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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는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자신의 요구와 주장을 당당하게 말하는 똑똑하고 당찬 청년세대를 우리는 MZ세대라고 부른다. 온갖 정보에 쉽게 접근하고 이재에도 밝아서 '영끌'로라도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청년 세대가 바로 디지털 신인류, MZ세대다. 반면, 반중·반북 혐오, 페미니즘을 비롯한 소수자 인권운동에 대한 적대시, 차별과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공정이데올로기 맹신 등 청년세대의 우경화 경향을 보면 심히 걱정스럽기도 하다.

청년세대는 가족이나 학연, 혈연, 지연 등 전통적인 공동체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더 넓게 소통하면서 정보를 획득하고 필요에 따라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통적인 공동체의 가치보다 자신의 이해와 요구에 충실한 개인주의자들이다.

우리 정치는 이런 청년 세대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청년세대의 요구를 반영하기는커녕 도무지 이해할 능력조차 없기 때문이다. 기성 정치가 제시하는 솔루션은 다양하고 이율배반적이기까지 한 청년층의 이해와 요구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예컨대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은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청년에게는 차별로 느껴지고, 공공기관에 취업할 경우 주어지는 가산점은 공공기관에 취업하지 않는 청년에게는 무의미하다.

기성세대, 민주화운동 세대들은 청년들의 우경화 내지 개인주의적 성향을 우려하면서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민주시민교육은 과거 6,70년대의 반공교육과 콘텐츠만 다를 뿐 방식은 똑같은 주입식 교육이다.

학습의 주체인 학생들을 교실에다 가두어 놓고, 학급자치·학교자치를 허용하지 않는 학교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가르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한 민주시민교육은 내용만 달라졌을 뿐 과거의 반공·도덕, 국민윤리 교과처럼 학생들의 의식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없다.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협약은 학교에서의 정치교육 원칙을 설정한 것인데, 사실 학생들을 위한 정치교육과 훈련은 학교가 아니라 정당에서 이루어진다.

중산층을 구성하는 공무원과 교사의 정당 가입을 금지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주도해야 할 정당이 당원을 동원 대상으로만 보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한 민주시민교육으로 민주시민을 양성하겠다는 발상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잡겠다는 연목구어의 공념불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MZ세대는 과거의 기성세대와 달리 자신들을 배제하는 정당과 정치권에 대하여 강한 불신을 품고 있다. 이재명은 자신이 집권하면, 20~30대 청년을 장관으로 기용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문제는 장관직을 감당할 만한 정치적 경험을 쌓은 청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정치적 경험이 없는 교수들을 장관이나 청와대 비서관으로 임명하여 실패한 전례를 본다면 이러한 공약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청년층이 정치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정책화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하고 이률배반적이기까지 한 정책들을 스스로 조정하도록 해야 한다. 청년들을 정치적으로 소외시키면서 기성세대나 기성 정치권이 청년들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해결사가 될 수는 없다. 공무담임권의 실질적 보장, 지방선거를 포함하여 모든 공직에 청년이 진출할 수 있도록 정당의 공천 제도와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그리고 육아휴직처럼 공무원을 비롯한 직장인들이 얼마든지 공직 진출을 준비하고 공직을 감당할 수 있도록 휴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청년들이 학생 시절부터 정당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지방선거부터 공직 진출을 준비하는 유럽에서는 얼마든지 20~30대의 장관이나 총리가 나올 수 있다. 결국 문제의 근원은 정치와 정당의 개방성이다.

우리나라 정당은 각종 공직후보 공천에서 당원을 배제하고 오로지 동원 대상으로만 삼는다. 공천 절차는 상향식, 민주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유력자에게 줄을 대야만 공천을 받을 수 있다. 조직폭력배들 또는 봉건 영주와 가신 사이의 관계처럼 보스에 대한 충성과 후견 관계가 배타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비례대표 공천 역시 당원투표 형식을 취하지만 대부분 당 지도부가 영입(낙점)하는 사람들로 채워진다. 소위 국민경선제 도입이 민주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당원을 배제하는 정당이 여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만들어낸 궁여지책에 불과하다.

국회의원 선거는 어떠한가? 지역구에서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출되는 국회의원이 무려 85%를 차지하므로(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지역구 선출 의원은 각계각층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기 보다는 지역구의 개발 사업에만 관심을 둔다. 결국 토건업자의 배만 불리는 '예산 따내기'에 몰두한다.

비례 대표는 소수자 집단을 대표할 수 있지만, 그 비율이 15%에 불과하여 영향력이 미미하고, 결국 차기 재선을 위해서 지역구를 선택하게 되므로 일단 선출된 후에는 소수자 집단의 이해와 요구를 계속 반영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선거법은 이와 같이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를 채용하고 있으므로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와 소수 집단의 대표를 선거에서 철저히 배제한다. 정당법도 전국적 규모의 거대 정당 외에는 소수자 정당, 지역정당의 등록을 허용하지 않는다.

본래 대통령제는 2원적 대표제로서 행정부의 수반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되, 역시 국민들을 대표하는 국회를 통하여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하고 대통령이 국회와 협력하여 국정을 운영(협치)하도록 고안된 정부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통령제는 그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는 달리 대통령과 국회의 협치를 제도화하지 못하였고(예산편성권, 국가재정에 대한 통제권, 국정조사권, 정부 요직 인사에 대한 인준권 등),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독점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주도하는 국정 운영에 대하여 정당의 책임을 묻기 어렵고, 대통령은 정치적 경륜과 전문성을 가진 정치인들의 국정 운영에 대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대통령은 관료에 의존하게 되어 있고, 비대한 관료조직을 기반으로 관료독재가 횡행하는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관료들은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으므로 권한이 커진 만큼 그 권한을 남용하기 쉽고 그만큼 기득권 세력과 야합하기도 쉽다. 반면, 국회의원들은 각자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몰두하고, 국회는 대통령 선거 내지 대권을 두고 여·야가 쟁투하는 대결장으로서 기능하는 외에 국정 운영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다.

정당을 청년에게 개방하고 지방선거를 비롯한 모든 공직선거에서 국민의 공무담임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며, 국정 운영에서 국회가 대통령과 협치할 수 있도록 국회의 대표성과 권능을 회복하는 정치개혁이야말로 참다운 민주시민교육이며, 학교에서의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시민 교과의 설치가 아니라 학교자치와 학급자치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 즉 공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정치개혁이야말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유능한 정부와 청렴한 공직자를 만들어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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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교육청소년위원회) 변호사 2010. 9. ~ 2013. 1.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2013. 2. 2015. 2. 서울시 감사관 현 (사)시민자치감사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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