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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대가 옆에 있어도 늘 그립다'는 류시화 시인의 시처럼, 우리와는 따로 살고 있지만 자식은 항상 부모의 마음 안에 있는 것 같다.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자식이 아무 일 없이 잘 살아가기를 염원한다. 특히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던 둘째 딸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언제나 애잔하다.

며칠 전부터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됐다. 셋째 딸네 가족이 왔다가 떠나간 빈 자리를 둘째 딸과 사위가 와서 채워준다. 매일 직장생활로 피곤하겠지만 쉴 새도 없이 부모를 찾아와 준다. 명절이 오면 가야 할 곳도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으면 괜스레 마음이 쓸쓸하다. 

살면서 그리운 사람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음이 가슴 가득 마음이 따뜻해진다. 삶의 의미와 행복은 인생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삶의 즐거움 반은 움직이는 데서 온다. 피곤할 때는 쉬어야 하겠지만 몸을 움직일 떼 오는 즐거움은 삶의 활력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곳에서 찾으려 하면 도망가버리고 만다. 내 가까이 내 마음 안에 모든 것이 있다. 사는 일은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설날은 추석과 더물어 대표적인 한국의 명절이다. 음력 설은 일가친척을 만나고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는 고유의 풍습이다. 지금까지 이어온 우리의 전통문화였다. 지금 세상이 변하고 있다. 나이 든 세대가 가고 젊은 세대는 예전 삶의 방식으로 살 수는 없다. 모두가 바쁘다.

우리의 오랜 풍습도 변하고 있다. 올 설에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코로나 확산으로 큰집에 가지 못했다. 설날이면 온 가족이 모여 제사도 하고 음식도 나눠 먹고 세배도 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큰집은 가지 않지만 각자의 집에서 조촐한 설을 맞는다. 참, 사는 것이 간결해졌다. 이제는 자칫 친척이란 개념도 멀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오면서 큰집에 가지 않고 가족이 모두 모이지 않는다는 게 처음엔 적응이 안 됐다. 코로나로 2년 동안 큰집에 가지 않으니 이제는 차차 적응이 돼 간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언제나 같을 수만은 없다. 세상은 변화의 물결 따라 변해 가고 있다. 우리는 그저 담담히 변화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내가 살고 있는 군산을 이야기를 많이 간직한 곳이다. 시내 곳곳은 일제시대 일본인 만들어놓은 기옥들이 남아있는 도시다. 그냥 보존이 되지 않은 건물들을 수리하고 시간여행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새로 조성된 군산 말랭이 마을.
 새로 조성된 군산 말랭이 마을.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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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그곳은 신흥동에 있는 군산 말랭이 마을.

군산시가 제4차 문화도시 에비 사업 대상자로 선정이 돼 신흥동 말랭이 마을은 문화 예술인들이 입주를 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니도 말만 들었던 곳을 둘째 딸이랑 사위와 함께 둘러봤다. 연휴라서 입주한 예술인들도 없고 체험도 시작을 하지 않아 볼거리는 없지만, 곧 있으면 사람들이 찾아오고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어 재미있는 공간들이 될 것 같다.
 
온가족이 모여 따뜻한 밥상에 둘러 앉은 정겨운 모습의 벽화.
 온가족이 모여 따뜻한 밥상에 둘러 앉은 정겨운 모습의 벽화.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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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랭이 마을앞 주차장에서 보이는 카페가 예쁘다
 말랭이 마을앞 주차장에서 보이는 카페가 예쁘다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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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는 말랭이 마을 조성사업은 신흥동 일원을 서비스 공간, 레지던스 공간, 전시관등을 만들어 놓고 관광객이 오면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도 준비해 놓고 사람들을 기다린다. 드라마 <전원일기>에 나온 김수미씨가 살았던 김수미 생가와 김수미 길도 있도 있어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다.

말랭이 마을 곳곳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 사는 따스한 온기가 느껴져 포근한 서민들 삶을 엿볼 수 있다.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벽에 벽화가 그려져 친근감을 더해준다.

신흥동은 사실 아주 오래된 동네다. 예전 신흥동은 밭이 었던 동네였다. 그 밭 사이에 띄엄띄엄 집이 있었던 곳이다. 1960년부터 빈 땅과 밭에 오막살이들이 지어졌다. 그 작은 집들을 따라 골목길이 생겨나고 돈을 받고 물을 파는 집이 생겨 나면서 구멍가게와 쌀집, 연탄 가계가 문을 열었다. 

군산은 바다가 있는 항구도시다. 예전에는 고기가 많이 잡혀 전국으로 판매돼 나갔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은 바다를 기대어 먹고살기 시작한 곳이다. 바닷가에 있는 해망동에서는 개가 돈을 물고 다닐 정도로 돈이 흔했다는 말이 있었다. 자연히 밥벌이하려는 사람들은 군산으로 모이고 가난한 사람들을 신흥동 말랭이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곳, 각가지 삶의 진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 곳이 신흥동 말랭이 마을이다.

사람들이 차츰 살기 좋아지면서 평지로 이사를 가고 나면  비어 있는 대문에 채워놓은 자물쇠만 혼자 녹슬고 있었다. 집도 사람도 사라지고 빈 땅에는 채송화만 홀로 피어 사람들 눈길을 잡아끌었다. 놀고 비어 있는 집과 땅을 군산시에서 매입을 해서 새로 조성하고 옛 추억을 불러오는 말랭이 마을로 다시 살아났다. 

설 명절이 지나고 체험 공간도 문을 열고 골목골목 아기 자기한 풍경은 관광객의 시선을 모아 산책코스로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을 받고 돌아왔다. 마을 뒤편에는 월명공원과 연결이 되어 봄이 오면 더 예쁜 공간으로 산책하기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 남편과 딸, 사위와 다음에 다시 오기를 기약한다.

자연은 스스로는 숨기지 않는 책이라 했다.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있었던 옛 풍경을 군산시가 살려놨다. 말랭이 마을에 정감이 가는 이유는 예전 힘들게 살았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듯 감회가 새롭다. 나이 든 세대라서 그럴까? 인생은 새옹지마라 했던가, 우리의 삶은 지난 역사가 있고 나서 달라진 지금이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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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설원 이숙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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