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공격수 카일 러셀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공격수 카일 러셀 ⓒ 삼성화재 배구단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마침내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3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32-30 25-19 25-23)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11승 14패, 승점 32를 기록하며 OK금융그룹(승점 31)을 끌어내리고 최하위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후반기 대반전을 기대케 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1승 3패로 밀린 데다가, 3패 모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는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삼성화재는 이날 남다른 각오로 코트에 나섰다. 

무려 30-30 듀스... 1세트가 승패 갈랐다 

1세트는 뜨거웠다. 삼성화재가 카일 러셀의 고공 스파이크를 앞세웠고, 현대캐피탈은 전광인, 펠리페 알톤 반데로, 허수봉으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로 맞서면서 양 팀은 경기 시작부터 화력 대결을 치열한 화력 대결을 펼쳤다.

30-30까지 가는 줄다리기 끝에 삼성화재가 황경민의 오픈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한상길의 다이렉트 킬로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로서는 앞서 23-22에서 사실상 승부를 끝낼 수도 있었던 박상하의 속공이 아웃된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내며 자신감을 얻은 삼성화재는 2세트가 되자 더욱 강해졌다. 모든 전술이 들어맞으면서 현대캐피탈을 압도하면서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세트 후반에도 점수 차가 5점 넘게 벌어지자 현대캐피탈은 전광인, 펠리페 등 주전 공격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이며 추격을 포기했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 문성민을 선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시작부터 범실이 쏟아지며 삼성화재가 3-0으로 앞서나갔지만, 현대캐피탈도 차영석의 속공과 전광인의 서브 에이스 등으로 4-4 동점을 만들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러셀이 나섰다. 러셀의 연속 득점으로 한숨을 돌린 삼성화재는 한상길의 다이렉트 킬, 황승빈의 서브 에이스 등이 터지면서 10-6으로 달아났다. 현대캐피탈도 문성민의 분투를 앞세워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수비하다가 공을 놓치거나 후위 공격 범실 등으로 내줘도 되지 않을 점수를 내주며 스스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결국 상대의 공격 범실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 삼성화재는 황승빈의 다이렉트 킬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홈 관중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무기력한 경기 끝에 완패하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러셀 살아나니 달라진 삼성화재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선수단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선수단 ⓒ 삼성화재 배구단

 
이날은 러셀이 지배한 경기였다. 러셀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1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는 현대캐피탈의 전광인(10점), 펠리페(5점), 허수봉(6점)을 모두 합한 것보다 훨씬 많은 득점이다. 특히 2세트에서만 무려 88%에 달하는 높은 공격 성공률로 10점을 올리면서 '원맨쇼'와 다른 없는 활약을 펼쳤다.

러셀은 무리한 공격을 하기보다는 기회가 오면 안정된 스윙으로 착실하게 득점을 쌓았다. 현대캐피탈의 기세가 살아나려고 할 때마다 오픈 공격으로 추격 의지를 꺾어놓으면서 해결사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동료들의 도움도 컸다. 세터 황승빈은 안정된 리시브가 올라오면 황경민과 한상길을 활용해 과감한 속공을 자주 시도하며 러셀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 덕분에 황경민과 한상길도 각각 11점, 6점을 올리며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올 시즌 러셀은 뛰어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기복이 심해 고전했다. 가뜩이나 국내 선수들의 전력이 떨어지는 삼성화재는 고민이 깊어졌다. 러셀이 부진하자 삼성화재도 하락세를 타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노우모리 케이타(KB손해보험), 알렉스 페헤이라(우리카드) 등 다른 외국인 공격수들에 비해 활약이 떨어진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러셀이 살아나자 삼성화재도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만약 러셀이 이날 보여준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삼성화재의 순위가 상승할 여지는 더욱 크다. 후반기 대반전을 노리는 삼성화재의 키를 쥐고 있는 러셀이 과연 팀을 봄 배구로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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