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전사' 아일린 프리쉐(경기주택도시공사)가 두 번째 올림픽 무대이자 개인전 은퇴 무대를 만족스럽게 마쳤다.

7일과 8일 옌칭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루지 여자 싱글 런에 출전한 아일린 프리쉐는 4차 시기까지 출전해 도합 4분 0초 284로 19위를 기록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종합 8위를 기록했던 성적에 비하면 하락한 순위지만 재활을 극복하고 나선 무대인만큼 믿기 어려운 큰 성과였다. 

이번 올림픽 무대는 프리쉐 선수의 개인전 은퇴의 장이기도 했다. 그녀의 이름이 울려퍼지는 마지막 무대에서 아쉬움 없는 레이스를 펼친 프리쉐는 10일 팀 릴레이에 출전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하는 독일 출신의 귀화 선수인 아일린 프리쉐가 지난 2일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센터 믹스트존에서 왼손에 붕대를 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하는 독일 출신의 귀화 선수인 아일린 프리쉐가 지난 2일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센터 믹스트존에서 왼손에 붕대를 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랩 타임 줄여나가며 네 번째 활주 기회까지 얻다

1차 시기 26번째로 출발한 아일린 프리쉐는 힘차게 손으로 트랙을 박차고 출발했다. 7초 264의 스타트 기록으로 활주를 시작한 프리쉐는 각 코너를 큰 충돌 없이 안정적으로 빠져나왔다. 라인 역시 요동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주행한 아일린 프리쉐는 크라이슬(트랙이 360도로 한 바퀴 도는 구간 - 기자 말)에서도 큰 문제 없이 주행을 이어갔다.

가장 어려운 13번 커브 역시 큰 충돌 없이 통과한 아일린 프리쉐는 최대 시속을 점점 높여 122.7km/h까지 도달시켰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순간 아일린 프리쉐의 1차 레이스 기록은 59초 776, 1위를 차지한 독일의 줄리아 타우비츠에 이어 1.431초 차이로 23위에 올랐다.

2차 시기에서도 트랙을 누빈 아일린 프리쉐는 2번 코너까지 안정적으로 나왔다. 스타트 기록은 7초 226으로 11위에 마크했다. 초반 라인이 약간 불안정했지만, 충돌 없이 빠르게 안정을 찾은 아일린 프리쉐는 크라이슬을 통과했다. 직후 만난 커브에서 비교적 큰 충돌이 있었지만 큰 문제 없이 주행을 이어갔다.

최대 시속을 121.6km/h까지 도달한 아일린 프리쉐는 피니시 라인을 59초 642의 스코어로 통과하면서, 앞선 시기보다 더욱 기록을 앞당기는 데 성공했다. 2차 시기 선두를 차지한 나탈리 가이젠베르거보다는 1초 219가 뒤졌지만, 순서를 두 계단 앞당기며 도합 21위에 마크하는 데 성공했다.

3차 시기에 돌입한 아일린 프리쉐 선수. 손끝으로 얼음을 박차고 출발한 그녀는 7초 230, 7위의 스타트 기록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안정감있게 트랙을 질주한 아일린 프리쉐는 크라이슬 역시 속도 감속 없이 통과했다. 특히 마지막 급커브에서도 작은 충돌 외 큰 위험 없이 없이 피니시 라인을 통과, 59초 055를 기록했다.

아일린 프리쉐의 3차 시기까지의 도합 기록은 2분 58초 473. 3차 시기에서 순위를 끌어올린 그는 19위를 기록하는 데 성공하며 4차 시기를 뛸 수 있는 선수에 포함되었다. 

썰매 뒤집혔지만... 웃으며 마지막 경기 치렀다

옌칭의 늦은 밤 펼쳐진 4차 시기. 아일린 프리쉐라는 본인의 이름으로 뛰는 마지막 올림픽 무대. 그녀는 어느 누구보다 긴장된 표정으로 페들링(루지 레이스를 시작하며 손으로 얼음을 박차는 것 - 기자 말)을 시작하며 이번 올림픽 마지막 레이스를 시작했다.

프리쉐는 스타트 기록 7.259초로 시작하며 가속을 붙여나갔다. 경기 중반까지 최고의 레이스를 펼친 아일린 프리쉐는 커브에서도, 크라이슬에서도 안정적인 라인을 타며 마지막 레이스에 임했다. 하지만 크라이슬 직후 최고속도인 123.2km/h에 도달한 프리쉐는 큰 커브에서 강하게 부딪히며 위기를 맞았다.

그 순간 썰매가 뒤집혔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3년 전 부상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나 우려까지 되었던 상황. 하지만 프리쉐는 마지막까지 썰매를 부여잡으며 피니시 라인을 통과, 자신의 4차 기록을 도합 4분 00초 284로 마무리짓는 데 성공했다. 

피니시 라인을 넘자마자 멈춰선 아일린 프리쉐. 다행히 웃으며 일어났고, 스스로 트랙을 뛰어넘어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마지막 레이스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한편 여자 루지 금메달은 도합 3분 54초 454를 기록한 독일의 나탈리 가이센베르거가 가져갔다. 평창 올림픽 이후 엄마가 되어 돌아온 가이센베르거는 소치, 평창에 이어 베이징에서까지 금메달을 따내며 3연패의 금자탑을 달성했다. 은메달은 독일의 아나 브레이터, 동메달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타티아나 이바노바가 차지했다.

아일린 프리쉐는 이번 경기를 끝으로 자신의 모든 개인전 무대를 마쳤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뛰는 레이스가 남았다. 10일 팀 릴레이에서 프리쉐는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자신의 고별 경기를 갖는다. 한국이 좋아 태극기 네일까지 했던 프리쉐가 팀 릴레이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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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에일린 프리쉐 귀화선수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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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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