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1일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조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시작은 험난해 보였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7월 발표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같은 조에 전부 중동 국가 포함되는 최악의 조 추첨 결과를 받았다. 중동 국가들과의 10연전은 여러모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먼 원정 비행거리,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동 국가들의 방역, 그들의 축구 스타일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했기 때문에 벤투호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에 대해 수많은 언론과 축구팬들이 우려를 했다.

그러나 벤투호는 보란 듯이 6승 2무 무패의 성적을 거두며 8경기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과연 벤투호가 '침대축구'를 물리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선제골

중동 국가의 '침대축구'는 보다 전략적이었다. 대한민국은 최종예선 1차전인 이라크전부터 그들의 '침대축구'에 고전하며 홈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이라크전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주장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은 '마지막 10분, 5분에 그러는 것(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은 전술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골킥부터 시간 끌기를 하는 것을 제재하지 않는 것 자체가 큰 문제다'라며 이라크의 '침대축구' 전술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후에도 이라크를 포함해 몇몇 중동 국가들은 마찬가지로 경기 초반부터 경기장에 드러누운 후 흐름을 끊어 대한민국이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펼쳤다.

결국 해답은 '선제골'이었다.

벤투호는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이라크전 이후 치러진 7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터뜨렸고, 선제골이 대한민국에게서 나오자 다급해진 중동 국가들은 후반 중반 이후로 시간을 지연시키는 '침대축구'를 할 수 없었다. 이후 벤투호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자신들의 경기로 주도하며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승점을 챙겼다.

단단한 수비

'괴물 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와 '부주장' 김영권(울산 현대)을 필두로 한 수비진도 '침대축구'를 무력화 시키는 데 일조를 했다. 대한민국은 현재까지 치러진 최종예선 8경기 중 6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단단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아직 2경기가 남아있지만, 벤투호는 이번 최종예선에서 6경기 무실점을 포함해 단 2실점만을 기록하며 2000년대 들어 치른 최종예선 중 최소 실점(2006년 6경기 5실점, 2010년 8경기 4실점, 2014년 8경기 7실점, 2018년 10경기 10실점)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지난 시즌 여름 중국리그에서 터키리그로 이적하자마자 단숨에 핵심 수비수로 발돋움한 김민재가 있었다. 터키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잉글랜드, 이탈리아 리그 등 빅 리그와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김민재는 타고난 피지컬과 안정적인 빌드업 능력으로 중동 공격수들을 무력화시킴과 동시에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도움을 주며 팀이 역대 최종예선에서 최소 실점을 기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동안 대한민국 축구 팬들과 선수들이 겪어왔던 중동 '침대축구'의 특징은 그들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경기장에 드러누워 시간을 지연시키며, 상대방이 경기에 말려들게 만드는 그림이었다. 그러나 중동 국가들은 골이 터지지 않자 드러누울 수조차 없었고, 상대방이 경기에 말려들 일도 없었다.

다양한 득점원

대한민국은 현재까지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서 12골을 득점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대한민국이 기록한 12골이 손흥민(3골)을 포함해 권창훈(2골, 김천 상무), 황인범(루빈 카잔),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이재성(마인츠 05),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조규성(김천 상무), 김진수(전북 현대)까지 총 8명의 선수가 골고루 터뜨린 골이라는 점이다.

이는 어느 한 명의 선수에게 득점이 치중돼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수가 고루 득점할 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득점력을 갖춘 선수가 많다는 것은 팀에게는 분명 플러스 요인이다.

득점력을 갖춘 선수가 여럿 있게 되면 상대팀도 어느 한 선수만 집중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지며 아무리 밀집수비를 펼친다 해도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뒷공간으로 침투하면 어느 팀이든 완벽하게 틀어막을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프랑스 리그 1에서 9골을 터뜨리며 득점 랭킹 공동 8위에 올라있는 '주포' 황의조(지롱댕 보르도)가 아직까지 최종예선에서 득점이 없다는 점이다. 황의조는 지난해 2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 이후 약 8개월가량 대표팀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최종예선 잔여 2경기에서 황의조가 득점포를 가동해 월드컵 전에 대표팀 득점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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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도 게시
대한민국 축구 카타르 월드컵 벤투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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