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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자굴산 정상서 바라다본 지리산 천왕봉. 하얀 눈으로 덮여 산꼭대기 부분이 희끗희끗했다.
  의령 자굴산 정상서 바라다본 지리산 천왕봉. 하얀 눈으로 덮여 산꼭대기 부분이 희끗희끗했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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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도 설 연휴 첫날에 의령 자굴산(897m) 산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산길을 걷는 일이 몸은 힘들지만 오히려 마음의 쉼을 얻는 것 같아서 즐겁다. 더더구나 몇 달만의 산행이라 설렘과 떨림으로 집을 나서게 되었다.

오전 7시 50분에 마산우체국(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대로)서 출발하여 내조마을 주차장(경남 의령군 칠곡면 내조리)에 도착한 시간은 8시 30분께. 자굴산 정상에 오른 후 다시 이곳 산행 기점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산행이다.

등산로 안내도 뒤로 나 있는 길 따라 양천마을로 걸어갔다. 찬 기운에 으슬으슬 춥고 손도 시렸다. 자광사 절집을 거쳐 포장된 임도 끝에 등산로 입구가 나왔다. 내조주차장에서 2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벌목지대를 지나자 본격적인 산길에 접어들 수 있었다. 9시 10분께 질매재에 올라서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달분재를 향해 갔다.

바싹 마른 낙엽을 밟을 때마다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서 듣기 좋았다.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비껴드는 길에는 마치 금가루를 뿌려 놓은 듯 메마른 낙엽들이 반짝거렸다. 
 
    달분재에서.
  달분재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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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틀바위에서.
  베틀바위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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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래길에서 예전 산꾼들이 다니던 길을 택한 결정이 잘못된 판단이었을까? 낙엽이 수북한 된비알을 한참 동안 올라가야 했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비탈진 길에 있는 낙엽은 미끄러워서 지레 겁이 난다. 그래서 등산 스틱으로 수북이 쌓인 낙엽을 양옆으로 치워 가면서 용을 쓰고 올라가다 보니 금세 몸이 지쳐 버렸다.

달분재에 이른 시간이 10시 30분 남짓 되었다. 보사삭대는 낙엽을 밟으며 계속 걸었다. 봄이 와 있는 듯한 따스함도 느껴졌다. 자굴산 둘레길이 조성되어 윗달분재에서는 둘레길 표지판도 보였다. 얼마 가지 않아 베틀바위가 나왔는데, 눈앞에 펼쳐진 전망이 아름다워서 기억에 남는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1.0km 거리이다.
 
    의령의 진산, 자굴산 정상에서.
  의령의 진산, 자굴산 정상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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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선 따라 늘어선 풍력 발전기들의 모습도 멋스러운 풍경이 되고.
  능선 따라 늘어선 풍력 발전기들의 모습도 멋스러운 풍경이 되고.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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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삼거리에 도착했다. 정상까지 거리는 0.4km. 정상에 가까워지자 무슨 변덕인지 갑자기 공기가 차가웠다. 11시 40분이 채 안 되어 의령의 진산, 자굴산 정상에 올랐다.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상당히 좋고 정상부가 평평하면서 아주 널찍하다.

아스라이 펼쳐지는 연봉의 능선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윽한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하얀 눈으로 덮여 산꼭대기 부분이 희끗희끗한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하여 비슬산, 화왕산, 황매산 등이 보였다. 능선 따라 늘어선 풍력 발전기들의 멋스러운 모습 또한 시선을 끌었다. 
 
    햇빛 부스러기 내려앉은 낙엽 길이 그림 같은 풍경이 되어.
  햇빛 부스러기 내려앉은 낙엽 길이 그림 같은 풍경이 되어.
ⓒ 김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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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터샘 방향으로 천천히 하산을 했다. 내조마을까지는 3.2km 거리이다. 능선삼거리를 지나서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 간단히 요기를 했다. 허기도 채웠고 햇볕도 따듯해 정말이지, 봄날 같았다.

낙엽 길을 걷고 또 걸어 내려갔다. 5시간 넘게 소요된 산행으로 낙엽 길을 실컷 걸은 하루였다. 자칫 미끄러질 수 있어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햇빛 부스러기 내려앉은 낙엽 길은 그림 같은 풍경이 되어 주기도 한다.

산은 일상에서 팍팍해진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다시 일상을 살아갈 넉넉함을 선물 받고 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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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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