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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많은 독자를 불러모으는 스테디셀러처럼, 한때 여행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하게 찾아가는 나라 인도. 단순하게 보고 즐기는 관광이 아닌 삶이란 무엇인가 화두를 찾는 이들에게 인도는 특별한 무엇이 있을 것 같다.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저자는 인도로 건너가 20년을 살면서 기술자가 아닌 불교철학을 공부했다. 자전거로 티벳과 주변의 '스탄' 국가들을 유랑하면서 체험한 <인도수업>은 이방인에게 호기심으로 남아있는 인도의 단순 소박한 삶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인도수업
 인도수업
ⓒ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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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

인도는 불교의 성지로 석가모니의 자비를 떠올려보면, 5천년을 내려온 불평등한 카스트 계급에 저항이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책에 따르면, 직업으로 분류된 카스트 계급의 인도 역사에서 가장 격렬하게 부정한 이는 석가모니였다고 한다. '인간은 태생이 아니라 그 행하는 바에 따라 나뉜다'는 사상을 석가모니가 전파했지만, 인도 사회에 고착화된 불평등은 유지하고 보존해야 할 전통이 된 것 같다.

세계인구 2위로 많은 사람과 언어가 공존하는 인도에 국어가 없다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다. '나라말'을 생각하기에는 국토가 너무 크고 750개의 소수민족 등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1600개의 언어 '인글리쉬'로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콩떡처럼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듣는 인도에서는 이방인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자동차로 사람을 치어 죽이면 빼줄 수 있어도 소를 치어 죽이면 손을 쓸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소를 숭배한다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람과 짐을 실은 달구지를 끌고 스테이크 음식으로 파는 레스토랑이 여행객을 받고 있다고 한다.

어느 나라든지 농경사회에서는 소를 귀중한 농사자원으로 함부로 다루지 않았지만, 인도에서는 왜 숭배하는 신으로 받들게 되었을까?
 
"과거의 유물로 변해가는 힌두 문화를 지나치게 과장하여 해석한 결과다. 북방의 유목민이던 시절을 지나 인도로 남하한 아리안족이 농경과 정주를 시작한 이래로 암소를 신성하게 여기는 풍습이 생겨났다. 이 풍습은 인도의 종교 생활과 채식 문화를 지탱해주는 문화적 유산이 되었으나 그 근거는 실상 트랙터 대신에 논이나 밭에 쟁기를 끌던 소였다." - 본문 중에서
 
야크를 잡아라

티벳의 높고 푸른 초원은 가축을 몰고 다니는 유목에서 먹을거리를 얻을 만큼 채소가 귀하다. 중국의 핍박을 피해 인도로 건너온 스님들이 공양으로 채소음식이 나오자 역정을 냈다고 한다. 살생을 금하라는 불교의 가르침은 육식을 멀리하는 것이지만, 티벳에서 채식은 쉽지 않을 것이다.

티벳 속담에 '잡으려면 야크를 잡아라'는 들소 같은 큰 동물을 잡아서 살생을 줄이라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곡식을 구하기 어려운 티벳인들은 생존을 위한 생명의 질서 안에서 살생과 육식을 분리하려는 고민으로 보인다.
 
"수도 라싸의 티벳인들은 이 불살생과 육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구르족이나 회족을 도축장에 수입하여 대신 살생하게 했다. 농담처럼 들릴지 몰라도 역사적인 사실로, 회족 남자와 결혼한 티벳인 여성이 이슬람교로 개종하여 자식마저도 이슬람교도가 되자, 달라이 라마 13세 때에는 개종 금지 칙령을 내렸을 정도였다." - 본문 중에서
 
독실한 신자가 아니라면 불교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듣거나 읽는것은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인도수업>의 제목에서 그러한 지루함을 예단하고 여차하면 책을 덮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몰랐거나 얕은 상식으로 남아있는 인도와 티벳에 대한 오류와 편견을 바로잡는 책 읽기였다. 저자도 일부러 무거운 사실을 가볍게 풀어내려고 보고 느낀 것을 짧게 쓴 49편의 여행기로 담은 것 같다.

인도 수업 - 불교철학자가 들려주는 인도 20년 내면 여행

신상환 (지은이), 휴(休)(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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