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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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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을 뒤집은 것이죠. 개미들이 원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난 3일 TV 토론 발언이다. 이 말처럼 윤 후보는 주식거래세 폐지를 약속했다가 번복했다. 거래세는 그대로 유지하되 대신 2023년부터 모든 주식투자자들에게 부과될 예정인 주식양도소득세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TV토론을 통해 좀더 많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사실 윤 후보의 공약 번복 시점은 그 전인 1월말이었다.

윤 후보는 공약을 번복한 이유로 개미 투자자들을 위해서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는 이 토론회에서 "거래세는 새로운 금융과세제도가 생긴다고 하니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 당분간은 양도세를 폐지하고 거래세는 현행대로 돌리기로 했다"며 "개미들이 원한다"고 주장했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주식 투자로 번 돈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겠다는 공약은 언듯 투자자들에게 희소식처럼 들리기도 한다. 과연 거래세 유지·양도세 폐지는 윤 후보의 주장대로 개미 투자자들에게 유리할까?

양도세 내는 투자자는 2%뿐이건만

주식양도소득세는 주식의 매매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현재로선 2022년 1월 기준으로 한 종목을 지분율 1%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보유액 10억원이 넘는 대주주에 대해서만 부과된다. 반면 거래세는 수익과는 무관하게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부과되는 세금이다.   

그런데 양도세 부과 방식에는 앞으로 변화가 생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금융투자소득세제 개편에 따라 2023년부터는 보유 지분율이나 보유액에 상관 없이 연간 5000만원을 초과하는 매매차익을 거둔 모든 투자자에게 20%(과세표준 3억원 초과분은 25%) 세율로 과세가 시작될 예정이다. 대신 거래세는 세율을 기존 0.23%에서 0.15%로 낮추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는 이와는 반대로 양도세를 폐지하고, 거래세는 그대로 부과하겠다고 한 것이다. 내년부터 양도세 부과 대상이 개인 투자자들에게까지 확대되는 만큼 얼핏 양도세 폐지가 다수의 개미들을 위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 방안대로 양도세 부과 대상이 확대된다 해도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양도세를 낼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주식투자로 연간 5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대단한 투자의 귀재가 아닌 이상 투자금의 규모가 '억 단위'를 넘어서야 한다.

특히 양도세의 경우엔 이익과 손실을 최대 5년간 이월할 수 있도록 해 특정 시점에 발생한 이익 때문에 과도한 세금을 물지 않을 수 있도록 보완 장치를 뒀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 수익이 2023년 1억원, 2024년 0원, 2025년 -1억원, 2026년 5000만원인 경우, 2026년 내야 할 양도소득세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총 수익 5000만원에 기본 공제 5000만원을 적용하면 '0'이 된다. 결국 양도세 부과 대상이 되려면 수억 이상의 자금을 굴리면서 연 평균 5000만원 넘는 수익을 내야 하는데, 이들은 소수에 그친다.

통계로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9월 발간한 논문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의 세수효과'에서는, 지난 2014~2017년 투자 현황에 따라 새로운 양도세 체계를 적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년 약 9만명이 약 2조6000억원~3조9000억원 규모의 세금을 납부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9만명은 당시 기준으로 전체 투자자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예탁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주식활동계좌는 5535만개로, 주식 투자자 한 명당 4~5개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전체 투자자 수는 100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주식 투자자의 수가 2014년~2017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양도세 부과 대상 투자자는 20만명(2%)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 주식양도차익 과세의 세수효과 분석에 관한 연구'에 수록된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의 증권거래세 현황
 "소액주주 주식양도차익 과세의 세수효과 분석에 관한 연구"에 수록된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의 증권거래세 현황
ⓒ 국회 예산정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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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식거래세는 사정이 다르다. 누구든 주식을 매매할 때마다 내야 하는 세금이라 모든 투자자들에게 부과된다. 개인 투자자들일수록 대주주나 고액 자산가들보다는 단기 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 양도세보다는 거래세에 대한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실제 주식 투자자 수가 늘어나면서 거래세 부담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3일 공개한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주식 거래세 규모는 10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시장 활황으로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년보다 18.7% 증가한 규모다. 

이 때문에 윤 후보의 양도세 폐지·거래세 유지 공약은 개미가 아니라 재벌 총수 일가 등 대주주와 고액 자산가 등 부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좀더 깊이 들여다보기] 그런데 양도세 폐지 환영하는 개미들이 있다... 왜?

하지만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의 양도세 폐지에 반색하는 투자자들 또한 적지 않다. 개인 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는 지난달 28일 "윤 후보의 공약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양도세 부과 범위가 확대될 경우 적지 않은 '큰 손'들이 시장을 빠져나가 결과적으로 우리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반대로 주식투자 수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면 부동산에 몰려 있던 큰 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은) 5000만원 미만을 벌기 때문에 양도세를 부과해도 문제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건 큰 손이다. 이들이 주식시장을 빠져나가면 주식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과거 대만에서는 기존 거래세와 함께 최대 50%의 양도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했다가 주식 시장이 타격을 받은 적이 있다. 1988년 당시 양도세 도입 이후 대만가권지수는 약 8800포인트에서 5500포인트까지 폭락했다. 투자자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자, 대만 정부는 거래세를 낮추고 양도세 면세 한도를 올리는 등 대안을 마련했지만 증시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대만 정부는 결국 1990년 양도세 부과 방침을 철회했다.

문예영 배화여자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는 지난 2020년 발간된 '소액주주 주식양도차익 과세의 세수효과 분석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주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경우 자금이탈이나 자산 동결 효과, 지하경제로 자금 유입 등 부작용이 발생해 주식시장 발전에 저해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금융고소득자에 대한 과세강화는 고액 자산가의 직접 투자 축소로 연결될 수 있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 추세] 피할 수 없는 양도세 강화·거래세 완화... 핵심은 방법론
 
8일 코스피는 1.41포인트(0.05%) 오른 2746.4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4.13p(0.46%) 내린 895.27, 원/달러 환율은 3.0원 내린 1197.7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8일 코스피는 1.41포인트(0.05%) 오른 2746.4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4.13p(0.46%) 내린 895.27, 원/달러 환율은 3.0원 내린 1197.7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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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식양도세 부과 확대는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대세다. 수익이 생기면 세금이 부과되는 다른 자산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주식양도세 부과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진 주식시장의 추세도 거래세는 폐지하고 양도세를 강화하는 쪽이다. 우리나라처럼 양도세와 거래세를 모두 부과하고 있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오히려 거래세가 자본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따라 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세만 부과하고 있다.

양도세 폐지를 공약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양도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선대위에서 경제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선진국처럼 장기적으론 양도세를 도입하고 거래세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최근 주식 시장이 좋지 않고 투자자들도 어려움을 토로하니 시간을 두고 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양도세 확대가 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도 필요하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양도세 부과 계획이 과격했던 대만과 달리, 일본은 10년여에 걸쳐 점진적으로 세제를 바꿔 정상 궤도에 올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특정 주식 종목을 장기 보유했을 때 양도세를 할인해 주는 세제 혜택이 추가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간 일정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두고 양도세를 부과할 경우 연말께 수익 확정을 위한 '투매'가 나와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상경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에선 모든 자산의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최대 37%에 달하는 자본이득세(양도세)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며 "1년 이상 보유하면 금액에 따라 최대 20%로 감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주식시장은 변동이 크지 않고 소액투자자가 기업의 실적만 바라보면서 안심하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이를 위해선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하는, 즉 양도세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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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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