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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구금된 5인의 석방을 촉구하는 ‘Free the Five’ 캠페인
 중국에서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구금된 5인의 석방을 촉구하는 ‘Free the Five’ 캠페인
ⓒ 국제앰네스티, Adrien Stanzi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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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에서 첫 번째 올림픽이 열렸다. 당시 중국 정부는 올림픽 개최와 함께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었다. 2022년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다시 한번 개최된다. 하지만 국가의 위상을 뽐내는 화려한 스포츠 축제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바로 박해받는 소수민족, 구금된 평화적 활동가, 매년 수천 명으로 추정되는 사형수다. 14년이 지났지만, 중국의 인권은 나아지긴커녕 오히려 악화됐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스포츠워싱'이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무슬림 소수민족 '강제 수용소' 운영

작년 국제앰네스티에서 발간된 보고서 <'마치 우리가 적군인 것처럼': 신장의 무슬림을 향한 중국의 대규모 강제 수용, 고문, 박해('Like We Were Enemies in a War': China's Mass Internment, Torture, and Persecution of Muslims in Xinjiang)>에 따르면, 신장 지역의 이슬람 소수민족은 중국 정부의 비인도적인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테러리즘'을 대항한다는 구실로 위구르인, 카자흐인, 후이인, 키르기스인, 우즈벡인, 타지크인과 같은 소수민족을 고문, 수용, 박해하고 종교적 전통, 문화적 관행, 현지 언어를 뿌리 뽑으려 한다는 50여 건의 증언이 확보된 것이다.

세속적이고 단일 민족인 중국 공산당의 이념을 강제적으로 주입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교육을 통한 변화'를 가장해 강제 수용소를 운영하며, 이슬람 소수민족을 고문, 학대, 감시하고 있다. 이들은 종교 행위의 자유까지 박탈당했다. 많은 사람이 기도를 멈췄고 종교적 표식을 들어내지도 못 한다. '앗살라 말리쿰(as-salamu-alaykum)'이란 무슬림 문화권에서 일상적인 인사말조차 신장에서는 사용하지 못 한다는 증언도 있었다.

작년 말 미국 바이든 정부는 신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집단 학살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고, 올해 1월 18일 미국 국회는 신장 지역에서 자행된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올림픽 개막 전에 발표할 것을 유엔에 촉구했다. 사우스모닝차이나포스트의 1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첼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신장 방문을 베이징 올림픽 폐막한 뒤로 허가했다.

구금된 평화적 활동가와 억압받는 표현의 자유

중국에는 수많은 사람이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구금되어 있다. 대표적으로는 시민기자 장 잔(Zhang Zhan)의 사례가 있다.

2020년 2월 장 잔은 코로나19 발원지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우한으로 떠났다. 그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독립 언론인을 구금하고 코로나19 환자의 가족을 괴롭히고 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렸다. 장 잔은 3개월 뒤 우한에서 실종됐다. 이후 중국 정부에 연행되어 상하이에 구금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분란을 만들고 문제를 일으켰다'라는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중국에는 장 잔과 비슷한 사례가 많다. 위구르인 교수 일함 토티(Ilham Tohti), 노동권 활동가 리 차오슈(Li Qiaochu), 인권변호사 가오 지슝(Gao Zhisheng), 티베트인 블로거 린첸 출트림(Rinchen Tsultrim)은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구금됐다. 현재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의 석방을 중국 정부에 촉구하는 캠페인 <Free the Five>를 진행 중이다. 중국이 올림픽을 '스포츠워싱(스포츠 행사를 이용한 이미지 세탁)'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되고 인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해당 캠페인의 메시지다.

알칸 아카드(Alkan Akad) 국제앰네스티 중국 조사관은 "평화적 활동가 5인의 부당한 구금은 중국 정부가 비판적인 의견을 용납하지 않고 반정부 인사에게는 가장 가혹한 처벌을 내리려 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만 최소 1천 명 사형 집행

작년 전 세계 사형 현황을 담은 <연례사형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사형된 사람은 최소 1천 명으로 추정된다. 이란(246건 이상), 이집트(107건 이상), 이라크(45건 이상), 사우디아라비아(27건)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로 중국이 다시 한번 등극했다.

중국 정부는 사형 집행과 사형 선고에 대한 숫자를 국가 기밀로 분류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정확한 수치 확인이 불가하다. 사실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앰네스티는 2009년부터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추정치만 발표하며, 중국 정부에 투명한 수치 공개를 요구해 왔다. 가장 마지막에 공개된 중국의 사형 집행 건수는 최소 1718건으로, 첫 번째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던 2008년의 기록이다.

아카드 조사관은 "이번 올림픽을 중국의 충격적인 인권 상황에서 눈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나서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시민기자 장 잔의 석방을 촉구하는 편지쓰기 캠페인(Write 4 Rights)을 진행하고 있다. 장 잔을 향한 고문을 멈추고 변호인 접견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는 탄원편지를 상하이 인민검찰원장에게 촉구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커뮤니케이션팀 (communications@amnesty.or.kr) 소속입니다.


태그:#베이징올림픽, #중국, #국제앰네스티, #앰네스티, #표현의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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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커뮤니케이션팀 언론홍보 담당 간사 communications@amnest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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