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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줄기 하나가 약 400만 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화제다. 놀라운 가격이다. 이 식물의 주인공은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 바리에가타', 요즘은 흔히 '알보몬'이라고 줄여서 부른다.

흰색 무늬가 생긴 이유는 엽록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혹은 엽록소 이외의 색소가 포함되어 아이보리, 노란색, 분홍색 등의 무늬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희귀 관엽식물은 대부분 이러한 변이종, 무늬종을 말한다. 품종에 따라 변이종이 발현되는 색깔과 무늬가 달라 알보몬스테라, 무늬몬스테라로 구분해서 부르기도 한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등장하는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 바리에가타.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등장하는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 바리에가타.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 포털 사이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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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제안도 눈에 띈다. 가격이 비싸게 유지되고 원하는 수요는 꾸준한데 생각보다 키우기가 어렵지 않다고 한다. 알보몬 줄기 하나 사서 몸집을 잘 불려 키운 다음, 잎 한 장당 30만~80만 원에 팔아서 돈을 벌라는 얘기다. 작은 크기를 대품으로 키워서 비싸게 팔거나, 잎 한 장씩 떼어 팔 수 있고 요즘에는 중고거래 플랫폼이 원활하니까 별 어려움이 없다고 알려준다.

글쎄, 우연으로 태어난 엽록소 결핍 식물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난리일까. 나는 시큰둥했다. 게다가 새가슴이어서 그런지 실로 엄청난 가격을 보고는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는, 욕구 자제령이 발동한 모양이다.

사람을 잡아끄는 희귀식물

그런데 지인이 무언가에 홀리듯이 거금을 들여 알보몬을 덜컥 들이고선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한다. 식테크가 목적인지, 반려식물로 키우는 게 목적인지 물어봤지만 당사자도 충동적으로 들인 거라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오랫동안 잘 키우고 싶다고 한다. 희귀식물이 사람을 잡아끄는 뭐가 있긴 있구나 싶다.

유니크하다, 희소성이 있다, 멋지다, 비싸다, 비싼 값에 팔 수 있다, 예술 작품 같다. 몬스테라 변이종의 매력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변이종의 무늬 배합이나 모양새가 랜덤이기 때문에 같은 알보몬 개체에서 나온 잎이라 해도 다 다르게 나오는 것이 포인트.

예측불가한 생명,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식물이라는 자부심. 희소 가치로 따지자면 단연코 독보적이긴 하다. 조직배양이 어려워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지도 않는다. 코로나시대에 소통은 더 소중해졌고, 소셜미디어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희귀식물을 통한 성장 기록이나 드러냄은 상당히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겠다.

지금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희귀식물 가격 폭등이나 식테크 열풍은 사실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식물 재테크에서 가장 전통적인 분야는 바로 '난'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동양란'. 풍란을 예로 들자면 파란만장한 가격의 소용돌이를 거쳤다.

20년 전 풍란의 지위는 대단했다. 색감과 무늬, 수형에 따라 각각 이름을 붙여주며 몇 백, 몇 천 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그때도 풍란 잎사귀 하나에 백 만원 넘게 팔리곤 했다. 풍란의 한 종류인 부귀란은 누구나 키우기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한창 가격이 치솟던 시절, 풍란 농장에 가서 가격을 물어보면 슥 훑어보고는 대답도 안 하더란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아무나 들이대지 말라는 거다. 꾸준하게 취미로 난을 키우는 사람이 많았지만 정말로 난테크를 위해 유입된 사람도 많았다.

그러다 풍란 값이 폭락했다. 조직배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배양을 통해 대량 생산이 이뤄지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서 가격이 바닥을 쳤다. 초창기에 시작한 사람은 돈을 벌었을지 모르지만 뒤늦게 발을 들인 사람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

위세를 떨치던 그 풍란은 어디로 갔을까? 대중화되어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살 수 있게 되었다. 특별한 지위는 사라졌지만 우리 옆에 가까이 다가왔다. 역사는 반복된다. 지금은 풍란의 뒤를 이어 춘란이 난테크 자리를 바꿔 앉았다.

춘란도 가격의 롤러코스터를 타곤 한다. 참 희한한 점은 가격이 비쌀 때는 구하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줄을 서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인기가 시들해진다. 비싸게 들인 식물의 가격이 내려가면 애정도 식어간다. 사람의 욕망은 참 알 수 없다.

