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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테크노 근린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테크노 근린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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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설 명절 오후, 남편은 항암 입원 치료를 위해 PCR 검사가 필요했고 이전과 같이 보건소로 향했다. 오미크론으로 인해 확진자의 숫자가 늘고 있는 추세(2022년 2월 2일 기준 2만270명)였다. 다음 날인 3일부터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에 한정해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혹시 몰라 입원확인서를 들고 선별 진료소를 찾았다. 확진자의 숫자가 늘어나 검사받는 사람이 많을 거라는 염려는 있었지만, 명절 당일에 선별 진료소를 찾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싶어 마음을 놓았던 것 같다. 

이런 내 생각은 완전히 착각이었다. 보건소 근처에 도착하니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줄이었다. 보건소 건물의 외곽을 빙 둘러싼 줄은 꼬리를 물고 인근 아파트 단지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줄을 서 있는 간격도 촘촘했다. 검사소 내에서는 일정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표시가 되어 있었지만, 건물 밖에 늘어선 줄은 간격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촘촘히 선 그들이 모두 검사를 받으려면 어림잡아도 네다섯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았고, 바로 차를 돌려 다른 검사소로 향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줄이 더 길어 보였다. 우리는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는 것을 포기했다. 검사를 받으려다 다시 또 코로나에 감염될까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남편이 다니는 병원으로 향했다. 명절이었지만 병원에서는 입원 환자에게 유료로 상시 PCR 검사를 제공하고 있었고, 우리는 간단한 수납 절차 후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바뀐 검사 체계... 가슴이 철렁한 이유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방역 체계가 크게 바뀌었다. 그에 따라 PCR 검사 체계도 바뀌었다. 지난 2일까지는 원하는 사람 누구나 검사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감염 취약 고위험군 등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대상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화 위험이 높은 고령층과 집단감염의 영향이 큰 감염 취약시설,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자 등으로 제한하여 적용된다.

변경된 검사 체계로도 중증 암환자인 남편이 입원을 위해 PCR 검사를 받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보호자의 경우는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던 이전과 달리 보건소에서는 보호자에게 PCR 검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 방역당국의 발표를 접하고 나서,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했던 대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 췌장암 환자의 보호자가 쓴 글이 올라왔다. 그는 "2주에 한 번씩 한 달이면 20만 원, 1년이면 240만 원을 PCR 검사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외에도 간병인과 환자 보호자들의 어려운 사정이 전파를 타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자 방역 당국에서는 "방역적 우선순위가 높은 보호자와 간병인의 경우 주 1회 건강보험을 적용해 실질적인 검사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라고 밝혔다. 입원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와 간병인의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설명이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최대 10만 원가량에 이르는 PCR 검사 비용은 400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한다. <연합뉴스>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각계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검사 방법, 시기 등의 내용을 포함한 '보호자·간병인에 대한 감염관리 가이드라인'을 오는 17일까지 확정해 안내할 계획"이라고 한다. 

혼란이 있었지만 정말 다행스러운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비록 후속 조치지만, 환자의 보호자와 간병인에 대한 무료 PCR 검사는 해결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동네 의료기관을 통한 검사 비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세계일보>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동네병원에 방문했다 고액의 검사비를 냈다는 후기 글이 여럿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증상이 있었음에도 검사비를 냈다거나 7만원대 비용을 부담했다는 후기 등"이다.

이어 이 매체는 "당국에 따르면 동네 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할 시 유증상자는 국비와 건강보험 덕택에 진료비 5000원(병원 6500원)만 내면 되는 데 비해 무증상자는 진찰료와 검사료, 예방·관리료까지 모두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원급 기준으로 무증상자는 보통 검사 1건당 5만5920원을 내야 하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에서 자율적으로 검사비를 책정할 수 있는 만큼 7만 원대 청구를 하는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도 방역 당국에서 정리를 해 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고(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이고), 확진자의 급증으로 하루에 보건소를 통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제한적이다. 병의원을 통해서 검사가 불가피하다면, 지역이나 병의원에 따른 검사비와 진료비의 격차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 촘촘하고 사려 깊은 정책이 나오길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코로나19 검사·진료체계가 전면 전환된 3일 오전 서울 광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코로나19 검사·진료체계가 전면 전환된 3일 오전 서울 광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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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경우 항암치료를 하며 13번 입원했고, 우리는 15번의 PCR 검사를 받았다. 그중 4번은 병원에서, 나머지는 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아왔다. 1회 검사비용이 8만 원 정도였고 모두 유료로 검사를 받았다면 100만 원 이상을 PCR 검사 비용으로 지출했을 것이다. 암 진단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에 수술비와 치료비는 물론이고 코로나19 검사 비용 등의 부담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입원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은 가장 근본적인 생존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 꼭 들어가야 하는 치료를 위한 비용도 비용이지만, PCR 검사의 경우는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부담하지 않아도 되었을 비용인 것이다. 

그간 우리 가족은 필요할 때마다 PCR 검사를 대부분 보건소에서 받았고 덕분에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와 가족들의 사정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술술 새는 치료와 돌봄 비용에, 예상치 못한 부담까지 가중되는 것은 환자와 가족의 짐을 더 무겁게 하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앞으로도 암과의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앞으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코로나 방역 정책은 우리 가족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역 당국의 촘촘하고 사려 깊은 정책이 병으로 고생하는 환자 가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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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씁니다. 50대의 삶을 어떻게 꾸려갈지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남은 생도 이전처럼 힘 있게 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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