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즌 제주 유나이티드는 승격이란 1차 목표를 달성한 것을 비롯해 주민규가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가는 등 의미가 있었던 시즌이었다.

올시즌을 앞둔 제주는 잔류를 넘어 지난시즌 아쉽게 놓친 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확보를 목표로 삼고있다. 지난해의 아픔을 올해 씻어낼 수 있을까.

잔류 성공한 제주, 터닝 포인트 된 몰수승
 
K리그1 제주, 코치진 개편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는 남기일 감독을 보좌할 2022시즌 코치진 개편을 마쳤다고 1월 26일 밝혔다. 기존 이정효 수석코치가 K리그2 광주FC 감독으로 옮겨가며 2군을 맡던 마철준 코치가 수석코치로 승격했다. 새 2군 코치로는 김효일 코치가 영입되고 장석민 피지컬 코치도 새로 합류했다. 왼쪽부터 장석민·김효일·마철준 코치, 남기일 감독, 정조국·기우성 코치.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 K리그1 제주, 코치진 개편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는 남기일 감독을 보좌할 2022시즌 코치진 개편을 마쳤다고 1월 26일 밝혔다. 기존 이정효 수석코치가 K리그2 광주FC 감독으로 옮겨가며 2군을 맡던 마철준 코치가 수석코치로 승격했다. 새 2군 코치로는 김효일 코치가 영입되고 장석민 피지컬 코치도 새로 합류했다. 왼쪽부터 장석민·김효일·마철준 코치, 남기일 감독, 정조국·기우성 코치.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 연합뉴스

 
2019시즌은 제주에겐 악몽같았다. 그 전 시즌부터 하향세의 조짐이 보였던 제주는 초반부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채 구단 역사상 최초로 2부리그로 강등되는 치욕을 경험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조성환 감독에서 최윤겸 감독으로 교체하기도 했으나 아무런 성과는 없었다.

강등이란 쓰라린 아픔을 겪었지만 제주는 이를 반등의 계기로 삼았다. 기존 멤버들을 대부분 잔류시킨 데 이어 '승격 전도사' 남기일 감독을 선임했고 이는 성공했다. 선수들에게 '주인공 의식'을 심어준 남기일 감독의 제주는 K리그 2 1강으로 자리매김 했고 최종 18승 6무 3패의 성적으로 우승에 성공해 한 시즌만에 다시 K리그 1으로 돌아오게 됐다.

절치부심 끝에 K리그 1으로 돌아온 제주는 초반엔 순항했다. 11라운드까지 6무승부가 아쉬운 대목이었으나 4승을 기록해 상위권까지 올라가는등 절치부심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2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 이후 치뤄진 12경기에서 7무 5패를 기록하는 무승행진속에 중위권으로 내려간 것. 이런 와중에 남기일 감독이 5월 8일 수원FC전 패배이후 선수단에게 질책성 훈련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때아닌 잡음까지 흘러나오기도 했다.

반등은 전혀 예상치 못한 몰수승과 함께 시작됐다. 9월 18일 광주FC와의 리그 30라운드 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으나 이 경기에서 광주가 교체횟수 위반을 하며 제주의 3대 0 몰수승으로 처리가 되었다. 규정에 따르면 5개의 교체카드를 3회에 걸쳐서 사용할 수 있는데 광주는 4번에 걸쳐 진행했기에 규정 위반으로 간주된 것. 물론 이 과정에서 대기심의 실수도 있었지만 규정에 의거 제주의 몰수승으로 처리됐다.

이 여파는 두 팀의 희비를 갈랐다. 이 전 6경기에서 3승 2무 1패로 반등의 조짐을 보이던 제주는 이 몰수승을 통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아 치열한 중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결국 4위로 시즌을 마쳤다. 반면 광주는 동력을 잃어버린 채 계속된 연패에 빠졌고 최하위로 강등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4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아쉽게도 제주는 ACL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3위 대구FC가 FA컵 우승을 달성할 경우 제주에게 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이 부여될 수 있었지만 전남 드래곤즈가 대구를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제주에게 ACL 진출기회는 주어지지 못했다.

한 단계 더 나아가려는 제주, 공격적인 이적시장 보내
 
 2년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윤빛가람.

2년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윤빛가람. ⓒ 제주 유나이티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아쉽게 ACL 진출권을 놓친 제주였지만 결코 실패한 시즌은 아니었다. 승격 첫 해 4위를 기록하면서 경쟁력을 확인한 것을 비롯해 22골로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의 활약도 제주에겐 큰 수확이었다. 이에 더해 44실점으로 최소실점 3위에 오른 점은 제주의 팀 컬러를 팬들에게 확실히 심어줬다.

이 수비진의 기본틀은 올시즌에도 유지된다. 수비의 핵심이었던 김오규와 정운이 올시즌에도 손발을 맞추는 가운데 이창근 골키퍼와 권한진이 떠난 자리는 트레이드로 영입된 김동준 골키퍼와 이지솔이 합류하면서 그 공백을 메웠다. 이밖에 김경재, 홍준호 등 백업자원들도 풍부한 수비진이다.

중원에 대한 보강도 확실히 이뤄졌다. 전북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최영준을 영입한데 이어 과거 팀의 에이스였던 윤빛가람이 2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하며 중원이 한층 더 강화됐다. 이에 더해 이창민, 김봉수 등 기존자원들의 기량 역시 뛰어난 제주의 중원은 전북 현대, 울산 현대와 경쟁할 정도의 수준을 갖췄다. 여기에 정우재-안현범이 포진한 좌우 측면은 제주에게 큰 무기다.

공격진 역시 주민규가 중국 슈퍼리그(CSL) 클럽들의 러브콜속에서도 잔류에 성공하며 전력손실을 막은 가운데 제르소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새로이 영입된 윤빛가람의 창의적인 패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지가 올시즌 키 포인트다.

아쉬운 점이라면 김봉수가 만 23세가 되면서 주전급으로 활약할 수 있는 U-22 자원이 없다는 점, 외국인 선수들의 부족한 활약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U-22 자원은 시즌내내 고민을 안겨다 줄 것으로 보이며 용병들의 활약에 있어서는 기존의 제르소와 자와다, 새로 영입된 조나탄 링의 분발이 요구되는 바다. 이에 더해 수비의 중심인 권한진의 이적으로 인해 생긴 수비의 리더 역할을 어느 선수가 맡아줄지도 제주에겐 숙제로 다가왔다.

공격적인 전력보강을 통해 제주는 지난시즌 보다 한 발 더 나아갈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이 결과가 올시즌 말미 어떻게 다가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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