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호가 16회 연속 여자농구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여정을 펼친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오는 10일(이하 한국시각)부터 13일까지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서 열리는 2022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월드컵 최종예선에 참가한다. 세계랭킹 14위 한국은 3위 호주와 10위 세르비아, 17위 브라질과 A조에 포함돼 풀리그를 통해 월드컵 진출팀을 가린다. 이번 대회부터 본선 출전국이 16개국에서 12개국으로 줄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실 한국이 호주와 같은 조에 묶인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호주는 이번 여자농구 월드컵 개최국으로 이미 본선진출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호주를 제외한 세 팀 중에서 2위 안에만 들어도 월드컵 본선티켓을 따낼 수 있다. 1964년 페루 농구월드컵을 시작으로 단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적이 없는 한국 여자농구가 이번에도 무난히 16회 연속 농구 월드컵 본선 티켓을 가져올 수 있을까.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단비는 대표팀에서도 주전 포워드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단비는 대표팀에서도 주전 포워드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 국제농구연맹

 
만만한 팀 없지만 절대 못 이길 팀도 없다

한국 여자농구는 작년 2020 도쿄올림픽에서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한 수 위의 상대로 여겼던 스페인과 69-73, 세르비아와 61-65의 접전을 벌이며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올림픽이 끝난 후 전주원 감독이 물러난 여자농구 대표팀은 정선민 감독과 최윤아 코치 체제로 대표팀을 재정비하고 있다. 한국은 작년 9월에 열린 아시안컵에서 4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은 이번 농구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호주, 세르비아, 브라질과 한 조에 속했다. 농구월드컵 개최국이자 세계 3위 호주는 말할 것도 없고 유로바스켓 챔피언 세르비아 역시 한국이 상대하기엔 매우 벅찬 팀이다. 세계랭킹이 한국보다 낮은 브라질을 1승 제물로 삼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하지만 박지수와 강이슬(이상 KB스타즈)을 비롯해 WKBL 스타들로 구성된 한국의 전력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호주는 농구월드컵 개최국으로 이미 본선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에 이번 대회 성적이 무의미하다. 따라서 이번 대회를 본선무대를 위한 리허설 정도로 여길 확률이 높다. 주전들을 대거 투입해 총력전을 펼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호주와의 경기가 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로 잡혀 있는 점도 한국에겐 다행스러운 일이다. 월드컵 출전 여부가 어느 정도 정해진 상황에서 호주와 부담 없이 맞붙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르비아는 작년 유로바스켓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도쿄 올림픽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꺾으며 4강에 진출했다. 게다가 최종예선이 열리는 장소 역시 세르비아다. 하지만 작년 도쿄 올림픽에서 활약했던 선수 중 현재 세르비아 대표팀에 남아 있는 선수는 7명뿐이다. 세르비아 대표팀의 원투펀치 소니아 바시치와 옐레나 브룩스를 비롯한 베테랑 선수 5명이 교체됐기 때문에 현재의 세르비아는 한국이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브라질은 농구월드컵 본선진출을 위해 한국이 반드시 승리를 가져와야 하는 '1승 제물'이다. 현재 브라질 대표팀은 1982년생 에리카 더 소자가 여전히 주전 센터로 활약하고 있을 만큼 노쇠했다. 여기에 2019-2020 시즌 WKBL 득점왕이었던 다미리스 단타스와 브라질 대표팀의 에이스 클라리사 도스 산토스는 현재 부상으로 빠져 있다. 세르비아전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정선민 감독은 13일 새벽 2시에 열리는 브라질과의 경기에 올인할 확률이 높다.

한국은 이번 대표팀에 2000년대에 태어난 어린 선수가 4명(박지현, 허예은, 이소희,이해란)이나 포함되면서 평균연령이 25세로 낮아졌다. 대표팀의 30% 이상이 2000년대생이라는 것은 어린 선수들이 그저 벤치에서 언니들을 응원만 하는 게 아니라 코트에 나올 때 한 명의 선수로서 제 몫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베테랑 선수와 젊은 선수가 조화를 이룬 정선민호는 과연 한국의 농구월드컵 16회 연속 진출이라는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까.
 
 호주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진출하기 때문에 한국은 1승만 기록해도 본선진출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호주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진출하기 때문에 한국은 1승만 기록해도 본선진출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여자농구 농구월드컵 정선민호 세르비아 브라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