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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들은 농사 경험을 조금씩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는 농사가 잘 되어서 대박이 났다는 '카더라'의 이야기도 흔하다. 재미삼아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지 않거나 기대하는 농사에 대한 바람으로 그럴 수도 있다.

농사를 오랫동안 지었다고 해서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초보 농부라고 못 하는 것도 아니다. 농사는 여러가지 조건에 의해서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농사 공부다. 다른 농사를 보고 듣더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농사에 응용을 잘 하면 도움이 된다.

농사가 잘 되었거나 안 되었더라도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해마다 들쑥날쑥한 농사가 될 수 있다. 같은 원인으로 농사가 안 되는데 잘못된 진단과 처방으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과유불급 비료

직장을 명예퇴직하고 농사를 시작한 A가 어느날 시들은 고춧대를 들고 찾아왔다. 인근의 농부는 역병(전염병)이라며 시든 것을 모두 뽑아내고 농약을 살포하라고 했다면서, 나에게 한번 더 확인을 하러 온 것이다.

고추에 병이 들어올 수 있는 장마철은 되었지만 비는 없었고, 병이 발생할 수 있는 날씨 조건(높은 습도)도 아니었다. 최근에 했던 일을 A에게 물었다.

"종묘상에서 고추가 안 크면 추비(웃거름)하라고 복합비료(3종혼합)와 영양제(칼슘) 추천하는것 사다가 한 숟가락씩 줬는데, 그것 때문인가요?"

A의 밭으로 가서 비료를 준 방법을 보고는 원인을 알았다. A는 줄기와 맞닿아 있는 뿌리 위에 비료를 한 숟가락 올려놓았다. 뿌리와 가까운 곳에 비료를 주면 효과가 빠를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농사 경험이 부족한 농부들이 많이 하는 실수로 비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발생할 수 있다.

뿌리와 너무 가까운 곳에 양분 함량이 높은 비료를 주면, 일시적으로 흙속의 염류 농도가 높아진다.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원리는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삼투압이다.

반대로 흙속의 염류농도가 높으면 뿌리는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고추는 시들었던 것이다. 비료성분의 염류농도를 낮추려고 뿌리가 있는 흙속으로 물을 충분하게 넣었고 더 이상 시들어 죽는 고추는 없었다. A에게 얻어온 비료를 내 고추밭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몇 그루에 줬더니 며칠 만에 시들었다.
  
뿌리위에 비료를 준 고추는 죽었다
 뿌리위에 비료를 준 고추는 죽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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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산성

작물 성장이 느리면 경험이 부족한 농부들은 단순하게 비료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밑거름을 충분히 줬더라도 성장이 느린 것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병해충이 아니더라도 흙속에 공극이 없어서 뿌리 활착이 느리거나, 흙속에 수분이 많은 과습도 생육 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다. 흙속에 물이 부족하고 온도가 높거나 낮아도 생육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날씨와 흙의 물리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화학적인 특성이 작용할 수도 있다.  PH(Potential of Hydrogen)는 흙속의 수소농도를 나타내는것으로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구분한다. 밭작물은 산성토양(ph6.0이하)에서는 생육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성(ph6.0~6.5)을 유지하는 것이 작물 생육에 좋다.

흙속에 수소(H)가 많은 산성이 되면 작물의 양분 흡수는 낮아지고 생육 장애가 발생한다. 원인은 화학적으로 산성을 가진 화강암에서 만들어진 흙이거나,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산성이 되기도 한다.

농사에서 퇴비(유기물)를 밑거름으로 주는 것은 산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칼슘(Ca) 성분의 석회를 뿌리거나 토양개량제를 사용하면 산성을 중화시킨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토양검사를 받으면 PH 농도를 알 수 있다.

생육온도 1030

염류 집적과 산성화 된 흙이 아니더라도 기후변화는 생육 장애를 발생시킨다. 농사가 시작되는 봄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하고 서리가 내리기도 한다. 큰 일교차가  지속되면 작물은 생육장애가 발생하고 수확량이 줄어들기도 한다.
  
서리를 맞은 고추잎은 시들었고 수확량은 매우 적었다.
 서리를 맞은 고추잎은 시들었고 수확량은 매우 적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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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 피해를 예방하려면 너무 일찍 작물을 심어서는 안 되며, 농사 짓는 지역의 날씨를 참고하여 작물 관리를 한다. 동해, 냉해로 불리는 저온 피해는 작물은 멀쩡해보이지만 생육이 불량하다.

폭염의 고온이 지속되면 물을 부족하지 않도록 충분하게 공급한다. 식물의 증산작용은 뿌리로 흡수한 물을 잎의 기공을 통해 배출하여 생육 온도를 조절하는 생리작용이다. 물이 부족하여 온도를 조절하지 못하면 잎은 시들고 생육 장애가 발생한다.

작물마다 적정한 생육온도가 있으며, 보통은 10도 이상 30도 이하의 온도에서 생육이 활발하다. 기후위기로 농사가 어렵다는 것은 작물이 살 수 있는 생육 온도를 벗어난 날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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