다육식물의 경우도 비슷하다. 희소성 있는 값비싼 다육식물이 최상 위에 군림하면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그러다 한 번씩 가격의 폭락을 겪기도 한다. 이름 뒤에 비단 금(錦)자가 붙은 경우 대부분 값이 비싸다.

다육식물 금은 특별한 색이나 무늬가 발현된 개체를 말하는데, 이 역시 엽록소 변이로 생긴 것이다. 크기와 무관하게 희소성 있는 변이종일수록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어서 몇 천, 몇 억을 호가하는 다육식물도 있다. 실제로 보면 참 예쁘다. 살아 있는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방울복랑금의 경우, 넘사벽 다육에서 국민다육 급으로 내려온 사례가 유명하다. 한 5년 전쯤 300만 원이었다면 지금은 3만 원쯤 한다. 다육 재테크를 권하는 사람은 키우는 게 어렵지 않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예쁘게 키우는 건 어렵다.

물 조절과 햇볕이 조금만 과하거나 부족해도 웃자란다. 특히 줄기를 중심으로 장미꽃잎처럼 방사상으로 자라는 다육식물은 웃자라면 상품 가치가 없다. 순식간에 못생겨진다. 키워보면 알게 된다. 처음 들여온 모습을 유지하는 것조차 얼마나 힘든지.

웃으면서 키울 수 있는 적절한 선
 
본래 취미 생활은 돈이 든다. 그러나 호구가 되어선 안 된다.
 본래 취미 생활은 돈이 든다. 그러나 호구가 되어선 안 된다.
ⓒ envato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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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의아하다. 식물 재테크는 쉽지 않다. 어디를 봐서 키우기가 쉽고, 돈을 번다는 걸까. 집 환경도 식물 키우기 적합하게 세팅해야 하고 자랄 때까지 시간도 걸린다. 하얀색이 많거나 무늬가 화려한 변이 몬스테라는 일반 몬스테라보다 키우는 것이 훨씬 까다롭다. 생장 속도도 더디다.

하얀색 잎은 엽록소 합성 능력을 상실해 스스로 살아갈 수 없고, 다른 녹색 잎줄기한테 양분을 얻어 와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잎이 타버리기 쉽다. 어떤 경우에는 두어 장까지 흰색 무늬가 잘 나오다가 그 다음 잎부터는 점점 흰색이 줄어들다가 나중에는 초록잎이 불쑥 돋아나기도 한다. 살아 있는 생명의 변화는 어찌 될지 모른다.

식물은 죄가 없다. 코로나 시대에 다양한 요소가 빚어져 희귀식물이 되었고, 값이 치솟았을 뿐이다. 알보몬은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적정 가격으로 거래가 됐던 식물이다.

이런 기현상은 최근 몬스테라, 필로덴드론, 안스륨 계열 식물에서 바나나뿌리썩이선충이 검출되어 수입 제한 조치가 내려진 것도 한몫했다. 구할 수 없으니 더 구하고 싶은 심리. 이동이 단절되니 그 안에 있는 소수 개체가 귀한 대접을 받는다(참고로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 부분을 체크하면 금지 조치와 해제 상황을 알 수 있다).

본래 취미 생활은 돈이 든다. 그러나 호구가 되어선 안 된다. 한방에 죽어 버려도 어느 정도까지 웃으면서 키울 수 있는지 적절한 선을 정해 놓자. 식물 전문 판매 사이트보다는 식물을 오래 키워온 컬렉터한테 적절한 금액으로 구입하고, 몽당 마디 줄기를 들여 잎과 뿌리가 나오길 6개월쯤 기다리면서 인내심을 길러보는 것도 괜찮다.

재테크를 노리고 있다면 타이밍을 잘 봐야 한다. 모르는 일이다. 비싼 값을 유지하고 있을 뿐, 물량은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을지. 가격이 미쳤는데 선동하는 세력도 얼마나 미쳐 있겠는가. 이 모든 상황이 작전 세력의 큰 그림일지 누가 알겠는가. 없어서 못판다는 꼬임에 속지 말자. 일제히 던지는 타이밍이 머지 않아 곧 온다. 그 전에 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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