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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법분야 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법분야 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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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인께서 도이치모터스 이것 주가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말이 많은데 후보님 얼마 전에 5월 달 이후로는 거래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 후에 거래를 수없이 했다는 수십 억, 수십 차례 거래가 있다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주가조작 같은 건 피해자가 수천, 수만 명이 발생하는데 이건 공정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 이 점 한번 설명해 봐주시죠."

지난 11일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2차 대선 토론회. 시작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윤 후보의 제대로 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토론 중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문제가 실제 없다고 하면 거래내역을 공개하십시오"라고 물었을 때 윤 후보는 "(검찰 조사를) 철저하게 받았습니다"라며 말을 얼버무렸다.

"검찰에서 2년 이상 관련된 계좌와 관계자들을 별건에 별건을 거듭해가며 조사를 했고, 이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게이트에 비해서 작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검찰에서 연인원을 투입해서 (수사)했고, 아직까지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2010년 5월까지 했다는 것은 재작년에 유출된 (경찰)첩보에 등장하는 인물과의 거래가 그랬다고 말씀드렸고, 벌써 제가 경선 당시에도 계좌까지 전부 다 공개를 했습니다(...). 지금 검찰 수사과정에서 나온 자료들이 어떻게 언론에 유출이 돼 가지고 뭘 의미하는 건지도 알 수가 없고. 처음에 재작년 이맘때 등장했던 그 경찰의 첩보가 어디 뉴스타파에 넘어가서 나왔던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다 해명을 했고요. 계좌공개도 했고."


이날 윤 후보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답은 이랬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수 회장 등 주가조작 사건 공범들이 대부분 구속된 반면 김건희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대선 전에는 출석하기 어렵단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신한은행 계좌 역시 실제 주가조작이 일어났던 시기 계좌 내역이 아니라는 언론 보도가 이뤄졌음에도 사실관계와 맞지 않은 오리발로 일관한 것이다.

검증 대신 공방

윤 후보 측은 사실 관계가 맞지 않거나 논점을 흐리는 해명을 내놓는다. 그리고 대다수 언론은 그 '해명'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기 일쑤다. 해명 보도가 검증 보도를 뒤덮는 형국이 대선 기간 내내 반복되고 있다. 

2차 TV토론 보도도 딱 그랬다. 이 후보와 심 후보 모두 9일 KBS 단독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계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계속해서 말꼬리를 흐렸고, 해명했다거나 계좌를 공개했다며 예전 해명을 반복했다.

하지만 언론은 이 같은 윤 후보의 발언을 검증하는데 크게 관심이 없었다. 대신 이날 토론회를 두고 '난타전', '격돌', '정면충돌'이라 규정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평소 갈등을 부추기는 데 혈안이 된 정치 보도, 중계식 보도와 다를 바 없었다. 반면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팩트체크에 나선 언론사는 극소수였다.

한겨레는 11일 밤 <[팩트체크] 윤 "김건희 계좌 다 공개했다"... 2011~2012는 비공개>에서 "(윤 후보가) 부인의 증권 계좌 거래 내역을 모두 공개한 것처럼 말했지만, 2010년 12월 이후부터 2012년 12월까지 약 2년여 간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계좌 내역은 공개한 바 없다"라고 결론냈다. 

토론 다음날인 12일 서울신문도 <[팩트체크] 공격 수위 세진 TV토론, 대장동·도이치모터스·원전 등 누구 말이 맞나>에서 이를 지적하며 윤 후보의 발언을 '대체로 거짓'으로 결론 내렸다. 같은 날 노컷뉴스도 <김건희 주가조작 관여 의혹... 계좌 깠다 vs 안 깠다[노컷체크]>에서 같은 논조로 사실 확인에 나섰다.

그러나 윤 후보의 거짓말을 제대로 짚어내는 언론사는 손에 꼽았다. 대다수가 윤 후보의 반복적인 해명을 옮겨 적기에 바빴고, 이를 '난타전'이나 '공방'으로 몰아가는데 열중했다. 이런 보도행태는 후보 간 오고간 사실 검증과 부실한 해명조차 '네거티브'한 토론으로 비쳐지게 했다. 심지어 대다수 언론들은 해당 건 관련 민주당 측이 토론 시간 및 직후 내놓은 실시간 '팩트체크'마저 그 내용에 집중하기보다 '공방'으로 취급하는데 그쳤다. 윤 후보의 거짓 해명까지 '판단'하기보다 기계적 균형에 멈춰 선 모양새였다.

