선거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은 많이 없지만, 보는 게 있으니까 느낄 것"이라며 "내가 볼 땐 젊은 친구들도 60% 정도는 (부정 선거임을) 알고 있을 거"라고 말했다.   
 지난 달 22일, 29일 이틀간 집회 인근에서 ‘강남역 4.15 부정선거 집회에 대한 공감 여부’에 대해 2~30대 33명 시민에게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공감 안 된다'라는 답변이 2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 강남역 4.15 부정선거 집회 공감여부 거리시민 인터뷰  지난 달 22일, 29일 이틀간 집회 인근에서 ‘강남역 4.15 부정선거 집회에 대한 공감 여부’에 대해 2~30대 33명 시민에게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공감 안 된다"라는 답변이 2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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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60%는 공감하고 있을까. 지난달 22일, 29일 이틀간 집회 인근에서 '강남역 4.15 부정선거 집회에 대한 공감 여부'를 물었다. 20~30대 33명 시민을 인터뷰한 결과 공감 안 된다 58%, 공감된다 24%, 모르겠다/관심없다 18%로 조사됐다. "공감된다"에 비해 "공감 안 된다"는 답변이 약 2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씨는 공감하지 못하는 젊은세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무지 때문"이라고 했다.

"일부는 있겠죠. 잘 알지 못해서 그래요. 실상을 안다면 동의를 할 텐데. 시끄럽고 자기한테 불편하니까 거부하는 거지."

거리에서 만난 B씨(32·여)는 집회 현장을 보고 세대간 양극화를 걱정했다.

"세대간 양극화가 심해지는 거 같아 안타까워요. 공감은 되지 않고 불편하죠."

한 쪽에서는 무지를 한 쪽에서는 불편을 말하는 풍경이다. 알리고 싶은 시위대와 알고 싶지 않은 젊은세대가 거리 속 뒤엉켜 있는 셈이다.

젠더간 간극 : 성별에 따라 공감도는 달랐다
지난 달 22일, 29일 이틀간 집회 인근에서 ‘강남역 4.15 부정선거 집회에 대한 공감 여부’에 대해 2~30대 33명 시민에게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젠더간 공감도 차이가 극명하게 갈렸다.
▲ 강남역 4.15 부정선거 집회 공감여부 거리시민 인터뷰 (젠더 비교) 지난 달 22일, 29일 이틀간 집회 인근에서 ‘강남역 4.15 부정선거 집회에 대한 공감 여부’에 대해 2~30대 33명 시민에게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젠더간 공감도 차이가 극명하게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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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위와 같은 문답에 남녀간 비율을 통계 내본 결과 공감된다(남성 87.5%, 여성12.5%), 모르겠다/관심없다(남성50%, 여성50%) 공감 안 된다(여성68%, 남성32%)로 조사됐다. 보수집회에 대한 공감도가 남성이 여성의 7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공감 안 된다'고 답변한 비율은 여성이 남성의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C씨(28·남)는 "내용은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 정부에 문제가 많아서 공감된다"고, D씨(33·남)는 "집회 내용과 상관없이 보수 집단을 지지하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E씨(29·여)는 "왜 이런 집회를 하는 것인지 이해도 되지 않고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고 말했고, F씨(26·여)는 "보수정당에서 진보에 불만을 가지고 하는 거 아닌가? 내용이 황당하고 과연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시위하던 남성은 인터뷰하는 여성에게 다가와 "지금 뭐하는 거냐", "공감 안 된다고 하지 말라"며 훼방을 놨다. 여성은 "무섭고 어이가 없다"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2030의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거리, 6070세대는 젊은세대에게 알리고 싶어 시위를 한다지만 2030은 공감하지 못했다. 그마저도 여성과 남성의 반응은 갈렸다. 우리는 세대간, 젠더간 간극이 혼재된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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