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영된 tvN '산꾼도시여자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tvN '산꾼도시여자들'의 한 장면. ⓒ CJ ENM

 
지난해 OTT 티빙의 깜짝 인기 상품 중 하나는 단언컨대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아래 '술도녀')이었다. 엄청난 물량 공세+스타 마케팅이 존재한 것도 아니었지만 2030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한 입소문에 힘입어 <술도녀>는 어느새 필청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하루의 피로를 술 한 잔으로 푸는 한지연(한선화 분)-강지구(정은지 분)-안소희(이선빈 분) 등 3인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걸쭉한 입담과 늘 진심인 술에 대한 애정이 결합되면서 시청자들에게 매회 유쾌함을 선사했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시즌2 방영을 앞둔 <술도녀>는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그런데 이번엔 도시 속 술집이 아니라 멋진 풍경이 어우러진 산에서 색다른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산꾼도시여자들>(아래 '산도녀')이라고 이름 붙여진 스핀오프 예능을 통해 드라마의 주역들은 본인들의 장기(?)인 화끈한 토크와 음주로 또 다시 즐거움을 선사하고 나섰다. 

어서와, 산은 처음이지... 큰 언니만 믿고 떠난 태백산 등반
   
 지난 11일 방영된 tvN '산꾼도시여자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tvN '산꾼도시여자들'의 한 장면. ⓒ CJ ENM

   
3인방 중 막내 이선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늘 그래왔듯이 술집 한 구석을 차지한 우리의 술도녀들은 본인들만의 리얼리티 예능 촬영에 시작 전부터 들뜬 모습이었다. 그런데 등산이라는 소재를 놓고 '대장' 한선화와 달리, 정은지-이선빈의 반응을 떨떠름했다. 엄청난 운동 마니아인 정은지는 정작 산에 오른 적이 없었고 뒷산 조차 가보지 않은 이선빈 또한 별반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동생들의 모습을 본 '나름 등산 마니아' 한선화는 등산만이 주는 매력에 대해 마치 부장님마냥 일장연설에 돌입한다. 이른 나이에 연예계 데뷔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에 심적 부담감이 컸었다는 한선화는 우연한 기회에 들른 청계산 등산을 통해 본인만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말한다. 

​"거기서 만난 사람들은 나를 알아봐도 편안하게 대해주고 '선화씨 안녕하세요' 이러고 지나가신다." (한선화)

​연예인 선화가 아닌, 그냥 일상 속 주변 사람처럼 똑같이 대해주는 등산객들의 반응 속에 위로와 큰 힘을 얻으면서 점차 등산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이다. 이러한 맏언니의 이야기는 <술도녀>가 왜 <산도녀>로 탈바꿈하게 되었는지를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3인의 술꾼들은 겨울 산행의 멋과 낭만이 깃든 태백산으로 떠나게 되었다.

​초보자들에겐 에베레스트급... 그래도 즐거운 겨울 산행
 
 지난 11일 방영된 tvN '산꾼도시여자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tvN '산꾼도시여자들'의 한 장면. ⓒ CJ ENM

 
​한선화의 진두지휘하에 태백산으로 목적지를 정한 <산도녀>들은 각자 짐을 꾸리면서 등산을 위한 만반의 대비에 돌입한다. 하지만 겨울산은 처음인 나머지 2인에겐 실수연발의 시작에 불과했다. 뭘 가져가야 할지 몰라 죄다 배낭안에 짐을 넣은 이선빈, 스패츠(등산화 속으로 눈, 비가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장비) 착용법을 전혀 알지 못한 정은지와 스타일리스트의 시행착오는 실소를 자아낸다. 

부랴부랴 간단히 물품을 정리하고 올바른 배낭 메는 법 등을 알려준 한선화의 도움 속에 <산도녀> 3인방은 목적지인 태백산 정상 장군봉을 향해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다. 늘 하이텐션을 유지하며 모임 속 즐거움을 이끌던 막내 이선빈은 가파른 빙판 산길을 체험하며 어느새 말수가 줄어들 만큼 만만찮은 도전 코스였지만 서로를 의지하면서 결국 목적지에 무사히 안착한다. 

춥고 피곤함이 엄습하는 겨울 산행 뒤 최고의 피로회복제(?)는 역시나 목 넘김이 좋은 술 한 잔과 맛나는 안주들 아니겠는가. 강원도 전통 음식점에 자리를 잡은 <산도녀>들은 도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시끌벅적한 대화와 주고 받는 술로 힘들었지만 즐거움이 공존했던 첫 번째 산행 성공을 자축하며 첫 회를 마무리 짓는다.

<술도녀> 팬들을 위한 좋은 선물... 시즌2에 대한 기대감
 
 지난 11일 방영된 tvN '산꾼도시여자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tvN '산꾼도시여자들'의 한 장면. ⓒ CJ ENM

   
​최근 들어 tvN은 기존 인기 드라마 출연진을 한자리에 모은 스핀오프 예능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슬기로운 산촌생활> <해치지 않아>를 통해 각각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펜트하우스> 주역들의 색다른 면모를 만날 기회를 제공한데 이어 이번엔 <술도녀> 3인방을 전면에 내세운다.  

​작품 속 숱하게 등장하는 그들만의 술자리 속 허심탄회한 대화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 자신이 그들의 또 다른 동료가 된 것처럼 <술도녀> 속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몰입해왔다. 이번 산악예능 <산도녀>를 통해선 좀 더 3명과 친밀해질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함과 동시에 드라마 속 캐릭터가 아닌, 우리들의 친구 마냥 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뿐만 아니라 산 속 늙은 나무를 보고 "뭐든지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되겠다"라는 짧은 교훈을 터득했다는 정은지의 말처럼 <산도녀>는 짧은 시간의 산행이지만 이를 통해 배움의 기회도 3인 주인공에게 선사했다. 총 4회에 걸쳐 방영되는 <산도녀>는 이처럼 드라마와는 다른 의미 전달 외에 향후 방영될 시즌2에 대한 기대감까지 함께 높여준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은 험난한 여정 뒤에 만나는 꿀맛 같은 술자리처럼 <산도녀>의 등장 역시 그러한 구실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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