커지는 의혹, 부실한 해명과 이어진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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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후보의 거짓 해명 논란을 촉발시킨 것은 지난 9일 KBS 단독 보도라 할 수 있다(관련 기사 : 윤석열 '거짓말 논란'에도 잠잠... 언론은 공정한가 http://omn.kr/1xahv). KBS는 2차 토론 하루 전날에도 <[단독] '주가 조작' 부인했지만…석연찮은 해명>에서 "KBS가 확인한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그 기간 김씨 계좌의 거래는 검찰이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한 피고인들 명의 계좌와의 거래가 발견됩니다"라며 "검찰은 해당 거래를 '통정거래'로 분류했습니다"라고 추가 보도했다.

통정거래란 '장중에 미리 2인 또는 다수의 사람이 상호간 주식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거래하는 행위'를 뜻하며 주가조작의 전형적인 패턴에서 나타난다는 것이 증권계의 정설이다. 이와 관련 KBS는 "해당 기간에 김씨 명의 계좌와 모친 최은순씨 계좌 간의 거래, 또, 본인 명의의 다른 증권사 계좌 간의 거래 이유도 명확치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물론 윤 후보 장모인 최씨까지 주가조작에 관여했을 수 있는 정황을 검찰이 확인한 셈이다. 파장이 크지 않다고 여긴 걸까. 그간 이 사건을 크게 보도하지 않았던 SBS도 같은 날 <거래 끊었다더니 추가 확인… '정리한 것'>이란 8뉴스 리포트를 통해 "윤 후보 측은 김건희씨가 수천만 원의 손실을 본 뒤에는 주식 거래를 중단했다고 했었는데, 그 시점 이후에도 김씨가 여러 차례 주식을 사고판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반면 TV조선 및 채널A 등 종편들은 해당 사안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JTBC <뉴스룸>만 10일 리포트를 통해 그간 KBS 등이 보도한 검찰수사 내용을 보도했을 뿐이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윤 후보 측은 제대로 된 반박을 내놓지 않고 그간의 해명을 반복하고 있다. 

침묵의 이유

지난 11일, 증권사 직원들로 구성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정문 앞에서 윤 후보를 향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증권사 직원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연 것 자체가 이례적인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를 보도한 언론들도 극소수였다. 이런 장면은 또 있었다.

13일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TF는 권오수 회장이 지난 2010년부터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최소 10차례 후원했다고 주장했다. 후원 기간은 윤 후보가 검찰에 재직하던 시기와 겹친다. 역시나, 이를 보도하거나 주요하게 다룬 언론 역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왜 언론들은 공범들이 줄줄이 구속됐음에도 김씨가 검찰의 소환조사 한 번 받지 않은 수상한 정황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지 않는가. 왜 검증은커녕 윤 후보 측 해명만을 바라보고 모든 상황을 '공방'으로 치환하기에 바쁜가. 윤 후보에 대한 검증 거리가 차고 넘쳐서일까. 아니면, 단순히 논란만을 쫓다보니 직접 검증에 나서는 것을 게을리하게 된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정파성에 매몰된 언론들이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높은 후보를 비호라도 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일부 언론들의 치우친 보도 만큼이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윤석열 후보의 언론관이다. 그는 지난 12일 여수역으로 향하는 정책공약 홍보 열차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 방안'에 대해 묻자 "언론사와 기자가 보도를 할 때는 그런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해야 한다"라며  "뭐 대형 언론사가 그런 소송 하나 가지고 파산하겠습니까마는, 예를 들어서 무책임하게 어떤 소형 언론사가 던졌을 때 그 언론사는 보도 하나로 (파산) 갈 수도 있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는 2차 토론 당시 언론 개혁 방안에 대해 "사법적 절차"를 강조했던 윤석열 후보 발언의 연장선상이었다. 어떤가. 도이치모터스 사건 보도를 외면하는 언론의 정파성 만큼이나 '파산' 운운하며 겁박하는 윤 후보의 대언론관도 소름끼치긴 마찬가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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