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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 되자 1주일에 한 번 있는 요리 파견 강사 일이 시작되었다. 만나는 학생들의 조잘거림과 활기찬 웃음이 귓가에서 노래 부르듯 들려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금보다 강화되면 이 또한 멈추어야 하니 놓고 싶지 않은 보물을 안고 있는 것처럼 소중하다.

코로나 시대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하지만 내 삶은 90도 새로워졌다. '본캐'(본래의 캐릭터)가 요리 강사였고, 요리 수업으로 센터, 도서관, 학교를 오가며 종횡무진했던 때가 있었다.

도서관에서 요리 수업 공지를 하면 5분 안에 신청이 완료될 만큼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수업이었다. 가는 도서관 요리 수업마다 따라오는 학생도 있었고, 내 직업이 신기하다며 인터뷰를 요청한 학생도 있었다.
 
수업 중 학생들 작품_요리 수업을 추억 하며 기억에 남는 요리 표현 하기
▲ 내가 좋아하는 요리 수업 중 학생들 작품_요리 수업을 추억 하며 기억에 남는 요리 표현 하기
ⓒ 고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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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수업 요청이 점점 늘면서 더 이상 수업 일정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스케줄이 가득 찼다. 고정 수업만 1주일에 3일이었으니, 준비시간과 특강까지 합하면 1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이렇게만 하면 내 커리어는 문제없을 것 같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렇다고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요리 출강은 요리 도구와 재료가 준비되어 있는 곳도 있었지만, 요리 환경이 되지 않아 요리 도구며 재료를 일일이 구입해 가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전자는 그나마 요리 짐이 멀티박스 1~2개로 적은 편이나, 후자의 경우는 차에 이고 지고 산더미처럼 쌓아 이동해야 했다.

많은 짐들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 많은 짐을 들고 다니는 일을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을까? 답은 정해져 있었다. 50대까지만 하고 60대에 할 일을 준비해야겠다고. 그런 마음을 먹을 무렵, 나의 요리 강사 직업에 위기가 왔다. 바로 코로나19였다.

요리 수업을 할 수 없게 되고 찾은 일

미래 후손이 나의 글을 본다면 역사적 연구 가치가 있을 만큼의 대변화일 것이다. 요리 강사의 일이 이제는 모두 동영상이나 소수 강의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코로나 시대 이전, 또각또각 도마에 칼 부딪쳐가며 요리한 음식을 서로 먹여주고 행복해하던 기쁨은 더 이상 기대할 수조차 없다.

현장 강의가 모두 멈추자 새로운 일을 모색해야 했다. 내 나이 60대에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글 쓰고 기획자로 사는 일이었다.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 이젠 먹고사는 일이 되었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수업이 휴강되자 선택이랄 것도 없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밤, 낮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침 아이들과 오랜 시간 루틴처럼 이어져 오던 소비습관을 주제로 출판사에 투고한 원고가 채택이 되어 2021년 10월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라는 책도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수업 중 학생들이 요리 재료로 표현한 나의 감정
▲ 나의 감정 수업 중 학생들이 요리 재료로 표현한 나의 감정
ⓒ 고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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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강사에서 글 쓰는 작가로의 삶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 숨겨 두었던 작가의 꿈이 이루어져 그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길이 없었다. 요리 강사라는 본캐에서 작가라는 '부캐'(부 캐릭터)가 따라붙더니 이제는 '요리 선생님'이라는 호칭보다 '작가'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고 본캐가 되었다.

코로나 시대는 디지털 산업을 10년 이상 앞당겼다고 한다. 교육, 직장 내 업무, 유통, 제조업, 환경, 문화 예술까지 어느 것 하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다. 나 또한 현장 수업보다는 플랫폼을 이용한 화상 수업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코로나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변화가 두려워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라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이라도 시도해 보자. 포기하지 않는다면 행운을 만나 좋은 결과에 이를 수 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오늘을 선물로 받은 감사하는 마음을 기록하거나,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도 좋다. 꾸준히 시도하다 보면 건강과 긍정의 마음은 덤이다.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브런치에도 발행됩니다.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 모으기, 쓰기, 나누기 용돈 교육의 비밀

고경애 (지은이), 최선율 (그림), 한국경제신문i(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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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시작한 '어린이 경제학교'를 시작으로 자녀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세 개의 저금통을 실천하고 있다. 자녀의 올바른 소비 습관으로 꿈이 이루어지는 신나는 삶을 살고 있다. 브런치 작가 https://brunch.co.kr/@naarya 저서<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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