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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에 도이치모터스라고 하는 것은 주가의 변동도 크지 않았고 저희 집사람 오히려 손해 보고 그냥 나왔습니다."
-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윤석열 후보

"주가 조작이 일어났던 시기는 2011년, 2012년인데 그때는 주식 거래를 하지 않아요. 거래가 없으니까."
- 2021년 10월 윤희석 '윤석열 캠프 공보특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중

어딜 보나 거짓 해명이다. 최근 잇따른 도이치모터스 관련 언론보도만 놓고 보면 윤 후보와 국민의힘 측 해명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9일 KBS <뉴스9>는 단독 보도 <김건희, 2010년 5월 이후 주식 거래 없다더니…40여 건 확인>, <'주가조작 의심' 거래액 7.7% 김건희 계좌로…檢, 소환 조율>을 통해 김건희씨가 앞서 지난해 10월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신한증권 (현 신한금융투자) 주식 거래내역 외에도 타 증권사 계좌로 40여 차례 주식 거래를 했고, "검찰이 주가조작이라고 판단한 거래 금액 전체의 8퍼센트 가까이 되는 액수가 김건희씨 계좌에서 거래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로 심각한 사안이다. 해당 사건의 공범들은 지난해 11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포함해 9명 모두 구속기소 됐거나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건희씨만 유일하게 단 한 차례도 소환조사를 받지 않았고 기소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또 김씨는 이미 대선 이후에 소환조사를 받겠다고 밝힌 상태다.

'윤석열 거짓말 논란' 불러온 KBS 도이치모터스 보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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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의혹을 보도한 곳은 KBS 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4일 일요신문은 <"전형적 작전 패턴"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분석> 기사를 통해 "7일 동안 신한증권을 통해 사들인 도이치모터스 주식 전체 물량이 69만 7322주인데, 이 중 김건희씨 계좌에서 매집한 주식이 67만 5760주였다"며 "전체 거래량 대비 96.9%에 달한다. 신한증권 전국지점 매수 거래량 대부분을 김씨 계좌가 소화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물량만이 아니었다. 이 신문은 전문가의 입을 빌려 김씨의 계좌에서 반복된 거래 형태 역시 "장 마감을 앞두고 종가를 관리하기 위해 집중매집하는 행위는 인위적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전형적인 주가조작의 패턴"이라고 전했다.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 필요성을 피력한 것은 물론이었다.

이와 관련, 도이치모터스 사건 및 윤석열 후보 처가 의혹을 지속적으로 취재해온 KBS 홍사훈 기자 역시 지난 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의 영장 청구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또 다른 주가 조작, 개미 투자자들을 벗겨 먹는 파렴치한 범죄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려면 10년 전, 20년 전의 범죄라 하더라도 처벌받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지난해 대다수 관련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까지 된 묵은 사건이다. 전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만이 예외였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내가 보니 주가 자체가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소액의 오르내림이 있었고, 오히려 조금 비쌀 때 사서 쌀 때 매각한 게 많아서 나중에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고 4~5달 만에 계좌에서 돈을 전부 인출했다고 들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지난 1월 21일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도 보도자료를 통해 윤 후보의 발언과 거의 비슷한 해명을 반복했다.

윤 후보나 국민의힘 측은 그럴 수 있다. 거짓 해명이든 축소 해명이든, 김씨가 검찰 수사를 받지 않았고 기소 여부도 결정돼지 않았기에 본인들 입장에서 사실 관계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은 다르다. 대선후보 부인이 주가조작이란 중대한 범죄에 연루됐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 대선후보는 검찰총장 출신으로 2013년 당시 사건에 대한 경찰 내사를 뭉갠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 양상은 '공정'했을까.

언론의 공정에 대하여

지난해 12월 21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김건희 의혹 보도량, 중앙일보가 한겨레보다 4배 적은 이유>(http://omn.kr/1whyq)란 제목의 신문방송 모니터를 통해 주류 언론 중 윤 후보 측이 공개한 도이치모터스 계좌 내역을 꼼꼼히 분석하거나 문제를 지적한 언론이 극히 적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해당 모니터에서 민언련은 당시 논란이 된 김씨의 허위경력 논란 외에도 "△주가조작 연루 △김씨가 대표인 회사의 대가성 협찬 △논문 표절 △모친이자 윤 후보 장모인 최은순씨 사문서 위조 공모 의혹 등"에 대한 보도량이 언론사 별로 최대 4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민언련이 2020년 2월 18일부터 2021년 11월 30일까지 김건희씨 주요 5개 의혹을 다룬 신문 지면과 2020년 2월 17일부터 2021년 11월 30일까지 방송 저녁종합뉴스 보도량을 분석한 결과, 중앙일보가 14건으로 가장 적었고, TV조선(16건), 한국경제(17건), SBS(18건), 채널A(18건) 순이었다. 반면, 한겨레는 5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상반된 수치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공정과 국민통합의 대한민국-전북과 함께!' 신년인사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공정과 국민통합의 대한민국-전북과 함께!" 신년인사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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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근 '배우자 리스크'가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씨 관련 보도와 비교하면 어떨까.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에 뉴스를 제공하는 54개 주요 언론 검색 결과, 2022년 2월 10일까지 '김혜경 카드', '김혜경 의전' 보도는 각각 573건, 488건에 달했다. 김혜경씨 관련 사적 심부름 보도가 지난 1월 29일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보도량이다.

이를 김건희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사건 보도와 비교하면 훨씬 더 도드라진다. 빅카인즈 검색결과, '도이치모터스'와 '도이치모터스 김건희' 보도량은 각각 404건과 426건이었다. 첫 보도 이후 불과 2주도 채 되지 않은 김혜경씨 의전 논란 보도량이 불거진지 꽤 된 도이치모터스 사건 전체 보도량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허위경력 등 김건희씨 관련 의혹 보도가 여러 갈래로 분산된 때문일까. 실제 기사를 들여다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경우 김씨 관련 여타 의혹 보도에 언급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해당 의혹을 제대로 검증한 언론이 손에 꼽힌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일부 언론사가 도이치모터스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사설을 내놓은 것이 권오수 회장이 구속됐던 지난해 11월이었다. 이후 한겨레, KBS 등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 도이치모터스와 김건희씨 관련 추가 의혹을 보도한 언론은 극히 일부였다. 보도량에 못지않게 보도의 질도 문제였다는 얘기다.

예컨대, 최근 김혜경씨 의전 관련 보도를 연속으로 단독 보도했던 SBS의 경우, 지난해 12월 3일 <'도이치 주가 조작 의혹' 권오수 기소…김건희 계속 수사> 기사 이후 해당 사건을 다룬 추가 보도를 단 1건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6일, 김건희씨는 YTN의 허위 경력 의혹 최초 보도 12일 만에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9일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조작 관련 KBS 단독 보도는 YTN 허위경력 보도만큼이나 파장력 있는 보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10일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굳이 답변할 필요가 있겠나. 2년 동안 계속 (수사를)해왔고 국민이 다 알 거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윤 후보의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 "김건희씨 소환조사 불응시 구속 수사"를 촉구한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한 반응이었다.

20대 대선 투표일까지 불과 27일을 남았다. 주요 언론들이 유력대선 후보의 거짓말 논란을 재점화시킨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적극 후속 보도할까. 심각하게 균형추가 기울어진 김혜경씨 관련 보도와 기계적인 균형이라도 맞출까.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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